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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의료최전선 외상센터]⑤ “미국보다 환자 생존율 2배…국내 외상센터 성공 모델 만들겠다”

온카뱅크관리자

2025-03-03 06:07:30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 인터뷰 “美보다 위중한 환자 받고도 생존율 높아 이송부터 수술 후 관리, 경영까지 의료 질 개선 병상 수 국내 최고, 자체 투자로 센터 확장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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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밤까지 총 14명이 내원했고, 광주광역시에서도 헬기 수송이 있었습니다. 일부 환자는 이송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으나, 생명에는 큰 지장은 없었습니다. 이송 절차에서 있던 문제를 다시 한번 살펴보고 개선점을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달 14일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경기남부권역외상센터)의 아침은 분주했다. 20여명의 의료진이 한 자리에 모여 전날 밤에 있었던 상황을 공유하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정경원 센터장은 전날 입원한 환자들의 상태를 살피면서도, 한 환자의 이송이 지연된 이유를 면밀히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환자 수송은 119 구급대원이나 닥터헬기(의료용 헬기) 팀이 하고 의사는 치료에 전념해야 하지 않을까. 정경원 센터장은 그렇게 묻자 “권역외상센터는 단순히 센터를 찾은 환자를 수술로 살려 놓는 곳이 아니고, 사고 현장부터 퇴원해서 나갈 때까지 모든 것을 빈틈 없이 관리해야 하는 곳”이라고 말했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자타가 공인하는 국내 최고의 중증외상센터다. 국내에 권역외상센터가 만들어진 데에도 아주대병원이 큰 역할을 했다. 외상센터 설립 사업이 급물살을 탄 것은 아주대병원의 외상 전문의인 이국종 교수가 2011년 오만으로 날아가 심각한 중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을 수술로 살려내면서부터다. 석 선장은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 주얼리호 선원을 구하는 우리 군의 ‘아덴만 여명’ 작전 도중 총상을 입었다. 정부는 이 사건을 계기로 법률을 개정하며 권역외상센터 사업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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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지난 14일 조선비즈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다른 센터들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수원=이병철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03/chosunbiz/20250303060108184wpyf.jpg" data-org-width="4000" dmcf-mid="zRtUroaVU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03/chosunbiz/20250303060108184wpyf.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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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경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지난 14일 조선비즈와 만나 인터뷰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를 다른 센터들이 참고할 수 있는 모범 사례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수원=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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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센터장은 2023년 국군대전병원장으로 자리를 옮긴 이국종 교수를 이어 외상센터장을 맡았다. 그는 취임 후 모든 시스템을 다시 점검해 국내 최고를 넘어 세계에서도 인정 받는 중증외상센터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미국 외과학회는 2000년 외상센터의 수준 향상을 위해 ‘외상 질 관리 프로그램(TQIP)’을 개발했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TQIP에 가입했다. 정 센터장은 “해외와 비교해도 우리 센터의 의료 질은 상위 1%에 속한다”며 “국내 외상 관리 시스템 개선을 위한 성공 모델을 제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권역외상센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질 관리’를 꼽았다. 질 관리는 의료 서비스 수준과 이를 통해 실제 환자들의 건강을 개선하는 정도를 말하는 의학 용어다. 단순히 질병의 완치율이나 환자 생존율을 의미하는 것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환자 이송부터 초기 처치, 진단, 수술, 수술 후 관리 등 진료 과정의 모든 절차와 경영 효율성까지 아우른다.
 의학 드라마 ‘중증외상센터’는 환자를 수술해 살려내는 장면이 대부분이지만, 실제 외상센터에서는 더 많은 일이 벌어지고, 이를 개선해야 제대로 외상센터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센터장은 “기업이 회계감사를 통해 수익성과 사업성을 점검하고 경영을 건실하게 하듯, 병원도 끊임 없이 질 관리 상태를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며 “촌각을 다투는 외상센터는 질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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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소생실 내부. 센터는 질 관리를 높이기 위해 내부에 O형 혈액형을 보관하며 수혈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환자의 생존율도 눈에 띠게 늘었다./수원=이병철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03/chosunbiz/20250303060110133pvab.jpg" data-org-width="4000" dmcf-mid="8mfQXClop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03/chosunbiz/20250303060110133pvab.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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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소생실 내부. 센터는 질 관리를 높이기 위해 내부에 O형 혈액형을 보관하며 수혈에 걸리는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 환자의 생존율도 눈에 띠게 늘었다./수원=이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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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는 대표적인 개선 사례로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수혈 시스템을 들었다. 중증외상센터로 이송되는 환자는 과다 출혈로 수술 전부터 수혈이 필요하다. 중증외상센터 같은 의학 드라마에서도 의료진이 이송 중인 외상 환자의 혈액형을 확인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환자의 수혈 속도를 높이기 위해 O형 혈액을 상시 구비하고 있다. O형 혈액은 적혈구에 A, B항원이 없어 어떤 혈액형이라도 수혈할 수 있다.
 정 센터장은 “이전에는 환자의 혈액형을 검사하고 혈액원에서 맞는 혈액을 가져오기까지 10~15분이 걸렸다”며 “지금은 O형 혈액을 소생실에 아예 비치해 두고 사용하면서 환자의 생존율이 눈에 보일 정도로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닥터헬기 출동 절차를 비롯한 환자 이송부터 환자 관리까지 개선 중이다. 덕분에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의 환자 생존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외상 관리 시스템을 먼저 갖춘 미국과 비교해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 일부 지표에서는 더 앞선다. 정 센터장은 “미국 외상센터보다 더 위중한 환자를 받아도 환자 생존율이 1.8~2배 높은 곳이 우리 외상센터”라며 “미국외과학회 TQIP 가입 이후 수년간 이런 지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로 정부 지원과 더불어 병원 자체적인 투자가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병상 100개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권역외상센터 중 가장 많다. 정부가 지정한 권역외상센터의 최소 병상 수는 중환자실 20개, 일반병상 40개 등 60개다.
 덕분에 인력과 장비, 시설 모두 최고 수준을 갖출 수 있었다. 다른 센터보다 인력을 여유 있게 운영하다 보니 질 관리에 투자할 여력이 생겼다. 이렇게 의료 질을 개선한 덕분에 더 많은 환자가 아주대병원을 찾는 선순환으로 이어져 수익성도 개선됐다. 밀려 드는 환자에 병상이 부족해 본관의 병상까지 빌려야 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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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의료진들이 헬기로 수송한 환자를 이동 중이다./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3/03/chosunbiz/20250303060111687jgmi.jpg" data-org-width="2201" dmcf-mid="WfslR9VZU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3/03/chosunbiz/20250303060111687jgmi.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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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의료진들이 헬기로 수송한 환자를 이동 중이다./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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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는 다음 단계의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정 센터장은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가 담당하는 경기 남부 지역은 인구가 1000만명이지만, 외상센터는 아주대병원 한 곳이어서 병상 부족 사태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며 “병원 자체 투자로 병상을 늘리는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의료진이나 병상이 부족해 환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을 ‘바이패스’라고 한다. 병상이 가장 많은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도 한때 바이패스 비율이 5%를 넘을 정도로 환자가 몰렸다. 권역외상센터가 있는 다른 지역에서도 아주대병원으로 환자를 보내는 일도 잦았다.
 아주대병원은 자체 재원을 투자해 권역외상센터 병상을 늘리는 계획을 추진했다. 별도의 건물에 권역외상센터 병동과 의대 증원에 대비한 교육 시설을 확충하려 했으나, 지금은 투자 계획 자체가 보류된 상황이다. 의정 갈등으로 병원 수익이 나빠졌고 의대 증원도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그래도 정 센터장은 국내 의료 실정에 맞는 모범 사례를 만들어서 다른 지역의 외상 환자들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정 센터장은 “우리 센터의 가장 큰 목표는 다른 권역외상센터들이 참고할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라며 “아주대병원이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다른 병원들이 참고해 시스템을 개선할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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