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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요즘 해설 누가 하지?"…허구연·하일성 이후 15년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6
2026-07-18 04:00:00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7/18/0000060013_001_20260718040006875.gif" alt="" /><em class="img_desc">지난해 12월 8일 서울 강남구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5 뉴트리디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고(故) 하일성 전 야구해설위원의 육성을 AI로 복원한 축하영상이 나오고 있다. photo 뉴스1</em></span></div><br><br>2011년 포털 네이버 스포츠에 특집기사로 허구연 현 KBO(한국야구위원회) 총재와 고(故) 하일성 해설위원의 대담이 실렸다. '마이크가 나를 불렀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작성자는 두 사람을 김영삼과 김대중, 남진과 나훈아, 이미자와 패티김, 선동열과 최동원 같은 숙명의 라이벌로 비유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부터 2011년 당시까지 30년 동안 마이크 앞을 지킨 두 사람은 각각 MBC와 KBS라는 양대 방송사의 간판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하며 경쟁자이자 동반자 관계를 유지했다. <br><br>그로부터 15년이 지난 지금도 같은 주제의 특집 기획이 가능할까. 아마 쉽지 않을 것이다. 허구연 위원은 중계석을 떠나 KBO 총재로 자리를 옮겼고, 하일성 위원은 유명을 달리했다. 두 사람의 위상에 비할 만한 거물급 해설가는 현재로서는 이순철 SBS 해설위원 정도만 남아 있다. 장성호 KBSN 스포츠 해설위원, 정민철·박재홍 MBC 해설위원 등 젊고 뛰어난 해설가들도 있지만 아직 허구연, 하일성과 나란히 놓기엔 이르다.<br><br><strong>투잡 뛰는 해설위원도</strong><br><br>A 방송사 베테랑 PD는 "예전엔 방송사별 해설위원이 누군지 다 알았는데, 지금은 솔직히 타 방송사에 누가 해설로 일하는지 전부 알지는 못한다"고 털어놨다. 한 야구인은 오랜만에 야구장에서 만난 후배에게 "요새 뭐하고 지내느냐"고 물었다가 서운하다는 소리를 들었다. 방송 해설한 지가 언제인데 그것도 몰랐느냐기에, 민망해서 "요새 TV를 잘 안 본다. 미안하다"고 하고 넘어갔다는 일화다. 그 정도로 해설위원의 위상과 존재감이 예전 같지 않다. 한 방송사는 몇 년 전만 해도 '명예의 전당급' 레전드만 해설로 모셔오던 곳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현역 시절 스타와는 거리가 멀었던 은퇴 선수도 해설로 영입하는 쪽으로 기조가 바뀌었다. 물론 해설 실력이 현역 시절 야구 실력과 비례하는 건 아니지만, 그만큼 달라진 방송가 분위기를 보여주는 사례다.<br><br>B 방송사 PD는 "과거에는 해설위원은 해설이 본업이자 주업이었다. 요즘에는 다른 주업이 따로 있고 해설은 투잡에 가깝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레거시' 해설위원들은 말 그대로 방송 해설 하나에만 올인했다. 물론 개인 사업체를 운영하기도 하고, 야구 책 출간과 700 음성서비스 같은 부업도 했지만 하루 일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따지면 야구 해설이 절대적이었다. 허구연 총재는 해설위원 시절 이른 아침부터 여러 대의 모니터로 메이저리그 경기를 시청하는 걸로 하루를 시작했다. 메이저리그가 끝나면 고교야구를 보고, 고교야구가 끝나면 일본야구까지 돌려보며 온종일 야구를 시청하고 분석했다.<br><br>이순철 위원은 "해설은 올인을 하지 않으면 제대로 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매일 야구도 다 챙겨 봐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야구를 많이 봐야 선수들 이름과 동향, 최근 상황을 알고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다"고 했다. 한 방송 해설위원은 "중계방송이 있는 날은 반드시 경기 3시간 전에 야구장에 도착한다. 그라운드에서 양 팀 훈련을 지켜보고 코치, 선수들과 대화도 나눈다. 감독이 하는 경기 전 기자들과의 브리핑도 가급적 옆에 서서 들으려고 한다. 처음 해설을 시작할 때부터 반드시 그렇게 하라고 배웠다"고 했다. 최근에는 이렇게 '올인'하는 해설위원이 많지 않다. 중계방송 외에도 여기저기 출연할 곳이 많아서다.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은 물론 야구 예능에도 출연하고, 심지어 야구와 전혀 무관한 예능 프로그램에도 출연한다. 기획사 매니저가 일정 관리와 이동을 책임지는 말 그대로 '연예인'인 해설가도 여럿이다. A 방송사 PD는 "젊은 위원들은 해설 외에 개인 유튜브도 하고 온갖 프로그램에도 출연한다"면서 "경쟁 스포츠 방송사의 프로그램처럼 이해관계 충돌 소지만 없다면 대부분 출연을 허가한다"고 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6/07/18/0000060013_002_20260718040006981.gif" alt="" /><em class="img_desc">야구 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대호(왼쪽)와 박용택이 2023년 12월 신한은행 SOL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외야수·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 시상자로 나서 인사하고 있다. photo 뉴시스</em></span></div><br><br><strong>현장복귀 위한 징검다리로 여기기도</strong><br><br>해설위원들의 이런 외도가 과거보다 나빠진 처우 때문은 아니다. B 방송사 PD는 "과거와 비교해 결코 해설위원 보수가 적지는 않다. 계약 형태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현장 코치 연봉의 배 이상은 받는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코치 초봉이 5000만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억대 연봉인 셈이다. 젊은 해설위원 가운데 업계 S급으로 평가받는 이대형 위원의 경우에는 연봉이 2억원이라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간혹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방송 편당 해설료를 지급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 좀 더 자유롭게 해설 외 활동이 가능하다. 방송 출연은 물론 야구 아카데미 운영, 개인 사업 등으로 다양한 수익 활동을 펼친다. A 방송사 PD는 "현장 코치와 비교하면 수익도 높고 개인 시간 활용이 자유로운 게 해설위원의 장점"이라며 "선수 출신이 야구계에서 활동하기에 해설만큼 폼나는 간판도 없지 않나"라고 전했다. 한 레전드 출신 해설위원은 친정 구단에서 코치직 제안이 왔지만 고심 끝에 거절하기도 했다.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이유였다고 한다. 은퇴 선수들이 코치직을 기피하는 이유이자, 그만큼 해설위원이 시간 활용에 이점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br><br>해설이 부업에 가까워진 이런 변화는 전반적인 방송 해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물론 마이크를 잡자마자 빠르게 적응해 해설을 잘하는 위원들도 있다. 박용택, 김태균, 이택근, 이대형 등의 해설위원은 스타 선수 출신으로 해설 외에 외부 방송 활동도 활발하게 하지만, 철저한 자기 관리와 성실성으로 높은 해설 수준을 유지한다. 기본적으로 뛰어난 야구 지식에 더해 방송용 언어 구사 능력과 데이터 분석 능력을 피나는 노력으로 장착해서 선수 시절 톱클래스 명성을 해설로도 이어가고 있다. <br><br>하지만 은퇴 후 쉽게 생각하고 해설에 뛰어든 선수 상당수는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고 금세 마이크를 떠나기도 한다. B 방송사 관계자는 "사석에서는 정말 말을 잘하고 야구 지식도 풍부한데, 막상 중계석에 앉으면 아무 말도 못 하거나 뻔한 소리만 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순간순간 상황에 맞게, 방송에 적합한 언어로 풀어내는 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만약 방송사에서 윗선까지 나서서 공들여 영입한 거물급 해설이라면, 그만큼 공들여 트레이닝을 거치게 마련이다. 반면 비중이 떨어지는 해설은 방송사에서도 굳이 키울 필요를 느끼지 못한다. <br><br>해설위원 자리를 현장 복귀를 위한 징검다리로 여기는 경우도 오래가기 어렵다. A 방송사 PD는 "감독 출신은 모시기는 어려워도 방송사에서 선호하는 해설 유형이다. 은퇴 선수 출신에게서는 나올 수 없는 깊이 있는 분석을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올해 해설로 돌아온 조성환 위원만 해도 코치와 감독대행을 경험한 뒤 해설이 훨씬 깊어졌다는 평가가 많다"면서 "하지만 감독 출신은 결국 기회가 오면 현장으로 돌아가게 마련이라, 해설로 장기적으로 가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고 했다.<br><br>해설위원의 권위가 예전 같지 않은 데는 해설위원과 일반 야구팬·시청자 사이의 정보 비대칭이 해소된 것도 한몫한다. 과거 1980~1990년대에는 해설위원의 말이 곧 절대적 권위를 지녔다. 야구팬이 얻을 수 있는 정보가 제한적인 시대다 보니, 신문이나 방송 해설위원들이 알려주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정보 비대칭 효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하일성 위원의 '작두 해설'이다. 하 위원이 중계 중에 투수가 흔들릴 때 '이제 아무개 투수가 나올 타이밍인데요'라고 하면, 거짓말처럼 정확하게 하 위원이 말한 투수가 등판하곤 했다. 사정을 모르는 시청자들은 하 위원의 신통력에 감탄했지만, 사실 이는 카메라가 경기장의 불펜을 보여주지 않아서 생긴 착각이었다. 중계석에서 누가 불펜에서 몸을 푸는지 보고 이야기한 게 시청자에겐 해설위원의 놀라운 예지력으로 여겨진 것이다.<br><br><strong>팬들 야구보는 눈도 높아져</strong><br><br>미디어와 통신 기술과 데이터 분석이 발달하고, 미국과 일본의 야구 정보가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시대가 오면서 해설가들의 정보 격차라는 이점은 사라졌다. '저 투수는 종속이 초속보다 빠르다'는 비과학적인 이야기를 하는 해설가나, '이번에 던질 공은 직구 아니면 변화구'라는 식으로 말하던 해설가들은 설 자리가 좁아졌다. 데이터와 외신 뉴스로 무장한 야구팬들은 더는 해설가의 말을 무비판적으로 듣지 않고,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으로 듣는다. 조금이라도 이치에 맞지 않거나 근거 없는 이야기를 했다간 엄청난 비판이 쏟아진다. 과거에는 방송사에 전화해서 항의하거나 편지를 보내는 정도였지만, 이제는 소셜미디어(SNS)와 댓글, 커뮤니티를 통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표출하고 여론을 형성하니 방송사도 이를 무시하기 어려운 시대다. 이순철 위원은 "스타 출신들은 더 신중하게 해설에 접근해야 하고 몇백 배 노력해야 한다. 기대가 큰 만큼 실망도 크게 마련이고, 야구를 깊이 보는 분들은 알아보신다"고 했다.<br><br>시청자와 감정적 소통도 중요하다. 야구인끼리는 충분히 할 만한 발언이 일반 시청자 정서에 맞지 않아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야구인으로서 전문성과 소신을 갖고 작심 발언한 게 오해를 받기도 한다. 현역 시절 가까웠던 팀이나 선수에 대해 긍정적으로 말하면 편파로 오해받고, 반대로 비판적으로 말하면 해당팀 팬들이 싫어한다. 이러다 보니 해설위원들은 과감하게 자기 의견을 펼치거나 비판적으로 언급하기가 점점 조심스러워지는 분위기다. 비판적인 해설보다는 선수를 '우쭈쭈'하는 해설, 팬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공감형' 해설을 선호하는 팬도 많다. B 방송사 PD는 "요즘에는 가르치는 해설이나 모두 까는 식의 해설은 하기 어려운 분위기"라면서 "그런 면에서 이순철 해설위원은 독보적인 존재인 것 같다. 지금도 여전히 까칠한 비판 해설을 하는데 인기가 좋은 걸 보면 신기하다"고 혀를 내둘렀다.<br><br>과거 허구연·하일성 외에도 수많은 해설이 중계석에 나타났다 사라졌지만 30년 이상 자리를 지킨 건 둘뿐이었다. 현재 활동 중인 해설위원 가운데 누가 오랫동안 살아남아 전설이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분명한 건 야구 방송 환경과 시대는 달라졌어도 좋은 해설의 조건은 그대로라는 점이다. A 방송사 PD는 한 레전드 출신 해설을 가리켜 "누구보다 성실하고 프로답다. 왜 현역 시절 레전드였는지 알겠더라. 바쁜 스케줄에도 항상 경기 시간 한참 전에 와서 방송을 준비하고, 데이터 자료를 한 묶음 준비해서 살펴보고 방송에 임한다"며 "처음에는 1~2년 정도 하고 떠날 줄 알았는데, 예상보다 훨씬 오랫동안 잘하고 있다. 지금처럼 하면 해설자로도 한 획을 그을 것"이라고 했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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