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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김종석의 그라운드] "봉쇄가 홍보?" 내우외환 핀수영 세계 선수권이 남긴 씁쓸한 질문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16
2026-06-25 10:31:00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24~28일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서 CMAS 세계핀수영선수권<br>- 국제 정세 악화로 참가 규모 축소…참가비 수입 계획 차질<br>- 비용 집행안 여러 차례 수정 속 사무실 봉쇄까지 겹쳐<br>- 협회 "피해 최소화 노력" 설명에도 준비 체계 한계 노출<br>- 태극기 없는 수모는 그 끝에 드러난 상징적 장면</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25/0000013581_001_20260625103110938.png" alt="" /><em class="img_desc">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봉쇄 사태와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린 2026 제24회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 현장. 참가 규모 축소와 예산 난항, 사무실 출입 차질이 겹치며 대회 준비 과정의 허점이 드러났다. 채널A 자료</em></span></div><br><br>국제대회는 이름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세계선수권이라는 간판을 걸었다면 그에 맞는 준비와 품격이 따라야 합니다. 24일부터 28일까지 인천 문학박태환수영장에서 열리는 2026 CMAS 세계 핀수영선수권대회는 그런 점에서 여러 질문을 남겼습니다. 문제는 단순히 태극기 없는 수모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그 수모는 이미 흔들리고 있던 대회 준비 과정이 마지막에 드러낸 상징적 장면에 가까웠습니다.<br><br> 이번 대회는 애초 50개국 600~700명 규모를 예상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중동 정세 불안, 호르무즈 해협 긴장 등 국제 변수는 각국 선수단의 이동과 비용, 안전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었습니다. 함세희 대한수중·핀수영협회 사무처장은 통화에서 1차 참가 마감 때는 28개국 수준에 그쳤고, 이후 10개국가량이 추가 참가를 신청해 최종 38개국, 410명 참가 규모가 됐다고 설명했습니다.<br><br> 참가 규모 축소는 곧 예산 구조의 흔들림으로 이어졌습니다. 참가비로 대회 예산의 상당 부분을 채우려던 계획이 어긋났기 때문입니다. 협회와 조직위는 지난 몇 달 동안 비용 집행안을 여러 차례 다시 짜야 했고, 숙박, 운영, 홍보, 중계, 경기장 관련 비용까지 줄일 수 있는 부분을 계속 조정해야 했습니다. 세계 선수권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마저 나올 정도였습니다. 협회와 대회 전반적인 운영을 맡은 대행사의 협조도 원만하지 않아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일까지 생겼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25/0000013581_002_20260625103111038.png" alt="" /><em class="img_desc">내우외환 속에서 열리는 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 </em></span></div><br><br>그 와중에 서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사무실 봉쇄 사태가 터졌습니다. 대한수중·핀수영협회(회장 강철식)는 핸드볼경기장에 입주한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9곳 가운데 하나입니다. 협회 처지에서는 불난 집에 부채질한 격이었습니다. 이미 참가 규모와 예산 문제로 대회 준비가 흔들리던 상황에서, 현장 운영에 필요한 물품과 자료까지 꺼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br><br>  핸드볼경기장 봉쇄 시위는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문제 삼은 일부 집회 참가자들이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일대 출입을 막으면서 2주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br><br> 협회도 할 말은 있습니다. 함 처장은 "핸드볼경기장 사무실에 들어가기 위해 열흘가량 노력했지만, 개방이 어렵다고 판단해 수영장 한쪽에 임시 사무공간을 마련했다"라고 했습니다. 이어 "거기에만 목매지 않고 빨리 움직인 게 이만큼이라도 대회를 할 수 있었던 이유"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실제로 협회는 문학경기장 쪽에 임시 사무공간을 꾸리고, 필요한 자료를 다시 만들며 대회를 치렀습니다. 어려운 상황에서 피해를 줄이려 한 노력은 인정해야 합니다.<br><br> 하지만 사무실 봉쇄가 모든 문제의 원인은 아닙니다. 오히려 봉쇄 사태는 이미 약했던 준비 체계를 드러낸 계기에 가까웠습니다. 세계 선수권을 유치했다면 핵심 물품과 자료는 한 사무실에만 묶여 있어서는 안 됩니다. 태극마크 수모, 대표 장비, 입장권, 심판복, 대회 문서 같은 기본 물품은 돌발 상황에 대비해 분산 보관하거나 백업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사무실 문이 닫히자, 대회 운영의 여러 축이 함께 흔들렸다면, 그것은 단순한 불운만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비인기 종목이라 어쩔 수 없다는 건 핑계에 불과합니다. <br><br> 실제로 심판복은 새로 제작됐습니다. 함 처장은 심판복을 꺼내지 못해 다시 맞췄다고 밝혔습니다. 심판 엔트리는 28명 규모였고, 실제로는 40벌가량을 새로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회 운영을 위해 불가피한 조치였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제대회 직전에 심판복을 다시 맞춰야 하는 상황 자체가 정상적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br><br> 관중 운영도 바뀌었습니다. 협회는 애초 1일 입장권 1만 원, 5일권 4만 원 형태의 유료 관중 운영을 검토했습니다. 약 4000만 원 정도의 티켓 수입도 예상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쇄된 티켓은 사무실 안에 있었고, 컴퓨터와 관련 자료 접근도 어려웠습니다. 결국 협회는 무료 관중으로 전환했습니다. 대회 개최 자체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현실적 선택이었을 수 있지만, 참가비 수입이 줄어든 상황에서 관중 수입까지 사라진 것은 또 다른 부담이 됐습니다.<br><br> 협회는 국제대회 행정 업무 지연으로 세계 수중연맹에 1만 유로의 지연금을 냈고, 입장권 무료 전환에 따른 손실까지 안게 됐습니다. 사무실 봉쇄 피해가 현실적이었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동시에 이런 손실은 대회 준비가 얼마나 특정 공간과 자료에 의존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줍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25/0000013581_003_20260625103111114.png" alt="" /><em class="img_desc">세계핀수영선수권대회 시상식. </em></span></div><br><br>더 씁쓸한 것은 이 사태를 바라보는 인식입니다. 함 처장은 통화에서 "비인기 종목인데 핸드볼경기장 안에 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좋게 말하면 어쨌든 홍보는 많이 되지 않았나"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말 그대로 아이러니입니다. 시위 사태는 협회에 어느 정도 설명의 여지를 줬습니다. 동시에 대회가 중앙 언론의 주목을 받는 계기도 됐습니다. <br><br> 비인기 종목의 세계 선수권이 선수들의 기록이나 종목의 매력보다 사무실 봉쇄와 행정 차질로 알려졌다면, 관심은 끌었을지 몰라도 대회의 품격과 종목 이미지에는 부담으로 남습니다. 세계 선수권이 주목받은 이유가 치밀한 홍보 전략이 아니라 우연히 터진 외부 갈등이었다면, 그것은 웃어넘길 일이 아니라 되짚어야 할 대목입니다.<br><br> 태극기 없는 수모는 그 흐름의 끝에 등장했습니다. 태극마크가 들어간 수모는 협회 사무실에 있었지만 꺼내지 못했습니다. 과거 세계 선수권, 아시아선수권, 월드게임 등에 출전하며 받은 대표 장비를 갖고 온 선수들은 기존 수모를 썼고, 그렇지 않은 선수들은 일반 수모를 썼습니다. 함 처장은 "다시 지급할 줄 알고 안 갖고 온 선수들은 일반 수영모를 쓰고, 갖고 온 선수들은 기존 것을 쓰는 상황"이라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현장은 말 그대로 뒤섞인 모습이었습니다.<br><br> 함 처장은 또 "수모가 없어서 경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국가대표가 처음 된 선수들에게는 지급품이 자부심의 상징인데 그런 쪽에서 힘이 빠질 수 있다"라는 취지로 말했습니다. 바로 그 지점이 중요합니다. 태극마크 수모가 없다고 경기가 중단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국가대표에게 태극마크는 단순한 표시가 아닙니다. 특히 처음 대표가 된 선수에게는 국가가 자신을 인정했다는 상징입니다.<br><br> 홍보 전략도 아쉬웠습니다. 명색이 세계선수권이라는 국제대회였지만 조직위원회 출범식은 지역 언론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함 처장은 인천시체육회(회장 이규생) 쪽에 언론 초청 협조를 요청했고, 그 결과 인천 지역 언론 6곳 정도가 참석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인기 종목이라는 현실적 한계는 있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렇기 때문에 세계 선수권 개최는 더 큰 홍보 기회였어야 합니다. 중앙 언론, 수영 담당 기자, 스포츠 전문 매체, 온라인 플랫폼까지 폭넓게 연결해 종목의 의미와 선수들의 이야기를 알려야 했습니다.<br><br> 방송중계 선정 과정에서도 아쉬움은 남았습니다. 중계는 비인기 종목이 대중과 만나는 거의 유일한 창구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회에서는 중계방송사 선정 과정과 역할 조율이 선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예산 축소라는 현실적 어려움은 있었지만, 국제대회라면 이해관계자들에게 기준과 절차를 더 분명하게 설명해야 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6/06/25/0000013581_004_20260625103111173.png" alt="" /><em class="img_desc">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핸드볼 경기장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대한체육회 제공</em></span></div><br><br>물론 핀수영의 어려움을 봉쇄 시위 하나로 설명할 수 없듯, 다른 종목과 단순히 비교하는 것도 조심해야 합니다. 같은 핸드볼경기장에 사무실이 있는 대한펜싱협회 역시 장비를 꺼내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일부 선수들은 빌린 칼과 장비로 국제대회에 나서야 했습니다. 하지만 한국 펜싱은 악조건 속에서도 국제대회에서 성과를 냈습니다. 종목 규모와 예산 구조, 개최 부담은 다르지만 같은 외부 변수 앞에서도 조직의 대응 능력은 드러납니다.<br><br> 이번 세계 선수권이 끝난 뒤 필요한 것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치렀다"라는 자평만이 아닙니다. 참가 규모가 왜 크게 줄었는지, 참가비에 기대던 예산 구조는 적절했는지, 비용 축소 과정에서 우선순위 조정은 제대로 됐는지, 장비와 문서의 백업 체계는 왜 충분하지 않았는지, 홍보 전략은 왜 협소했는지, 중계방송사 선정 과정은 왜 선명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았는지 따져야 합니다. 이번처럼 국민 세금이 투입된 국제대회라면 더 그렇습니다.<br><br> 비인기 종목일수록 행정은 더 섬세해야 합니다. 작은 실수가 종목 전체의 이미지로 번지기 때문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태극기 없는 수모는 단순한 장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국제 정세, 예산 난항, 사무실 봉쇄, 홍보 부족, 위기 대응 한계가 겹친 끝에 드러난 장면이었습니다. 세계선수권이라는 이름은 컸지만, 정작 기본을 챙기는 손길은 작았습니다.<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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