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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AI가 일을 대신하면 사람의 값은 어떻게 될까?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9
2026-10-02 10:37:26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손현주의 AI 인류학<br>(19) AI 시대, 다시 매겨지는 노동의 가치</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8ailzGe4IJ">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0089ad8a2c042146773bde587d43cdc30fd125319908484da35ac423d5e35141" dmcf-pid="6OD1PucnEd"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며칠 밤을 새워야 했던 사업기획안 초안을 인공지능이 단 몇분만에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는 건 무슨 이유일까.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0/02/hani/20261002103635768wohw.jpg" data-org-width="800" dmcf-mid="9MnVAxyOD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02/hani/20261002103635768wohw.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며칠 밤을 새워야 했던 사업기획안 초안을 인공지능이 단 몇분만에 만들어내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등골이 서늘해지는 건 무슨 이유일까.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ea02b62335c175e939901651d3867af6a28692754b2602fa5c6cc63ffd7b6738" dmcf-pid="PIwtQ7kLre" dmcf-ptype="general"> 새벽 1시, 사무실의 정적 속에서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는 15년 차 기획팀장을 떠올려본다. 며칠 밤을 새워야 했던 사업기획안의 초안을 생성형 AI가 단 3분만에 쏟아낸다. 문장을 다듬고 숫자를 검증한 뒤 임원에게 파일을 전송한다. “이제 일찍 퇴근하겠네”라는 동료의 농담을 들으며 돌아선 순간, 문득 서늘해진다. 자신을 회사에서 쓸모 있는 존재로 만들어주던 15년 숙련의 무게에 갑자기 헐값의 바코드가 찍힌 듯하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98e5b041645d8a4bc06070981d567165f58e489099d5cab8f9051960ad79002a" dmcf-pid="QCrFxzEosR"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0/02/hani/20261002103637016phsp.jpg" data-org-width="300" dmcf-mid="2bH2jQTsro"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02/hani/20261002103637016phsp.jpg" width="658"></p> </figure> <p contents-hash="a1a845d0d60b772807ef225965329498d8fe099e2aa69db72085f81d601f0d60" dmcf-pid="xhm3MqDgwM" dmcf-ptype="general"> 그가 두려워하는 것은 단순한 실업이 아니다. ‘내가 오랫동안 쌓아온 능력이 이렇게 쉽게 복제된다면, 앞으로 나라는 사람의 값은 무엇으로 증명되는가’라는 더 근원적인 불안이다.</p> <p contents-hash="594cf8b210236498329ded533fea05a3023528f9b1aa728ef5addd519d9c778b" dmcf-pid="y4KaWDqFwx" dmcf-ptype="general">우리는 오랫동안 무엇을 생산하고 무엇을 할 수 있는가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해왔다. 동료의 헝클어진 엑셀 파일을 풀어주고, 고객의 불만을 달래고, 수천장의 데이터 속에서 방향을 찾아낼 때 자신이 조직과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고 느꼈다. 일은 돈을 버는 수단인 동시에 내가 누군가에게 쓸모 있는 사람임을 확인하는 장소였다.</p> <p contents-hash="f1dd33bda0473044ee54c779249f41aef7f9828e78235048a9e82f278f4650c3" dmcf-pid="W89NYwB3rQ" dmcf-ptype="general">지능마저 기계와 자본의 영역으로 흡수되는 지금, 시대는 우리에게 묻는다. 인간 노동의 가치는 허물어질 것인가, 아니면 마침내 온전해질 것인가.</p> <p contents-hash="0be886d8403ae0f2fd5af09f1fa37e6db192a2486db8b9961c581a250163b809" dmcf-pid="Y62jGrb0rP" dmcf-ptype="general">이 질문에 답하려면 노동의 가치를 세 개의 눈금으로 나눠 봐야 한다. 시장에서 얼마를 받는가라는 가격, 다른 사람과 사회에 얼마나 기여하는가라는 기여, 일을 통해 자신을 필요한 존재로 느낄 수 있는가라는 존엄이다. 우리는 이 세 가지가 대체로 함께 움직인다고 믿어 왔다. AI 시대에는 이 세 눈금이 서로 다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396a13c99278a1eb30ef065d760734b4c73e2adb852857f93e63b0b3264b18d4" dmcf-pid="GPVAHmKpO6"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자동화가 생산성을 높이더라도, 사람이 하던 과업을 기계가 가져가면 노동의 몫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0/02/hani/20261002103638282bqjm.jpg" data-org-width="800" dmcf-mid="VMS7i2OcOL"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02/hani/20261002103638282bqjm.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자동화가 생산성을 높이더라도, 사람이 하던 과업을 기계가 가져가면 노동의 몫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h3 contents-hash="a0b7d6b2fdc8ef59e2c090391ab2540b54ab896747d6221052c1d16ccbcfc12e" dmcf-pid="HQfcXs9UE8" dmcf-ptype="h3">숙련의 가격이 무너질 때</h3> <div contents-hash="674c1d9cfb6044d088ec708b476d0aafdaaac40a1db05297a0a0dff4cb165c19" dmcf-pid="Xx4kZO2uE4" dmcf-ptype="general"> 노동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의 밑바닥에는 냉혹한 계산이 놓여 있다. 보고서 작성, 법률 문서 검토, 외국어 번역, 기본 코딩처럼 한 사람이 대학과 현장에서 오랫동안 갈고닦아야 했던 인지 노동을 이제 기계가 몇 초 또는 몇 분만에 수행한다. 사람의 시간을 사는 비용보다 알고리즘을 사용하는 비용이 훨씬 싸지는 순간, 기업이 바라보는 노동의 가격도 달라진다. </div> <p contents-hash="bbf0cc9e4742279ac913de03f21811ff9f29f67a510d79f40c92e620f9326158" dmcf-pid="Z4KaWDqFrf" dmcf-ptype="general">경제학자 다론 아제모을루(Daron Acemoglu)와 파스쿠알 레스트레포(Pascual Restrepo)는 자동화를 단순한 생산성 향상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과 기계 사이의 ‘과업 배분’ 문제로 바라본다. 자동화가 생산성을 높이더라도, 사람이 하던 과업을 기계가 가져가면 노동의 몫은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다. 생산성의 증가와 노동자의 보상 증가는 같은 말이 아니다.</p> <p contents-hash="a6dd437298efeb06df745b69be8382bf54fff90089d582b0c1ce759a67e646f4" dmcf-pid="589NYwB3rV" dmcf-ptype="general">기획안 작성 시간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해서 직장인의 월급이 두 배가 되지는 않는다. 오히려 회사는 남은 시간에 더 많은 업무를 요구하거나 다음 해 신규 채용을 줄일 수 있다. 기술이 절약해준 시간이 자동으로 노동자의 여가와 임금으로 돌아가는 장치는 시장 안에 마련되어 있지 않다.</p> <p contents-hash="d5a88d5c3e5ec5b967ee60cd60ea98231b4c76d7aa5a3b648d6c920aeb78f924" dmcf-pid="162jGrb0O2" dmcf-ptype="general">더 조용한 변화는 멀쩡히 남아 있는 일자리 안에서 일어난다. 직함은 책임연구원이고 선임매니저이지만, 스스로 고민하고 결정하던 일은 점점 시스템으로 넘어간다. 인간은 AI가 내놓은 결과를 확인하고 승인하는 사람으로 남는다. 고용 통계에는 취업자로 찍혀 있지만, 일의 내부에서는 숙련과 권한이 조금씩 빠져나간다. AI 시대에 먼저 흔들리는 것은 일자리의 숫자가 아니라 숙련의 가격일지도 모른다.</p> <h3 contents-hash="01d8f293e22c9704f2586ffce492a12b426aefd90f8749bb17a7a3079882d426" dmcf-pid="tPVAHmKps9" dmcf-ptype="h3">‘인간다움은 더 비싸질 것’이라는 착각</h3> <div contents-hash="1a041eadb0753c2e27bbfe77be9e6c7b802a7957bdf33aec9ebf1b9d9cda7297" dmcf-pid="FQfcXs9UOK" dmcf-ptype="general"> 반대편에는 낙관적인 전망이 있다. 기계가 만든 물건이 넘쳐날수록 수제품이 귀해지듯, AI가 지적 노동을 대량생산하면 공감과 돌봄, 윤리적 판단, 관계의 온기 같은 인간다움이 더 귀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div> <p contents-hash="0aa6db7d9c9abf9973fd49ab5b532ef3c9e9ef1b9abc415b32421bfe436a62dd" dmcf-pid="3x4kZO2usb" dmcf-ptype="general">그러나 우리 곁에는 이미 기계가 쉽게 흉내 내기 어려운 노동이 존재한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의 굳은 손을 주무르는 요양보호사, 위기가정의 문을 두드리는 사회복지사, 울음을 터뜨린 아이를 품에 안는 보육교사들이다. 이들의 노동은 AI가 등장하기 훨씬 전부터 타인의 삶을 지탱해 온 인간다움의 정수였다.</p> <p contents-hash="6802f72e00ef02dc16c97b77309ed71baf17c5176f6bd155f7c029f1275b3866" dmcf-pid="0M8E5IV7EB" dmcf-ptype="general">그런데 우리는 이들에게 얼마를 지불해왔는가.</p> <p contents-hash="264e8b0d1efc068ab6257efbbe9b3447b4614a6620e91a40665a9c079a4dc411" dmcf-pid="pR6D1CfzIq" dmcf-ptype="general">여기에 AI 시대 노동가치의 불편한 역설이 있다. 사회적으로 꼭 필요한 노동이라고 해서 시장에서 반드시 높은 가격을 받는 것은 아니다. 인간다움이 희소해진다고 그 가격이 저절로 올라가는 것도 아니다.</p> <p contents-hash="afa5be7327de02766dfedad973bc63e0119e9c42c8f06308049b18b17267134d" dmcf-pid="UePwth4qwz" dmcf-ptype="general">사회적 합의와 제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AI 시대에는 인간다움이 중요해진다’는 말은 노동자에게 값싼 찬사를 건네는 데 그칠 수 있다. 인간다움의 가치가 높아지는 것과 인간다운 노동의 가격이 높아지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e6df5607d82ade726d9cbe3e69e39f7ac060f30064733510ca2a1088b95bcc09" dmcf-pid="udQrFl8Bm7"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AI는 노동자의 조수가 될 수도 있지만 일거수일투족을 측정하는 감시자가 될 수도 있다.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노동의 자율성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0/02/hani/20261002103639594qnyu.jpg" data-org-width="800" dmcf-mid="f6es0vPKw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02/hani/20261002103639594qnyu.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AI는 노동자의 조수가 될 수도 있지만 일거수일투족을 측정하는 감시자가 될 수도 있다.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노동의 자율성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h3 contents-hash="8d04d94ff0dfbf2732b665b07b9adbe6f391f5c2248cae394556c47fd7f65423" dmcf-pid="7Jxm3S6bOu" dmcf-ptype="h3">AI와의 협업, 누구를 위한 생산성인가</h3> <div contents-hash="ef705bc42a1a625750ba107cadf95a2e8c8a8bc31a8cd4f0524624f60e231383" dmcf-pid="ziMs0vPKIU" dmcf-ptype="general"> 보다 현실적인 전망은 인간과 AI의 대결보다 협업에 주목한다. AI가 직업 전체를 한꺼번에 없애기보다는 직업을 구성하는 일부 과업을 대신하면서 일하는 방식을 바꿀 것이라는 관점이다. </div> <p contents-hash="896b3a60cc893da86670200ddb7137b211b030bb5b76ac00784bb9eb89369e79" dmcf-pid="qVBoTk71wp" dmcf-ptype="general">2025년 국제노동기구(ILO)는 전 세계 노동자 네 명 가운데 한 명 정도가 생성형 AI에 어느 정도 노출된 직업에 종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ILO가 강조한 핵심은 대체보다 변형이다. 대부분의 직업은 다양한 과업으로 이루어져 있고 그 가운데 상당수는 여전히 인간의 개입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p> <p contents-hash="8e4da1b56d8fbcacf4132229796c54e5ca881ddee7324e9fda69defa7724369e" dmcf-pid="BfbgyEztw0" dmcf-ptype="general">실제 디지털 기술과 노동생산성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경제학자 에릭 브린욜프슨(Erik Brynjolfsson)과 동료들의 연구는 흥미로운 결과를 보여준다. 스탠퍼드 디지털경제연구소 소장인 브린욜프슨은 오랫동안 정보기술과 AI가 생산성, 노동, 기업 조직을 어떻게 바꾸는지 연구해 온 학자다.</p> <p contents-hash="2494fd69b7875302159c4bd8dcb2cf2ddbe4165b94f899c0d610307ab173de26" dmcf-pid="b4KaWDqFE3" dmcf-ptype="general">연구팀은 5179명의 고객상담원을 대상으로 생성형 AI 기반 상담 도구의 효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AI를 사용한 상담원의 시간당 문제 해결 건수는 평균 14% 증가했다. 특히 경험이 적거나 숙련도가 낮은 노동자에게서는 생산성이 약 34% 향상됐다. AI가 우수 상담원의 업무 방식과 노하우를 초보 직원에게 전달하면서 경험의 격차를 빠르게 줄여준 것이다.</p> <p contents-hash="3845283e9ae84a5bc61ab959aacb139e964d45e2853af474d6dbdda16d55e495" dmcf-pid="K89NYwB3rF" dmcf-ptype="general">AI는 인간을 몰아내는 경쟁자가 아니라 부족한 경험을 메워주는 동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중요한 질문이 시작된다. 그렇게 늘어난 생산성은 누구의 것이 되는가.</p> <p contents-hash="74a2ebd1fdcf9f9709efe34d023dcd1c15374a1a51aee9a1b1821aa645c6e122" dmcf-pid="962jGrb0Et" dmcf-ptype="general">AI는 노동자의 조수가 될 수도 있지만 일거수일투족을 측정하는 감시자가 될 수도 있다. 통화 시간, 처리 건수, 응답 속도까지 데이터가 되고 점수가 되는 일터에서는 생산성이 높아질수록 노동의 자율성이 오히려 줄어들 수 있다.</p> <p contents-hash="62a3e72633f258c63ab1050e2d37ce405f29546bfffee7458f246c74d7da9a18" dmcf-pid="2PVAHmKpr1" dmcf-ptype="general">따라서 중요한 것은 인간과 AI가 함께 일하느냐가 아니다. 누가 AI를 소유하고, 누가 업무의 목표를 정하며, 생산성 향상으로 생긴 시간과 이익을 누가 가져가는가이다. AI 시대 노동의 문제는 기술의 문제인 동시에 권력의 문제다.</p> <h3 contents-hash="65e7f38a3aafa997d321ab22221ad7978d7c8b8e01bf81ca9ac3604225ef565e" dmcf-pid="VQfcXs9UI5" dmcf-ptype="h3">판단하는 인간은 어디에서 길러지는가</h3> <div contents-hash="dbd44ea53673806448303257d9f70614fce92d217079132cb425d7ef76d4141a" dmcf-pid="fx4kZO2uwZ" dmcf-ptype="general"> 여기에는 더 깊은 역설이 있다. 우리는 미래의 인간에게 필요한 능력으로 질문, 창의성, 판단, 책임을 말한다. 단순 업무는 AI에게 맡기고 인간은 더 높은 수준의 일을 하면 된다는 것이다. </div> <p contents-hash="fc51f43d238eb808258ad7e71ee2b67b1d42d8fc0f4e33a07706ad91f188f25c" dmcf-pid="4M8E5IV7EX" dmcf-ptype="general">그러나 판단력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신입 변호사는 수많은 판례와 서류를 뒤적이며 법의 문맥을 배웠다. 수습기자는 취재원을 찾아다니고 보도자료를 고치며 기사의 무게를 익혔다. 주니어 개발자는 단순한 코드를 수없이 짜고 실패하면서 시스템의 구조를 체득했다. 우리가 단순 업무라 부르며 AI에 넘기려는 일들이 사실은 전문가를 만드는 도제의 시간이었다.</p> <p contents-hash="2f1a1c857678cb08c0258441faacd9f5d8d8a4c609590f651a9e2d13a80542cb" dmcf-pid="8R6D1CfzDH" dmcf-ptype="general">AI가 이 사다리의 아래 칸부터 걷어내면 어떻게 될까. 기업은 초급 업무를 AI에게 맡기고 처음부터 능숙한 경력자를 찾는다. 신입은 경험할 자리를 얻지 못하고, 경험이 없기 때문에 다시 채용되지 않는다.</p> <p contents-hash="842e305460fbf3bb09fa6eb5246970294db75ce3ac35910b6895a765ba13f220" dmcf-pid="6ePwth4qIG" dmcf-ptype="general">그러면서 우리는 젊은 세대에게 “AI의 답을 비판적으로 판단하라”고 요구한다. 하지만 직접 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잘못된 결과를 알아볼 수 있는가. 실패해보지 않은 사람이 어떻게 성공의 냄새를 맡을 수 있는가.</p> <p contents-hash="78d43ef2ec5c749b52e32cb23178ba2939a252c510fc2e41c3540b5137164ccd" dmcf-pid="PdQrFl8BDY" dmcf-ptype="general">AI 시대의 진짜 교육 문제는 지식을 얼마나 가르칠 것인가가 아니라 ‘판단력을 형성하는 경험’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에 있다. AI가 배움의 사다리 아래 칸을 없앤다면 사회는 다른 방식으로 그 사다리를 다시 놓아야 한다.</p>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4eb47f741100fc8de6e4b4888c7351c896761aea8ce9cdd8f8147de31ec376a9" dmcf-pid="QnROpTQ9EW"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핵심 질문은 “AI가 인간의 일을 얼마나 빼앗을 것인가”가 아니다. “AI가 만들어낸 풍요를 누구와 나눌 것인가, 그리고 인간에게 어떤 기여의 자리를 남겨둘 것인가”이다. 픽사베이"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10/02/hani/20261002103640878tbox.jpg" data-org-width="800" dmcf-mid="40lznVIkw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10/02/hani/20261002103640878tbox.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핵심 질문은 “AI가 인간의 일을 얼마나 빼앗을 것인가”가 아니다. “AI가 만들어낸 풍요를 누구와 나눌 것인가, 그리고 인간에게 어떤 기여의 자리를 남겨둘 것인가”이다. 픽사베이 </figcaption> </figure> <h3 contents-hash="32461d24d6621a9b917c26746f88aba5173da6c4d8dc780b2a946c9c2e7ba755" dmcf-pid="xLeIUyx2Dy" dmcf-ptype="h3">사람의 값은 누가 매기는가</h3> <div contents-hash="2c4102ff89c3d70614b9566418e0ed73db50af6d931f8513051974301cd2f2a3" dmcf-pid="y1GVAxyOsT" dmcf-ptype="general"> 결국 처음의 질문으로 돌아온다. AI가 일을 대신하면 사람의 값은 떨어지는가. </div> <p contents-hash="9fcf38de52baf4d82644e3b805a0c484a610c3c87fd155704518def70c97d66d" dmcf-pid="WtHfcMWIrv" dmcf-ptype="general">시장가격만 놓고 본다면 일부 노동의 값은 내려갈 수 있다. 과거 희소했던 지식과 기술이 AI를 통해 값싸게 공급되면 그 일을 수행하던 사람의 협상력도 약해질 수 있다. 그러나 사회적 기여의 값은 다르다. 누군가를 돌보고, 갈등을 중재하고, 무엇을 해야 하는지 판단하고 그 결정에 책임지는 일은 오히려 중요해질 수 있다. 문제는 그 가치가 시장의 가격표에 저절로 반영되지 않는다는 데 있다.</p> <p contents-hash="e4c23698622ce97c6cc68c00f633190027b8981c9b349dc5d2d92153988a62ae" dmcf-pid="YFX4kRYCrS" dmcf-ptype="general">그래서 AI 시대의 노동 문제는 결국 분배와 존엄의 문제로 향한다.</p> <p contents-hash="ccf804150385a65704c4c8b1448d295f1ebeda06f289869e2ea49bcf57c49b15" dmcf-pid="G3Z8EeGhOl" dmcf-ptype="general">핵심 질문은 “AI가 인간의 일을 얼마나 빼앗을 것인가”가 아니다. “AI가 만들어낸 풍요를 누구와 나눌 것인가, 그리고 인간에게 어떤 기여의 자리를 남겨둘 것인가”이다.</p> <p contents-hash="77fe555807eca4ec77427509e9b653b57e5b1130f27fc65f7e5f794ffd9e9aee" dmcf-pid="H056DdHlDh" dmcf-ptype="general">여기에는 두 개의 기둥이 필요하다. 하나는 기술이 만든 생산성의 결실이 노동자와 사회에도 돌아가도록 하는 분배의 정책이다. 다른 하나는 모든 사람이 공동체 안에서 자신이 필요한 존재임을 확인하도록 하는 존엄의 정책이다.</p> <p contents-hash="c57e5cead6c9981a33a2c9bd2506059b91f34b24748ca6e441208ac5caa9eecd" dmcf-pid="Xp1PwJXSmC" dmcf-ptype="general">소득 보전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원금은 생계를 지켜줄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사람에게 “당신은 우리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는 감각까지 주지는 못한다. 인간에게는 소득만큼이나 기여하고 인정받을 자리가 필요하다.</p> <p contents-hash="b2a5ec8123d234759f4e5fcce6e6fe65d7fa815db6841acec872ff8a1305db38" dmcf-pid="ZUtQriZvDI" dmcf-ptype="general">출발점은 가까운 곳에 있다. 오랫동안 저평가해온 돌봄과 치유의 노동에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일, AI가 없애는 초급 업무를 대신해 청년들이 경험과 판단력을 쌓을 새로운 도제 시스템을 만드는 일, 지역사회에서 이루어지는 교육·돌봄·문화·환경의 기여를 제대로 인정하는 일이다.</p> <p contents-hash="948c9b4d73dfdca07dea2dc21ef904371bc5a7683c2c9098800614ae913dff93" dmcf-pid="5uFxmn5TDO" dmcf-ptype="general">다시 새벽의 직장인에게 돌아가 보자. 그가 모니터 앞에서 느낀 서늘함은 기술에 대한 공포만이 아니었다. “나는 내일도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일 수 있는가”라는 실존적인 질문이었다.</p> <p contents-hash="1ccd24a3d6727beed64559423a34cc033a9fe656f38e9ae533bc3d233b4ed665" dmcf-pid="173MsL1yEs" dmcf-ptype="general">어쩌면 AI가 우리에게 던지는 가장 중요한 질문도 이것인지 모른다. 기계가 인간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을 때, 우리는 무엇으로 인간의 가치를 매길 것인가.</p> <p contents-hash="ec8855bcdee4b3be848acc14a2b28fda53ad4a2430bfb2a360d7b473266ec2a2" dmcf-pid="tz0ROotWsm" dmcf-ptype="general">인간 노동의 가치는 기계와의 속도 경쟁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우리가 서로의 기여를 무엇으로 인정하고, 기술이 만들어낸 풍요를 어떻게 나누며, 모든 사람에게 공동체의 일원으로 참여할 자리를 어떻게 마련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p> <p contents-hash="194ca43db3b67fe49916afb447413b65d0eb40b3141a42fa0d0483c5862da6b5" dmcf-pid="FqpeIgFYrr" dmcf-ptype="general">AI가 사람의 일을 대신한다고 해서 사람의 값까지 낮아져야 할 이유는 없다. 그 값은 시장이 저절로 정해주지 않는다. 결국 사람의 값을 매기는 것은 AI가 아니라 우리 사회다.</p> <p contents-hash="60492ad3a95afbb8a11ccb746575a31e01cf279720b57093c80b6ec27700054f" dmcf-pid="3OD1Pucnrw" dmcf-ptype="general">손현주/전주대 창업경영금융학과 교수(미래학)</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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