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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트럼프 시대'의 라이더컵… 미국과 유럽의 대결은 골프가 아닌 전쟁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0
2025-09-22 04:00:00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09/22/0000052466_001_20250922040010087.gif" alt="" /></span></div><br><br>트럼프 시대에 유럽과 미국의 관계를 상징하는 두 장의 사진이 있다. <br><br>한 장은 트럼프가 의자에 앉아 있고, 메르켈을 비롯하여 유럽 주요 정상이 트럼프 주변에 둘러서서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트럼프 1기 때 사진이다. <br><br>다른 한 장은 트럼프가 푸틴과의 알래스카회담 직전에 유럽 정상과 만나는 사진이다. 집무실 책상을 사이에 두고 트럼프는 자신의 의자에, 유럽 정상들은 사장 앞에서 면접을 보는 지원자처럼 일렬로 의자에 앉아 있다. 트럼프 2기 때 사진이다. <br><br>2기 사진의 이미지가 1기 사진보다 더 노골적으로 미국과 유럽 사이의 힘의 관계를 보여준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09/22/0000052466_002_20250922040010191.gif" alt="" /><em class="img_desc">유럽팀의 로리 매킬로이 photo 뉴시스·AP</em></span></div><br><br><strong>유럽 고립은 미국의 오랜 전통</strong><br><br>미국은 오랫동안 유럽에 대해 고립적인 태도를 취했다. 1823년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미국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을 배제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그 시작이었다. 이러한 전략은 19세기를 거쳐 20세기 초반까지 미국의 대유럽 외교의 기본 정책이었다. 정치·군사적인 면에서 고립주의 노선을 택했지만, 경제적으로는 유럽과 긴밀히 연결된 미국은 1800년대 후반에 이미 경제 규모 면에서 영국을 앞질렀다. 1914년 발생한 1차대전에 관여하지 않던 미국은 3년이 지나서야 마지못해 전쟁에 참여했고, 2차대전 때도 일본이 진주만을 공격한 1941년에야 전쟁 당사자가 되었다. 전쟁이 끝났을 무렵 미국의 경제 규모는 유럽 전체를 다 합한 것보다 컸다. 군사적·경제적으로 최강국 지위를 인식한 미국은 1948년 유럽부흥계획인 마셜플랜을 내놓았고, 1949년에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통해 유럽에 대한 간섭을 선언했다. 미국과 유럽은 대서양을 사이에 둔 가까운 이웃이 되었고, 런던 히드로공항과 뉴욕 JFK공항을 잇는 비행기 편수는 서울과 부산 간 기차 편수보다 많아졌다.<br><br>PGA투어 챔피언십 페덱스컵을 우승하고 온 토미 플릿우드에게 영국 기자가 '당신이 연못(북대서양) 양쪽으로부터 모두 사랑받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질문한 것은 미국과 유럽의 심리적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를 잘 보여준다. 정치적·군사적·문화적으로 미국과 유럽은 '연못'에 인접한 국가로서 친밀감을 느꼈고, 동시에 인접국으로서 피할 수 없는 경쟁에 노출되었다.<br><br><strong>미국과 유럽의 특별한 경쟁의식</strong><br><br>경쟁은 정치·경제·군사·복지·문화와 예술을 포함한 모든 분야에서 이뤄졌다. 국가 간, 지역 간 가장 가시적인 경쟁은 스포츠 분야에서 일어난다. 미국 스포츠 중 다수는 여러 게임의 종주국인 영국과는 다른 형태로 발전했다. 미국에서는 미식축구, 야구, 농구, 아이스하키 같은 종목이 일찍 프로화되어 전국적 인기를 끌었다. 반면에 영국인은 전통적인 럭비, 크리켓과 축구를 고집했다. 연못 양쪽은 모두 스포츠 게임에 진심이었으나 정작 같이 실력을 겨룰 종목은 의외로 많지 않았다. 테니스는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지만, 대서양 양안의 스포츠에 머물지 않고 일찍부터 전 세계인의 스포츠가 되었다. <br><br>그 점에서 골프는 매우 독특한 위치에 있다. 골프는 1400년대 스코틀랜드에서 시작되어 19세기 대영제국 시기에 전 세계로 뻗어나갔지만, 20세기 후반까지도 북대서양 양안의 스포츠에 머물러 있었다. 골프 역사를 수놓은 선수들은 대개 미국, 캐나다, 영국, 스페인과 북유럽 국가 출신이었다.<br><br>미국으로 건너간 골프는 다른 스포츠와는 달리 경기방식과 규칙에 큰 변화가 없었다. 1930년대에 들어 미국 골프 시장이 영국 시장을 능가하기 시작했지만, 미국은 자신들의 방식으로 골프를 변화시키지 않고, 스코틀랜드 전통을 고수했다. 초창기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The R&A)의 룰은 달랐지만, USGA는 R&A 룰을 기반으로 규칙을 통합하는 데에 반대하지 않았다. 미국이 종주국의 주도권을 인정한 예외적인 사례가 골프인 셈이다. 골프는 미국인에게는 종주국 룰로 종주국을 이기는 게임이 되었고, 영국인에게는 이것마저 내줄 수는 없는 마지막 보루가 되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09/22/0000052466_003_20250922040010302.gif" alt="" /><em class="img_desc">2023년 10월 1일 이탈리아 구이도냐 몬테첼리오의 마르코 시모네 골프클럽에서 루크 도널드 단장(가운데)이 이끄는 유럽팀이 우승을 차지하고 라이더컵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photo 뉴시스·AP</em></span></div><br><br><strong>라이더컵의 탄생과 전개</strong><br><br>디오픈이 시작한 1860년부터 1920년까지 우승자는 한 번의 예외를 제외하면 모두 스코틀랜드인과 잉글랜드인이었다. 이때까지 미국인 우승자는 없었다. 1895년에 시작한 US오픈도 1910년까지는 모두 스코틀랜드인과 잉글랜드인이 우승을 차지했다. 이후로 미국인은 1910년대부터 US오픈을 독식하게 되고, 1920년부터는 디오픈마저 지배하게 된다. 그 중심에는 월터 헤이건과 바비 존스가 있었다. 디오픈에 참여한 미국 선수와 영국 선수 간 대결은 1922년부터 종종 있었지만, 정기적인 형식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26년이다.<br><br>씨앗 판매로 돈을 번 새뮤얼 라이더가 런던 근교의 웬트워스 골프클럽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골프코스에는 디오픈 참여를 위해 온 미국 선수들이 연습하고 있었다. 클럽 멤버들이 그해의 디오픈 우승자가 미국인이 될 것인지, 영국인이 될 것인지 논쟁을 벌였고, 그 논쟁은 새뮤얼 라이더에게까지 번졌다. 영국 골프가 여전히 우세한지, 미국 골프가 영국 골프를 능가했는지에 대한 격론으로 이어졌다. 영국팀과 미국팀의 단체전 골프대회가 성사되었고, 웬트워스 대회에서 영국팀은 미국팀을 13 대 1로 쉽게 물리쳤다. 웬트워스에서 예비대회를 치른 미국팀과 영국팀은 2년 후에 정식으로 미국에서 대회를 시작하기로 합의했고, 씨앗 판매상 새뮤얼 라이더가 트로피를 제공하기로 합의했다.<br><br>1927년에 미국에서 정식 출범한 라이더컵은 2년마다 미국과 영국에서 번갈아 개최되었다. 4회 대회까지 홈팀이 승리했고, 5회 대회부터 25회 대회까지 미국팀이 지배했다. 1957년 12회 대회를 영국팀이 이겼고, 1969년에 무승부가 있었을 뿐이다. 1969년 18회 대회는 로열 버크데일에서 열렸는데, 잭 니클라우스가 토니 재클린에게 마지막 홀에서 컨시드를 주면서 비겼다. 이는 골프 역사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열세에 놓인 영국팀은 1973년 20회 대회부터 아일랜드를 같은 팀에 포함시켰고, 1979년 23회 대회에서 유럽 모든 나라를 받아들여 유럽팀을 발족했지만, 미국의 독주를 막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1985년 대회에서 미국을 꺾고 승리했다. 패배를 당한 미국팀 선수들은 "우리가 질 때까지 라이더컵은 친선경기 같은 것이었다. 그러나 지고 나자 우리는 이것은 절대로 다시는 져서는 안 되는 게임이란 사실을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영국팀, 그리고 유럽팀 선수들은 이미 오래전에 깨달은 사실이었다.<br><br><strong>라이더컵은 선수들에게 무엇인가?</strong><br><br>로리 매킬로이는 올해 마스터스를 우승한 후에 그의 당면 목표로 라이더컵 원정 승리를 꼽았다. 그것은 자신의 골프 경력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며,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br><br>매킬로이는 2023년 이탈리아 로마 대회에서 5개 매치에 출전해 4점을 따내며 유럽팀이 이기는 데 크게 기여했다. 미국팀 일원으로 라이더컵에 세 번 출전하여 좋은 활약을 펼친 패트릭 리드는 지난 대회에 이어 이번 대회에도 출전하지 못하게 되었다. 안티팬이 많은 그가 리브로 이적하면서 라이더컵에서 그를 볼 것이라고 기대하는 골프팬은 많지 않다. 그러나 그는 "라이더컵에 대한 기대를 한 번도 접어본 적이 없다. 국가를 대표하여 뛰는 것이 골프선수에게 얼마나 큰 의미인지 모른다. 파란색과 붉은색으로 구성된 미국 유니폼을 입고 동료들과 팀워크를 이루는 기분만큼 골퍼에게 값진 경험은 없다"라고 말했다.<br><br>유럽팀 라이더컵 랭킹 12위에 있었으나 존 람에 밀려 이번에도 라이더컵에 출전하지 못하게 된 영국의 매튜 왈라스는 "라이더컵은 어릴 적부터 내가 가진 가장 큰 꿈이었다. 어느 골프대회에서 우승하는 것보다 라이더컵 참가를 우선 순위로 두고 있다"라고 말했다. '라이더컵이 단순히 스포츠 이벤트를 넘는 정치적·문화적 의미를 가지는가'라는 질문에 그는 "골프 경기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깊은 관심을 보인다. 모두가 이기기를 바란다. 라이더컵이 스포츠 이상의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 아닐까? 이것은 전쟁이다"라고 답했다. 라이더컵이 영국 아일랜드팀에서 유럽팀으로 확대되면서 등장한 인물이 세베 바예스테로스다. 유럽팀에 라이더컵 승리 멘탈리티를 심어준 그는 "라이더컵은 너무 정치적이다"라고 말했다. 한 번 지고 나면 다시는 절대로 져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은 전쟁이고, 전쟁은 반드시 정치적이다.<br><br><strong>트럼프 시대가 가지는 라이더컵의 의미</strong><br><br>트럼프는 전 세계 모든 나라와 관세전쟁에 돌입했다. 영국과 유럽연합(EU)은 다른 지역에 비해 비교적 유리한 대접을 받았지만, 그것은 유럽이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발표되자 유럽은 '그렇다면 EU와 미국은 상호 모든 품목에 대해 자유무역을 하자'라고 역제안했지만, 트럼프에 의해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 트럼프 1기 때 트럼프는 나토 회원국에 방위비 2% 부담을 강제하려고 했지만, 북대서양을 연못으로 생각하고 있던 유럽 각국은 강력히 반발했다. 재정 부담이 너무나 크다는 이유였다.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는 방위비 5%를 주장하고 나왔고, 이에 저항하려는 국가는 소수에 불과하다. 트럼프 이전에 대서양은 연못 같았고, 나토는 협력의 상징이었다. 트럼프 시대에 대서양은 더 이상 연못 같지 않고, 협력보다는 경쟁이나 대립이라는 단어가 더 어울리는 시대가 되었다. <br><br>골프는 지난 세기 동안 북대서양 양안의 스포츠였고, 그들의 주요한 공감대였다. 이제 양안 한쪽의 대통령은 골프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도널드 트럼프다. 그는 미국 대통령으로서 이번 대회를 공식 방문할 예정이다.<br><br>그걸 바라보고 있는 유럽인이 얼마나 라이더컵 원정 승리를 원할 것인지는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어느 때보다 라이더컵이 전쟁으로 보이고 정치적으로 보인다. 미국팀은 40년 전에 이 게임은 한 번 지고 나면 다시는 져서는 안 되는 게임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지난 대회를 졌고, 설욕에 나선다.<br><br>올해 라이더컵은 오는 9월 27일부터 사흘 동안 미국 뉴욕주 베스페이지주립공원 블랙코스에서 열린다. 홈팀은 관중 응원을 등에 업고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코스 셋업의 권한을 가진다. 이에 따라 홈팀 승률이 매우 높다. 실제 최근 20년간 홈팀이 패한 경우는 2012년 미국팀이 일리노이주 시카고에서 열린 대회에서 13.5 대 14.5로 진 것이 유일하다. 미국팀은 역대 전적에서 27승 2무 15패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2000년대 성적은 오히려 유럽이 좋다. 디펜딩 챔피언인 유럽팀은 최근 11차례 대회에서 8승 3패를 쌓았다. 라이더컵 유럽팀 캡틴인 루크 도널드는 '우리가 당일날 그린 스피드 9에서 경기할 수도 있는데 그걸 누가 알겠는가?'라고 말했다. 홈팀 선수는 코스 셋업과 관련한 상세한 정보를 미리 제공받는다. 이것은 전쟁이므로 이기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트럼프 시대이기에 비정상적 방법도 등장하지 않을까라는 걱정마저 가지게 된다. 어쩌면 그러하기에 이번 라이더컵이 말도 많고, 이전 어느 때보다 더 재미있을 수 있다.<br><br>라이더컵 유럽팀은 선발 포인트 랭킹 1〜6위에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토미 플리트우드, 저스틴 로즈, 티럴 해턴(이상 잉글랜드), 로버트 매킨타이어(스코틀랜드), 라스무스 호이고르(덴마크)를 포함해 단장 지명 몫 선수로 셰인 라우리(아일랜드), 욘 람(스페인), 제프 슈트라카(오스트리아), 루드비그 오베리(스웨덴),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매튜 피츠패트릭(잉글랜드) 등 총 12명의 선수로 구성되어 있다. <br><br>홈팀 미국은 선발 포인트 1〜6위에 올라 자동 선발된 스코티 셰플러, J J 스펀, 잰더 쇼플리, 러셀 헨리, 해리스 잉글리시, 브라이슨 디섐보와 함께 저스틴 토머스, 콜린 모리카와, 벤 그리핀, 캐머런 영, 패트릭 캔틀레이, 샘 번스가 선택받았다. 라이더컵은 사흘 동안 포볼(8경기), 포섬(8경기), 싱글 매치플레이(12경기) 등 총 28경기가 열린다. 이기면 1점, 비기면 0.5점이다. 전년도 우승팀인 유럽은 승점 14점, 미국은 14.5점을 확보해야 정상에 오른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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