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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용병 시장 가뭄, 더 큰 가뭄 온다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6
2026-07-04 04:00:00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7/04/0000059663_001_20260704040006790.gif" alt="" /><em class="img_desc">LG트윈스 외국인 용병 약셀 리오스. photo LG 트윈스</em></span></div><br><br>세상은 갈수록 동기화되고 있다. 이쪽 휴대폰으로 찍은 사진이 곧바로 멀리 놓인 노트북에도 저장되듯, 다른 지역에서 벌어지는 이벤트가 거의 같은 시간에 한국에도 영향을 미치는 세상이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 하나에 한국 기업 주가가 출렁이고, 오픈AI 신모델 공개가 국내 증시를 들쑤시며, 미국 부호의 트윗 한 줄에 한국 기업들이 동시에 반응하는 세상이다. <br><br>야구계 역시 완벽하게 동기화됐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메이저리그에서 벌어지는 일은 한국 야구와 무관한 딴 세상 이야기였다. '주간야구'나 AFKN을 통해 간헐적으로 소식을 접하긴 했지만, 같은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여겨지진 않았다. 하지만 박찬호의 미국 진출을 계기로 한국 선수들의 미국행이 시작됐고,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으로 미국 선수들의 KBO(한국프로야구) 유입도 본격화됐다. 메이저리그 중계를 언제든 한국에서 볼 수 있고, 미국 야구 소식을 실시간으로 읽을 수 있는 세상이 됐다. 동기화는 갈수록 빨라지고 촘촘해졌다. 이제는 KBO에서 나온 명장면 하나가 같은 시간 미국 야구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미국에서 나온 대기록이 동시에 한국에서 기사화된다.<br><br><strong>메이저리그의 뇌관 '샐러리캡'</strong><br><br>최근 미국 야구에서 진행 중인 제도 논의에 한국 야구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메이저리그에서는 구단주를 대변하는 사무국과 선수노조 사이에 새 단체협약(CBA) 협상이 한창이다. 메이저리그(MLB)와 선수노조(MLBPA)는 지난 5월 뉴욕에서 첫 공식 교섭회의를 열었고, 이후 몇 차례에 걸쳐 서로 공식 제안을 주고받았다.<br><br>협상 전부터 전운이 일찌감치 감돌았다. 구단주들은 '샐러리캡' 필요성을 다각도로 언론에 흘리며 여론 얻기에 안간힘을 썼다. 반면 선수노조는 강력하게 반발하며 결사항전 분위기다. 롭 맨프레드 커미셔너는 30개 구단을 직접 순회하며 선수단 설득에 나섰다가 필라델피아 필리스 클럽하우스에서 브라이스 하퍼에게 "샐러리캡 얘기를 할 거면 꺼지라"는 욕설을 듣기도 했다. 구단주 측이 이런저런 당근을 내놓고 있지만, 모든 제안의 배경에는 샐러리캡 관철이라는 목적이 깔려 있다. 샐러리캡은 과거에도 메이저리그 직장폐쇄로 치달았던 뇌관이다. 선수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br><br>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 선임기자는 구단주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야구 역사상 최대 이익을 거두면서 돈 없다는 핑계를 댄다는 것이다. 돈 안 쓰는 구단주들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게 먼저인데, '악의 제국' 다저스를 핑계 삼아 샐러리캡 도입을 시도한다는 비판이다. 로젠탈 기자는 "연봉 상한제가 아닌 다른 방법으로 야구를 개선하라. 그럴 게 아니면 당신 팀을 팔아버려라"라고 썼다.<br><br><strong>'최저 연봉 인상안' KBO도 촉각</strong><br><br>한국 야구 입장에서는 메이저리그의 파업 여부만큼이나 CBA에 담긴 새 조항들이 관심거리다. 그대로 실행된다면 KBO에 적잖은 영향을 가져올 조항들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최저 연봉 인상안이다. MLB 제안 기준으로 서비스타임 2년 이상 선수의 최저 연봉은 현행 78만달러에서 100만달러로 오른다. 역대 최대 폭인 28% 인상이다. MLBPA는 150만달러로 올려야 한다고 역제안한 상태다. 어느 쪽으로 합의가 이뤄지든 100만달러 이상으로 최저 연봉이 오를 가능성이 높다.<br><br>이는 KBO 구단들이 외국인 선수를 영입하는 데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구단들은 지금도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 구하기가 어렵다고 하소연이다. A구단 단장은 "좋은 투수만 없는 게 아니라 좋은 타자 구하기도 쉽지 않다. 수준급 외국인 선수가 씨가 마른 상황이다"라고 했다. B구단 단장도 "아마 모든 구단이 다 외국인 선수 구하는 데 애를 먹고 있을 거다. 기존 외국인 선수가 기대치 이하라서 교체하고 싶은데, 새로 데려올 만한 선수가 기존 선수보다 낫다는 보장이 없어서 고민이 깊다"고 털어놨다. 2024년 홈런 46개로 리그 홈런왕에 오른 맷 데이비슨을 지난 6월 26일 방출한 NC 다이노스도 한 달 전부터 타자 교체를 검토했지만 확실한 대안을 찾지 못해 시간을 보내다 최근에야 결단을 내렸다.<br><br>한 메이저리그 구단 관계자는 이렇게 설명했다. "선수가 없는 건 빅리그 구단들도 마찬가지다.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가 3장으로 늘어나면서 시즌 막판까지 거의 모든 팀이 가을야구 경쟁을 벌이게 됐다. 그러다 보니 시즌을 일찍 접고 리빌딩하는 팀이 줄었고, 괜찮은 선수는 계속 붙들고 있으려는 경향이 강해졌다."<br><br>KBO 수준이 높아지면서 빅리그 구단들이 한국에서 뛰는 외국인 선수들을 즉시 전력감으로 눈여겨보기 시작한 것도 한몫한다. 코디 폰세는 지난 시즌 한화 이글스에서 17승 1패 평균자책 1.89로 MVP를 수상한 뒤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3년 3000만달러에 계약했다. 라이언 와이스도 16승 5패 평균자책 2.87의 활약을 발판으로 휴스턴 애스트로스 유니폼을 입었다. KBO 출신 제러드 영이 뉴욕 메츠에서 4번 타자로 나서고, 에릭 라우어가 빅리그 주축 투수로 활약하는 현실이다.<br><br>반대로 생각하면, 미국에서 어느 정도 수준급 선수라야 한국에서도 통한다는 이야기가 된다. 구단들은 이런 선수를 과거처럼 쉽게 버리거나 풀어주려 하지 않는다. 한 에이전트는 "적어도 트레이드 데드라인이 지나기 전까지는 지금 같은 외국인 선수 기근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br><br>MLB 최저 연봉이 100만달러 이상으로 오르면 KBO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는 더 힘들어진다. 현재 KBO 외국인 선수 1년차 상한도 100만달러다. MLB 미니멈과 KBO 상한이 같아지는 순간, 40인 로스터에 들 만한 선수들은 굳이 한국을 택할 이유가 사라진다. 낯선 환경을 감수하면서까지 KBO행을 선택할 유인이 없어지는 것이다. KBO에 오는 외국인 선수의 질적 수준이 지금보다 더 낮아질 수 있다. A구단 단장은 "만약 그렇게 되면 KBO리그도 외국인 선수 몸값 상한선을 높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br><br>다만 상한선을 높이는 게 해결책이 아닐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에이전트는 "외국인 선수 몸값은 시장 상황 외에도 규정에 따라 형성되는 경향이 있다. 100만달러 상한이 생기기 전에는 선수에 따라 부르는 게 값이었다. 하지만 100만달러 기준이 생긴 이후로는 이를 기준점으로 삼아서 협상이 진행됐다"고 했다. 만약 천장이 150만달러가 되면 150만달러, 200만달러가 되면 200만달러가 기준점이 될 거라는 예상이다.<br><br><strong>외국인 선수 보유한도 3명</strong><br><br>근본적인 해결책은 다른 곳에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프런트 출신의 한 야구인은 "상한선을 높이는 게 아니라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늘리는 것이 진짜 해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KBO리그의 외국인 보유 한도는 3명이다. 한 명이라도 실패하면 로스터의 시즌 전체가 망할 수도 있다. 그러니 구단들은 100만달러를 꽉 채워서라도 검증된 선수를 데려오려 한다. "보유 한도를 5~6명으로 늘리고 출전은 3명으로 제한하면, 실패 리스크가 분산돼 지금보다 적은 몸값의 선수를 실험적으로 기용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는 설명이다.<br><br>KBO는 이미 퓨처스리그에서 울산 웨일즈 같은 시민구단을 중심으로 외국인 선수 6명 보유를 허용하는 쪽으로 제도를 바꿨다. 프로야구선수협회와의 협의가 필요한 대목이지만, 외국인 선수에게 헛돈 쓰는 것을 줄이고 퓨처스리그 선수들이 수준 높은 외국인 선수와 겨룰 기회를 늘리면 장기적으로 리그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있다.<br><br>국제 드래프트 도입도 한국과 직결되는 대목이다. 기존에는 미국 구단들이 국외 유망주를 자유롭게 계약하되 계약금 총액에만 상한을 뒀는데, 이를 드래프트 방식으로 전환하겠다는 게 골자다. 최근 국내 야구계에는 올해 고교 유망주들에게 미국 구단이 거액의 계약금을 제안하는 이유가 '국제 드래프트 도입 때문'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br><br>아마추어 경기장에서 만난 한 스카우트는 "드래프트 도입을 앞둔 구단들이 보유한 국제 유망주 계약금을 전부 소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전했다. 한 에이전트는 "예년에는 미국 구단들의 남은 국제 계약금 총액이 200만달러 정도였는데, 올해는 다 합하면 800만달러 넘게 남아 있다고 하더라"면서 "이 계약금을 한국 유망주 영입에 쏟아부을 가능성이 높다. 예년 같으면 미국행이 어려웠을 선수 중에 높은 계약금을 받고 진출하는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했다.<br><br>실제로 광주제일고 우완 투수 박찬민이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120만5000달러에 계약하며 미국행을 택했다. 올해 필리스에 입단한 국제 아마추어 선수 중 두 번째로 높은 금액이다. 덕수고 엄준상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계약을 마쳤다. 국내 잔류를 선언한 하현승은 300만달러, 김지우는 170만달러까지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둘 다 특급 유망주지만,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거액이라는 게 대체적 평가다. 한 지방팀 스카우트는 "1라운드 후반이나 2라운드 지명 대상자 중에 미국 구단이 노리는 선수가 있다고 들어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br><br>다만 이런 현상이 국제 드래프트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는 게 현지 관계자의 설명이다. 한 미국 구단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중남미 유망주 가운데 10대에 미리 계약한 선수들의 실패 사례가 많이 나오면서 몇 해 전부터 구단들이 이 선수들에게 공격적으로 투자하지 않고 있다. 보통 중남미 유망주는 14살 전후에 구두계약을 해놓은 뒤 18살이 되면 정식으로 계약하는데, 이런 사례가 줄면서 국제 계약금이 남아도는 팀들이 생긴 것이다. 남은 돈을 써야 하는데 대만이나 일본에는 영입할 만한 대상도 많지 않고, 미국 스카우트 시스템에 등록이 안 된 선수가 대부분이다. 그러니 이미 등록해둔 한국 고교생들을 계약하려고 혈안이 돼 있는 것이다."<br><br>단, 국제 드래프트 도입이 한국 야구와 전혀 무관하지는 않다. 같은 관계자는 "드래프트가 도입되면 참가 신청을 한 선수가 대상이 된다. 만약 한국 고교생이 국제 드래프트 참가를 신청하면 KBO 구단들은 그 선수를 국내 드래프트 지명 대상에서 제외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 진출을 어떻게든 줄이기 위해서다"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 관계자는 "국제 드래프트는 과거에도 수차례 논의됐지만 한 번도 성사된 적이 없다. 구단들은 지금처럼 저렴한 유망주들과 계약하기를 원하고, 선수노조도 중남미 현지 브로커와의 연결고리 때문에 적극적이지 않다"며 실현 가능성을 낮게 봤다.<br><br>어쩌면 이런 예상들은 다 부질없는 소리일 수 있다. 최저 연봉 인상이나 국제 드래프트는 CBA 타결을 전제로 한다. 그런데 구단주와 선수노조가 평행선을 달리는 현재 상황으로 봐선 타결 가능성이 높지 않다. 여러 관계자들은 파업과 직장폐쇄 가능성이 아주 높다고 본다. 한 미국 구단 관계자는 "파업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본다"고 했다.<br><br>파업이 현실화하면 40인 로스터 선수는 파업 참가 의무를 지기 때문에 KBO행이 막힌다. 40인 외 마이너리거만 해외 진출이 가능한 만큼 KBO 외국인 선수 수급 경쟁이 심화되고 마이너리거 몸값이 오를 가능성이 있다. 단기적으로는 KBO에 오는 외국인 선수의 질이 더 낮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의 불길한 예상대로 대타협이 무산되고 파업의 막이 오르면 KBO리그도 크게 요동칠 전망이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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