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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옹졸하게 비겁한 사람들 보며 '김수영'이 떠오른 까닭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5
2026-04-20 15:53:0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리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2〉</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8aul53AizQ"> <p contents-hash="198209cde6dd6575813101908b32c98d51b69303636a477b1680a67c915fcb6d" dmcf-pid="6O81B2hD3P" dmcf-ptype="general">[박재우 기자]</p> <p contents-hash="5ce18604897e298e755fb17e7959b0f0afe66bf923235fde0ce6626c7820e0a8" dmcf-pid="PI6tbVlw06" dmcf-ptype="general"><span>(* 이 글은 시리즈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span></p> <blockquote class="talkquote_frm" contents-hash="5124728967e707ef53784eda8d3f8c3b8c8981fb42b3b70fd9197ec82f9f3273" dmcf-pid="QCPFKfSrz8" dmcf-ptype="blockquote2">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 50 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이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 <br>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絶頂) 위에는 서 있지 /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 있는 것이 조금쯤 /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br> <br>- 김수영,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1965) </blockquote> <div contents-hash="561746cacc1cf0a6f1738f6bc2b1b2ca45ed5c2c50af7c348c148396cc45827f" dmcf-pid="xhQ394vmp4" dmcf-ptype="general"> <br>1965년 김수영의 질타는 여전히 유효하다. 왕궁의 부조리에는 비겁하게 눈감으면서 갈비탕 비곗덩어리에만 분노하는 그 '옹졸함'. 이성진 감독의 〈성난 사람들 2〉는 이 시적 통찰을 캘리포니아 몬테시토의 화려한 컨트리클럽 '몬테 비스타 포인트'로 옮겨온다. </div> <p contents-hash="f30db0e06f0222414df78c0ba3a58737babfaec6e9dceabccca96b9c6738d1a6" dmcf-pid="y4TashPKzf" dmcf-ptype="general">시즌 1이 보복 운전이라는 원초적이고 공격적인 분노를 정면으로 다뤘다면, 시즌 2는 한 단계 더 정교하고 내면화된 분노의 세계로 진입한다. 이성진 감독 스스로 "시즌 1이 노골적이고 공격적인 갈등이라면, 시즌 2에서는 반대로 수동적인 공격성을 중심으로 그리고자 했다"고 밝혔듯, 인물들은 이제 고함을 지르는 대신 침묵하고 목격하고 협박한다. 분노는 폭발하지 않는 대신 더 은밀하게 스며든다. 시스템이라는 거대 악에는 순응하면서 눈앞의 상사와 사소한 자존심에는 파멸적인 에너지를 쏟아붓는 현대판 소시민들의 초상이다.</p> <div contents-hash="c81d5d30fc44d1785cc519eda745057b2026c02d262f95bbf9877384d920346c" dmcf-pid="W8yNOlQ9zV" dmcf-ptype="general"> <strong>분노의 옹졸함</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dfb50ec40bf7ef5e18eb0542d60b37abf7af851a20554ed3c1caf79136e5a0f1" dmcf-pid="Y9hnDsfzF2"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55310668ndxz.jpg" data-org-width="1280" dmcf-mid="VgnBQeZvF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55310668ndxz.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2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35def858e85eaf446b4459ca731890be04db90269598641eeac56d859b112671" dmcf-pid="G2lLwO4qU9" dmcf-ptype="general"> 이야기는 한 사소한 목격에서 시작된다. 약혼한 Z세대 커플 애슐리(케일리 스페이니 분)와 오스틴(찰스 멜튼 분)은 상사 조시(오스카 아이작 분)의 지갑을 돌려주러 갔다가 창문 너머로 그가 아내 린지(캐리 멀리건 분)에게 골프채를 들이대는 장면을 목격한다. 애슐리는 반사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 영상을 찍는다. </div> <p contents-hash="cb7d8c358648f524c93d3556a2dfbcda166ddde995eec9ec1759a3b72b435380" dmcf-pid="HVSorI8B7K" dmcf-ptype="general">문제는 이 영상을 어떻게 쓰느냐였다. 애슐리는 마침 난소 낭종 진단을 받은 참이었고, 치료비를 감당할 건강보험이 없었다. 그녀는 기본적인 생존권조차 보장하지 않는 자본주의 시스템을 들이받지 않는다. 대신 그 영상을 빌미로 연봉 인상과 정규직 건강보험을 요구한다. 그렇게 잠깐이나마 안도한다. 그러나 그 안도는 오래가지 않는다.</p> <p contents-hash="286def86407ffb8ea84aded571b112dd39bc85fd539a6789d25afb145fb6b4e1" dmcf-pid="XfvgmC6b3b" dmcf-ptype="general">응급실을 찾은 애슐리에게 오스틴은 보험료, 공제액, 본인부담금의 구조를 차분히 설명해 준다. '보험에 가입되어 있다'는 것이 '부담 없이 치료받을 수 있다'는 것과 같지 않다는 냉엄한 사실 앞에서 그녀가 협박으로 쟁취한 '안전망'은 순식간에 허상으로 무너진다. 이것이 이 드라마가 계급 문제를 다루는 방식이다.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응급실 형광등 아래에서.</p> <p contents-hash="1eb62e3dcdcef40fabeb259ac5561fb6fddb4e00d379fcb00460be50d7c94808" dmcf-pid="Z4TashPKFB" dmcf-ptype="general">그러나 이 옹졸함은 애슐리만의 것이 아니다. 조시는 죽은 어머니 명의로 허위 청구서를 만들어 클럽 자금을 횡령하면서도, 자신을 협박하는 하급 직원 애슐리에게는 "자격도 없는 Z세대"라며 권위주의적 태도로 맞선다. 린지 역시 조시와의 파탄 난 결혼을 박 회장(윤여정 분)의 신임으로 메우려 하고, 새 테니스 코치 우시(BM 분)에게 위험한 위로를 구한다. 거대한 악의 공범이 되면서도 분노는 항상 자신보다 약한 자에게만 향한다. 네 인물 모두, 땅 주인 앞에서는 침묵하고 이발쟁이에게만 성을 내는 구조를 충실히 반복한다.</p> <p contents-hash="bb15dfbaaba98bd7df29842f1498600a4a47f3b08450b82cc527c2be851118de" dmcf-pid="58yNOlQ90q" dmcf-ptype="general">김수영의 시에서 가장 예리한 구절은 고발이 아니라 자각이다.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 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이 자각이 〈성난 사람들 2〉를 단순한 계급 풍자 이상으로 만드는 힘이다.</p> <p contents-hash="1dba9654265493f998edf036e06c6354aad2c6600fa5eb7e80f4cc7a71b28886" dmcf-pid="16WjISx2zz" dmcf-ptype="general">그 자각을 가장 선명하게 구현하는 인물이 오스틴이다. 그는 재활트레이너 자격증을 위조해 클럽에 취직하고, 박 회장의 통역사 유니스(장서연 분)와 가까워지면서 자신의 한국계 정체성과 맞닿은 새로운 세계를 경험한다. 진실을 폭로하는 절정의 순간이 여러 차례 찾아오지만, 그는 매번 침묵을 택하고 타인의 불행을 제 안락의 발판으로 삼는다. 자신들을 착취하는 자본에는 비굴하게 굴지만, 연인의 도덕적 결함이나 주변인의 사소한 무례에는 불같이 화를 낸다.</p> <p contents-hash="2a5063fb57dca47b1ee787257911df5200d68914abbe39199900c961e26a831d" dmcf-pid="tPYACvMVF7" dmcf-ptype="general">결정적인 것은 오스틴이 이 비겁함을 모른 채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알면서도 비켜선다는 점이다. 시의 화자가 자신의 옹졸함을 정확히 인식하면서도 멈추지 못하듯, 오스틴의 내면에도 그 냉담한 자기 인식이 흐른다. 이것이 이 드라마가 단순히 나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자신을 향한 거울로 기능하는 이유다. 그리고 이 자각의 씁쓸함은 비단 오스틴에게만 해당하지 않는다. 조시와 린지 역시 자신들이 박 회장이라는 더 큰 포식자의 먹이임을 알면서도 그 시스템 안에 머문다. 위를 향한 분노는 삼키고, 아래를 향한 분노만 내뱉는 것이다.</p> <div contents-hash="478f985a358ced598b558dce999746ff76f27f493ccdf7f957391c3768858fd2" dmcf-pid="FQGchTRfFu" dmcf-ptype="general"> <strong>박 회장이라는 '왕궁'의 유구한 전통</strong>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929f98265e76cbf354c8aba7e2bb1c3b3af14ac441044292b5f89c5edb1c8014" dmcf-pid="3zmRjEb00U"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55310882ayks.jpg" data-org-width="1280" dmcf-mid="f3nBQeZvpM"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55310882ayks.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넷플릭스 시리즈 <성난 사람들> 시즌2 스틸컷</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td> </tr> </tbody> </table> <div contents-hash="6ced61469a0e079b31039269b8cefa34a21cb14d90dbaef55f7e6b2b6cef8a17" dmcf-pid="0qseADKpFp" dmcf-ptype="general"> 박 회장은 이 시리즈의 '왕궁' 그 자체다. 인간을 개미나 꿀벌 같은 일꾼으로 취급하며 갈등을 자본 증식의 동력으로 활용하는 그녀는, 드라마의 가장 무서운 인물이면서 동시에 가장 논리정연한 인물이다. </div> <p contents-hash="532f7f559ea15f27359a90e7bd07f9e14963dd39cac32ed742127f2f9fabcad2" dmcf-pid="pBOdcw9U30" dmcf-ptype="general">박 회장은 "우리는 모두 자신을 위해 존재하도록 만들어졌고, 그것이 자본주의가 작동하는 이유"라고 말한다. 그녀가 생각하는 자본주의는 단순한 탐욕이 아니라 하나의 철학이다. 시스템은 원래 그런 것이고, 그 안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논리를 내면화해야 한다는 것. 소름 돋는 것은 이 말이 틀리지 않다는 느낌이 든다는 점이다. 이성진 감독이 말했듯 "각 세대는 자신이 윗세대처럼 되지 않을 것이라 믿으며 시작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자본주의의 압력 속에서 결국 윗세대가 왜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는지 스스로 깨닫게 된다." 박 회장은 그 '깨달음'의 종착지다.</p> <p contents-hash="af70606732ac59a2a7c23268b70c434637b9a0a323230ea9b003c7422759727b" dmcf-pid="UbIJkr2uu3" dmcf-ptype="general">그 곁에서 김 박사(송강호 분)는 이 왕궁의 쇠락한 권위를 상징한다. 권력의 정점에 있으면서도 그 권력에 철저히 종속된 인물. 그의 존재는 왕궁 내부의 공범 구조를 시각화하며, 두 거장 배우의 존재감은 아무리 노력해도 결코 멤버가 될 수 없는 클럽의 벽을 압도적으로 구현한다.</p> <p contents-hash="8eda04885abd1cc78ad1317184a922878d749a9354e8b0f93b7ce3732b49e9dc" dmcf-pid="uKCiEmV7zF" dmcf-ptype="general">결말은 더욱 공포스럽다. 조시의 자리를 차지한 애슐리는 승리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이미 과거 조시의 표정과 언어를 재현하는 인물이 되어 있다. 결국 착취의 논리가 착취당했던 자에 의해 재생산되는 것이다. 이것이 김수영이 "옹졸한 전통은 유구하다"고 탄식한 이유다. 저항은 시스템을 바꾸지 못하고, 저항하던 자가 시스템의 새 얼굴이 된다.</p> <p contents-hash="21537a1b41064fb850d61d77668028895712bf6b06223882d8c72abff088ae89" dmcf-pid="79hnDsfz0t" dmcf-ptype="general">시리즈의 마지막 부분에서 박 회장은 오래전 야망을 위해 버리고 떠났던 첫 번째 남편의 무덤 앞에 홀로 선다. 그녀는 묘비 앞에서 "결국 어머니처럼 후회로 가득 찬 노인이 되었다"고 읊조리며, "세상은 변하고 계절은 흐르지만 아무리 많은 돈으로도 시간은 살 수 없다"는 뒤늦은 깨달음을 자조적으로 고백한다. 카메라가 줌 아웃되며 드러나는 묘지 주변의 거대한 원형 문양, 즉 '윤회의 바퀴'는 그녀 역시 거대한 시스템의 굴레 안에서 평생을 후회하며 살아온 또 다른 소시민에 불과했음을 시사한다.</p> <div contents-hash="f7b55e4b2bbf7e9b014a1d3e3db32ff2d791c3a281889f533c9453f2bc157928" dmcf-pid="z2lLwO4q71" dmcf-ptype="general"> 〈성난 사람들 2〉는 전작의 역동적인 복수극을 넘어, 우리 시대 소시민성이 가진 본질적인 슬픔을 건드린다. 사소한 일에만 불같이 화를 내며 정작 거대한 시스템에는 비겁하게 비켜서 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거울처럼 비춘다. 이 드라마를 보며 느끼는 불쾌감은 아마도, 60여 년 전 김수영이 느꼈던 그 '옹졸함'에 대한 뼈아픈 자각일 것이다. 결국 이 시리즈는 '성난 사람들'의 이야기인 동시에 '성내야 할 곳에 성내지 못하는 비겁한 사람들'에 대한 신랄한 자기 고발이다. </div> <table align="center" border="0" cellpadding="0" cellspacing="0" contents-hash="b3e924073403d013ca5e9f92df224c5d6c03871daf5f8951594269890d049431" dmcf-pid="qVSorI8Bp5" dmcf-ptype="general"> <tbody> <tr> <td>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p class="link_figure"><img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55311127bdiw.jpg" data-org-width="800" dmcf-mid="4xyNOlQ93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4/20/ohmynews/20260420155311127bdiw.jpg" width="658"></p> </figure> </td> </tr> <tr> <td align="left"> <strong>▲ </strong> 넷플릭스 <성난 사람들> 시즌2 포스터</td> </tr> <tr> <td align="left">ⓒ 넷플릭스</td> </tr> </tbody> </table> <p contents-hash="65b02668f09203c99035587f7c9fb201ebaa984ab3b82a5e2ddbcf63330f2a2b" dmcf-pid="B8yNOlQ90Z" dmcf-ptype="general"><strong>덧붙이는 글 | </strong>이 기사는 필자의 브런치(@4indie)에도 실립니다.</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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