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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김종석의 그라운드] "공도 코트도 두 배로 보였다"…미국 대학 간 노호영 김장준이 후배들에게 건넨 말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37
2026-08-05 09:20:00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밴더빌트대·버지니아대에서 학업과 운동 병행…자율성과 책임감 배워<br>- 챌린저 첫 무대의 중압감과 성장 경험 후배들에게 전해 <br>- "미국행이 모두에게 정답은 아냐…목표·영어·적응 준비부터 갖춰야"</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5/0000013892_001_20260805092016551.png" alt="" /><em class="img_desc">미국 대학에서 학업과 테니스를 병행하고 있는 노호영과 김장준이 서울오픈 넥스트젠 인비테이셔널 출전 선수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있다. 대한테니스협회 제공</em></span></div><br><br>"코트가 두 배로 넓어 보이고 공도 두 배로 빠르게 오는 것 같았습니다."<br><br>"공도 잘 안 보이고 코트도 잘 안 보였습니다. 숨도 제대로 쉬어지지 않았습니다."<br><br> 한국 남자 테니스 유망주인 스무살 노호영(밴더빌트대)과 김장준(버지니아대)이 처음 성인 챌린저 무대에 섰을 때의 기억입니다. 주니어 대회에서 자신보다 어린 선수들과 경쟁하던 이들에게 세계 랭킹을 가진 성인 프로 선수들의 공은 전혀 다른 속도로 날아왔습니다.<br><br> 두 선수는 10월 열리는 서울오픈 챌린저 본선 와일드카드를 놓고 경쟁하는 넥스트젠 인비테이셔널 출전 선수 8명을 최근 만나 자신들이 먼저 겪은 시행착오와 미국 대학 생활을 들려줬습니다.<br><br> 노호영과 김장준은 같은 2006년생이지만 미국으로 가는 과정은 달랐습니다. 노호영은 미국 플로리다주 IMG아카데미에서 약 3년을 보낸 뒤 밴더빌트대에 진학했습니다. 김장준은 국내에서 주니어 생활을 마무리하고 곧바로 버지니아대로 향했습니다.<br><br> 서로 다른 길을 걸었지만 두 사람이 후배들에게 강조한 메시지는 같았습니다. 더 높은 무대에 오르려면 좋은 포핸드와 빠른 발만으로는 부족하며, 스스로 질문하고 공부하며 자신의 생활을 책임질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5/0000013892_002_20260805092016645.png" alt="" /><em class="img_desc">지난 5월 김천에서 모처럼 만난 노호영과 김장준. 테니스코리아</em></span></div><br><br><strong>긴장으로 숨 막혔지만 주니어 무대가 달라졌다</strong><br><br> 노호영은 고교 시절 처음 성인 챌린저 무대를 경험했을 때를 떠올렸습니다. 주니어 경기에서 보던 코트와 같은 크기였지만 훨씬 넓게 느껴졌고, 상대의 공은 평소보다 두 배는 빠르게 다가오는 것 같았습니다.<br><br> "긴장을 너무 많이 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도 기억나지 않았습니다. 정신없이 경기하고 나왔던 기억만 있습니다."<br><br> 공식 기록상 노호영은 2022년 광주오픈에서 챌린저 예선에 처음 출전했고, 2024년 부산오픈에서 처음 챌린저 본선 무대를 밟았습니다. 부산오픈에서는 당시 세계 105위이자 1번 시드였던 제임스 더크워스와 맞붙었습니다.<br><br> 당장은 제대로 준비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컸지만 성인 선수의 속도와 힘을 몸으로 경험한 뒤 주니어 대회를 대하는 시선이 달라졌습니다.<br><br> "그런 경험들이 쌓이고 다시 주니어 대회에 나가니 훨씬 여유가 생겼습니다. 전보다 침착하게 플레이할 수 있었습니다. 성인 무대를 경험하는 것은 선수가 성장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br><br> 김장준은 2022년 서울오픈 챌린저 본선 와일드카드를 받았습니다. 한국식 나이로 16세였던 그는 호주의 린키 히지카타에게 0-2(1-6, 2-6)로 졌습니다. 히지카타는 이듬해 호주오픈 남자복식 정상에 오른 선수입니다.<br><br> "주니어 대회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긴장감이었습니다. 공도 잘 안 보이고 코트도 잘 안 보였고 숨도 잘 쉬어지지 않았습니다."<br><br> 김장준 역시 챌린저 경험을 한 뒤 주니어 대회에서 느끼던 부담이 크게 줄었다고 했습니다. 이전에는 크게만 보였던 무대가 한 번 부딪쳐본 뒤에는 도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로 바뀌었다는 것입니다.<br><br> 두 선수의 경험은 이번 대회 우승자가 오는 10월 서울오픈 챌린저 본선에 나서기 전에 왜 퓨처스급 대회를 충분히 경험해야 하는지도 보여줍니다. 주니어 무대에서 곧장 챌린저 125 대회로 올라가는 것은 기술과 체력은 물론 긴장을 다루는 능력에서도 큰 폭의 도약을 요구합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5/0000013892_003_20260805092016773.png" alt="" /><em class="img_desc">밴더빌트대에서 뛰고 있는 노호영. 노호영은 2026시즌 미국대학스포츠 SEC 신입생 베스트팀에 뽑혔다. 밴더빌트대 제공</em></span></div><br><br><strong>IMG 거친 노호영, "미국에서는 먼저 질문해야"</strong><br><br>노호영은 주니어 세계랭킹 10위까지 올랐고 4대 주니어 그랜드슬램에 모두 출전했습니다. 2024년에는 완주 J300 단·복식과 오사카 J500 단식 등 여러 국제주니어대회에서 정상에 올랐습니다. 밴더빌트대가 영입한 선수 가운데 역대 주니어 랭킹이 가장 높은 선수로도 이름을 올렸습니다.<br><br> 밴더빌트대 경제학 전공인 노호영은 2025년 여름 미국 루이빌에서 열린 ITF M25 대회에서 프로 무대 첫 단식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2025∼2026시즌에는 단식 10승 13패, 복식 14승 11패를 기록했고 미국대학스포츠 남동부 콘퍼런스(SEC) 신입생 베스트팀에 선정됐습니다. 네이선 콕스와 짝을 이룬 복식에서는 미국대학테니스협회(ITA) 랭킹 11위까지 올랐습니다.<br><br> 노호영이 미국에서 가장 크게 체감한 변화는 훈련의 주도권이 선수에게 있다는 점이었습니다.<br><br> "미국에서는 코치가 선수를 계속 밀어붙이지 않습니다. 선수가 스스로 더 열심히 해야 하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직접 코치에게 질문하면서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합니다."<br><br> 한국에서는 코치가 정해준 훈련을 따라가는 데 익숙했다면 미국에서는 자신이 무엇을 보완해야 하는지 먼저 생각하고 의견을 구해야 했습니다. IMG아카데미 훈련도 하루 종일 양으로 승부하기보다 2∼3시간 동안 높은 강도로 진행됐고, 코치와 선수가 훈련 방법과 경기 내용을 놓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눴습니다.<br><br> 대학에서는 공부와 운동, 휴식과 취미까지 스스로 조절해야 했습니다. 수업 시간과 훈련 일정을 맞추고 과제와 원정 경기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시간 관리 능력과 독립성을 배웠습니다.<br><br> 그러나 미국 대학이 모든 선수에게 정답은 아니라고 했습니다.<br><br>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기 어려운 친구나 내성적인 선수에게는 힘들 수도 있습니다. 본인의 목표가 분명한지, 미국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자신의 목표와 맞는지를 충분히 고민한 뒤 선택해야 합니다."<br><br> 노호영은 밴더빌트대 합류 후 학점 문제로 1년 가까이 공식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는 시간도 견뎌야 했습니다. 그는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팀에 기여할 방법을 찾고 자신의 경기력을 발전시키는 데 집중했습니다. 2026년 1월 첫 대학 단체전에서는 팀 승부가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마지막 단식 주자로 나서 역전승을 거두며 밴더빌트대의 승리를 결정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5/0000013892_004_20260805092016859.png" alt="" /><em class="img_desc">미국 버지니아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장준. 2026년 버지니아대의 NCAA 남자 테니스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탰다. 버지니아대 제공</em></span></div><br><br><strong>곧바로 미국 향한 김장준, "배울 시간을 더 갖고 싶었다"</strong><br><br>김장준은 주니어 세계랭킹 11위까지 올랐고, 주니어 국제대회에서 단식 6회와 복식 11회 등 모두 17차례 우승했습니다. 2024년에는 4대 주니어 그랜드슬램에 모두 출전해 호주오픈과 US오픈 단식 16강에 진출했습니다.<br><br> 한국에서 곧바로 프로 투어에 뛰어드는 길도 있었지만 김장준은 미국 대학을 택했습니다.<br><br> "바로 투어 생활을 시작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제 테니스 인생에서 더 배울 기회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br><br> 버지니아대의 훈련시설과 운동선수를 배려한 수업 운영도 진학을 결정한 이유였습니다. 김장준은 미국 대학이 테니스 성적만 요구하는 곳이 아니라 사람들과 소통하는 태도와 인성, 책임 있는 생활까지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설명했습니다.<br><br> 반면 한국에서 곧바로 미국으로 건너간 그에게 영어는 큰 장벽이었습니다. 코치와 전술을 의논하고 팀 동료와 생활하는 것은 물론 영어로 강의를 듣고 과제를 제출해야 했습니다.<br><br> "미국에서 오래 지냈거나 꾸준히 영어를 공부한 친구들은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처음에 힘들 수 있습니다. 운동시설만 볼 것이 아니라 공부와 의사소통을 함께 준비해야 합니다."<br><br> 김장준은 2025년 1월 버지니아대에 합류한 뒤 첫 시즌 단식에서 16승 7패를 기록했습니다. 2025∼2026시즌에는 버지니아대의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남자 테니스 단체전 우승에 힘을 보탰습니다. NCAA 결승에서는 텍사스대의 당시 미국대학 랭킹 35위 세바스티안 에릭손을 꺾어 팀 승부를 3-3으로 만드는 중요한 승리를 거뒀습니다. 대학 통산 단식 성적은 41승 16패입니다.<br><br> 프로 무대에서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2025년 11월 캐나다 드러먼드빌 챌린저에서 예선을 통과한 뒤 생애 첫 챌린저 본선 승리를 거뒀습니다. 올해 5월 김천 M15에서 첫 ITF 프로대회 복식 우승을 차지했고, 2주 뒤 도쿄 M15에서는 예선부터 올라가 단식 정상까지 밟았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8/05/0000013892_005_20260805092016954.jpg" alt="" /><em class="img_desc">한강 요트 체험을 한 노호영과 김장준</em></span></div><br><br><strong>만나기 싫은 후배도 솔직하게 꼽았다</strong><br><br>두 선수는 해외 대회에서 상대로 만나고 싶지 않은 이번 대회 출전 선수도 한 명씩 꼽았습니다.<br><br> 김장준은 왼손잡이 조민혁을 지목했습니다.<br><br> "어릴 때부터 많이 붙어봤는데 굉장히 까다로운 선수입니다. 실수가 적고 지속성이 좋아서 상대가 많이 뛰어야 합니다."<br><br> 노호영은 IMG아카데미에서 함께 생활한 경험이 있는 장준서를 꼽았습니다.<br><br> "지금도 워낙 잘하고 있고 베이스라인 플레이가 굉장히 탄탄합니다. 만나면 불편한 선수가 될 것 같습니다."<br><br> 칭찬에 그치지 않고 상대의 장점과 경기 스타일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미국 대학에서 매 경기 상대를 분석하고 코치와 전술을 논의해온 경험이 묻어났습니다.<br><br> 마지막 조언은 부담을 내려놓으라는 것이었습니다.<br><br> 노호영은 "챌린저 와일드카드와 상금이 걸려 있어 부담이 크겠지만 10년, 20년 뒤 돌아보면 그랜드슬램과 성인 무대로 가기 위한 하나의 과정"이라며 "편하게 경기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모두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했습니다.<br><br> 김장준도 "8명 모두 서로를 잘 알기 때문에 욕심이 나겠지만 부담은 조금 내려놓았으면 한다"며 "이런 기회는 자주 오지 않으니 재미있게 경기하면서 좋은 경험을 쌓기를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br><br> 두 선배는 미국 대학 진학을 성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포장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시설과 수준 높은 경쟁 뒤에는 언어와 학업, 외로움과 자기관리라는 부담이 따른다고 솔직하게 말했습니다.<br><br> 미국에서 배운 가장 중요한 기술은 새로운 포핸드나 서브가 아니었을지 모릅니다. 누군가 시키기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질문하며, 자신의 선택에 책임지는 법이었습니다.<br><br> 코트에서 혼자가 되는 테니스 선수에게 결국 필요한 힘도 스스로 답을 찾는 능력입니다.<br><br>김종석 채널A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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