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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땅과 하늘에 씻을 수 없는 화학적 흉터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8
2026-03-21 17:37:2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strong class="summary_view" data-translation="true">[서윤빈의 과학 읽다]전투기·탱크·군함은 거대한 탄소발자국 새기고… 소리 없는 동식물 ‘난민’ 배출하는 에코사이드</strong> <div class="article_view" data-translation-body="true" data-tiara-layer="article_body" data-tiara-action-name="본문이미지확대_클릭"> <section dmcf-sid="Hzy22XKpuq"> <figure class="figure_frm origin_fig" contents-hash="350d49f0e65a6b0e54c0fe09cfddc55a2921f83b13cb6f18f18b03265daaec94" dmcf-pid="XqWVVZ9Uzz" dmcf-ptype="figure"> <p class="link_figure"><img alt="2026년 3월16일(현지시각) 오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국제공항에 무인기가 연료 저장고를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다. AFP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603/21/hani21/20260321172928547orin.jpg" data-org-width="970" dmcf-mid="GiUiiBd83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3/21/hani21/20260321172928547orin.jpg" width="658"></p> <figcaption class="txt_caption default_figure"> 2026년 3월16일(현지시각) 오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국제공항에 무인기가 연료 저장고를 공격해 화재가 발생했다. AFP 연합뉴스 </figcaption> </figure> <p contents-hash="bacbdab00f233164abf3f5e52991d24ea0290e5edb6e502390c1535f2f1b56c0" dmcf-pid="ZBYff52uu7" dmcf-ptype="general">21세기 들어서도 전쟁은 여전히 너무 많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직 끝나지도 않았는데,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전면전을 벌였다. 2026년 들어서는 미국이 이란을 공습했다. 사태들은 모두 현재진행형이다. 매일 끔찍한 소식이 들려온다. 명분과 이권은 생명 없는 귀신이다. 인간은 살아 있고 끔찍하게도 고통을 느낀다. 전쟁이 사라져야 하는 이유는 그것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이 글은 지구적 관점에서도 반전(反戰)의 자명한 논리에 조금의 기여를 하고자 썼다. 전쟁의 배경에는 조용히 그러나 영구적으로 파괴되고 있는 또 다른 피해자가 있다. 바로 우리가 발 딛고 사는 지구, 생태계다. 전쟁은 인간에 대한 범죄일 뿐만 아니라 지구라는 거대한 생태 시스템을 겨냥한 테러이기도 하다.</p> <h3 contents-hash="25a896c4c2a64505e6982af1808750bd1d0db49cb93bba078b4ce988261691aa" dmcf-pid="5CLyyjvm3u" dmcf-ptype="h3">흙과 물에 새겨져 대물림되는 전쟁 피해</h3> <p contents-hash="3c593eaf4f5bfe786c00737643f3503fd67a2f364b7d642f95cafb6ff08d3652" dmcf-pid="1hoWWATsUU" dmcf-ptype="general">지난 세기 베트남전을 벌이던 10여 년 동안 미군은 베트남에 7천만ℓ 이상의 고엽제를 대량 살포했다. 전쟁이 끝난 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참상을 목격했다. 베트남 삼림의 20% 이상, 특히 맹그로브숲의 40%가 사라졌다. 수많은 동식물이 죽었고, 일부는 멸종했다. 수천㎞의 땅이 영구적으로 오염됐다. 베트남전을 계기로 전쟁의 자연 파괴 행위에 에코사이드(Ecocide)라는 이름이 붙었다. 생태계를 뜻하는 에코(Eco)에 학살을 뜻하는 사이드(-cide)를 합친 말이다. 에코사이드는 구체적으로 ‘인간 또는 기타 요인에 의해 특정 지역의 생태계가 광범위하게 훼손되거나 파괴돼, 그 지역 주민들의 평화로운 생활이 심각하게 저해되는 행위’로 정의된다. 현재 에코사이드는 국제형사재판소(ICC)의 로마규정에 의거한 범죄다.</p> <p contents-hash="80109f333bcff56712b6efccdce5c55a853887145228ccd90b257fb344e0296f" dmcf-pid="tlgYYcyOpp" dmcf-ptype="general">그러나 에코사이드는 계속되고 있다. 현대전이 과거에 견줘 ‘세련돼졌다’는 인상은 완전한 착각이다. 전쟁터의 흙은 중독된다. 전쟁터에서는 여전히 미사일과 포탄이 날아다니고 터진다. 화약은 트리니트로톨루엔(TNT), TNT보다 폭발력이 크고 점화 속도가 빠른 트리메틸렌트리니트라민(RDX·폭발성 니트라민 화합물) 같은 화약물질로 만들어진다. 탄에는 납, 수은, 안티몬 같은 중금속이 들어 있다. 그것들은 토양에 박히고 폭발하면서 흙에 섞인다. 폭격지의 토양을 분석해보면 중금속 농도가 기준치보다 최대 수백 배 높게 나타난다. 이것들은 수십 년간 분해되지 않는다. 말 그대로 ‘화학적 흉터’인데 이는 미관상 좋지 않을뿐더러 유독하기까지 하다. 건강한 토양 속에는 수억 마리의 미생물이 산다. 미생물은 유기물을 분해하고 생태계의 기초를 지탱하는 역할을 한다. 중금속과 화학물질은 이 미세한 생태계마저 학살한다.</p> <p contents-hash="b484e0e252a2b6b22f2aa9f45e4f2d46ed695aca14574ed9bd2ca67bd35a62fc" dmcf-pid="FSaGGkWIp0" dmcf-ptype="general">특히 시설에 대한 폭격은 재앙의 규모를 키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후인 2022년 5월, 우크라이나 환경부는 서부 도시 테르노필에서 비료 저장고가 파괴된 뒤 인근 강물의 암모니아 농도가 정상치의 163배, 질산염 농도는 정상치의 50배가량 치솟았다고 밝혔다. 피해는 거기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유독한 물질은 지하수에 스며든다. 한 지역의 교전은 인근은 물론 수천㎞ 떨어진 마을의 식수원까지 오염시킬 수 있다. 오염된 땅에서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자란 농작물과 가축은 독성물질을 몸속에 그대로 지니고 있다. 먹이사슬의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인간은 결국 전쟁이 뿌린 독을 농축된 형태로 섭취하게 된다. 흙과 물에 새겨진 에코사이드의 흔적은 전쟁을 겪지 않은 미래세대의 몸속으로도 파고들어 기형이나 암, 면역질환으로 대물림된다.</p> <h3 contents-hash="26e71aadab5aebf4da9ed2956f12085e8d7fa27db34576840db86ec08bf11505" dmcf-pid="3vNHHEYCu3" dmcf-ptype="h3">군사 부문이 배출하는 막대한 탄소</h3> <p contents-hash="230122652783338c94f7b38519946d0099cf9547dae7f2d96790983e5b876b99" dmcf-pid="0TjXXDGh0F" dmcf-ptype="general">여기서 끝이 아니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자. 전쟁은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가장 강력한 탄소 폭탄이기도 하다. 오늘날 전세계가 탄소중립을 외치며 플라스틱을 줄이고 재활용·재사용에 애쓰는 동안, 전쟁터에서는 상상도 못할 양의 온실가스가 뿜어져 나온다. 전투기는 한 번 출격할 때마다 수천ℓ의 등유를 태운다. 탱크와 군함이 움직이는 경로에는 거대한 탄소발자국이 새겨진다. 작전 수행 능력이 최우선인 병기에 에너지 효율이나 친환경은 가장 마지막에나 고려되는 요소다. 최신형 전투기가 단 한 시간 동안 뿜어내는 탄소는 승용차가 7년 동안 내뿜는 양과 맞먹는다. 그렇다보니 전세계 군사 부문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은 전세계 배출량의 약 5.5%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것만으로도 세계 4위 배출국 수준인데, 군사기밀 등을 이유로 배출량 보고가 의무화되지 않으니 실제로 얼마나 많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유럽기후재단과 우크라이나 환경정책·옹호 이니셔티브의 후원으로 작성된 ‘우크라이나 전쟁 24개월 경과 시점의 온실가스 배출에 관한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첫 2년간 발생한 온실가스는 약 1억7500만t이었다. 이는 벨기에 전체가 1년 동안 내뿜는 온실가스보다 많은 양이다.</p> <p contents-hash="0350fc0202ed777b8bb64489dd3d546e246c996941749722b702cdf70181ba67" dmcf-pid="pyAZZwHl3t" dmcf-ptype="general">더 끔찍한 것은 탄소배출이 전쟁이 끝난 뒤까지도 계속된다는 점이다. 전쟁으로 불타버린 숲은 더 이상 탄소를 흡수하지 못하는 죽은 땅이 된다. 무너진 도시를 다시 세우는 데 투입되는 막대한 양의 시멘트와 철강을 생산하는 과정에서도 엄청난 탄소가 배출된다. 시멘트 1t을 만들 때는 약 1t에 가까운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전쟁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끌어다 태워버린다.</p> <p contents-hash="bd7daea2dfc78a5ebf7cba9cb5326d090024d44e5fd7343ceea4ce3e90dd618c" dmcf-pid="UnKjj4aeu1" dmcf-ptype="general">아직도 끝이 아니다. 비인간 동물의 문제도 남았다. 전쟁 속에서 동식물은 소리 없는 난민이 된다. 그들은 군사작전 과정에서 쫓겨나고 죽음을 맞이한다. 직접 살해당하지 않더라도 폭발은 동물의 청각과 후각을 마비시킨다. 지뢰 매설과 군사시설 건설은 야생동물의 대피 경로마저 지옥으로 바꿔놓는다. 전쟁은 인간의 보호 시스템 또한 무너뜨린다. 평시라면 국가가 관리했을 국립공원과 멸종위기종 보호구역은 전쟁에 휘말리면 완전한 무방비 상태가 된다. 가령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내 자연보호구역에 군사기지를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이는 멸종위기종을 포함한 600종의 동물과 750종의 식물이 위험에 빠졌다는 뜻이다. 그들의 운명이 어떠했을지는 전쟁이 끝난 뒤에나 알 수 있을 것이다.</p> <h3 contents-hash="dc17105fcd1f77b2294dcc04ee0d27df45a97d965783cd087644aa7df3dd800a" dmcf-pid="uL9AA8Nd75" dmcf-ptype="h3">강도를 내쫓듯 전쟁을 추방해야</h3> <p contents-hash="ce0e2e7caa2072cdffdacfab960bf43820d61b33334ffbda5ac9bf235bc7e22d" dmcf-pid="7o2cc6jJ0Z" dmcf-ptype="general">에코(eco)는 그리스어 오이코스(oikos)에서 기원한다. 오이코스는 집, 가족 또는 생활 터전이라는 의미다. 그러니 에코사이드를 지구 생명체 전체의 집을 침략하는 무장 강도와 같은 행위라고 써도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자기 집을 지키듯 지구환경을 보호하고 강도를 내쫓듯 전쟁을 추방해야 한다. 전쟁은 일부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전체의 문제이며 현재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의 문제이기도 하다. 모든 전쟁과 그로 인한 고통의 종식을 기원하며 이 글을 마친다.</p> <p contents-hash="ce8a2929c003f6a51d5f976cb0483380a6093c08ad158b097e35bab988277da8" dmcf-pid="zgVkkPAi0X" dmcf-ptype="general"><strong>서윤빈 소설가</strong></p> <p contents-hash="47481c5966db81806303f4d26f54f6d36250e8722716636735a18e5e4d3c18ae" dmcf-pid="qafEEQcnzH" dmcf-ptype="general"><strong>*세상 모든 콘텐츠에서 과학을 추출해보는 시간. 공대 출신 SF 소설가가 건네는 짧고 굵은 과학잡학. 3주마다 연재.</strong></p> </section> </div> <p class="" data-translation="true">Copyright © 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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