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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빙판을 넘어 설원으로…한국 겨울 스포츠, 새 시대를 열다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5
2026-02-22 17:02:00
<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6/02/22/0002792616_001_20260222170208902.jpg" alt="" /><em class="img_desc">김길리가 21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em></span> 빙판을 넘어 하얀 설원까지, 한국 겨울 스포츠가 보폭을 넓혔다. 전통의 강세 종목 쇼트트랙은 또 한번 저력을 확인하며 위용을 뽐냈고, ‘불모지’로 여겨졌던 설상 종목, 특히 스노보드에서의 유례없는 약진은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빙상의 견고함 위에 설상의 가능성을 입힌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은 한국 겨울 스포츠의 새 미래를 열어젖혔다.<br><br> 17일간 열전을 펼친 올림픽이 23일(이하 한국시각) 폐회식을 끝으로 대장정을 마쳤다. 다음 겨울올림픽은 2030년 프랑스 알프스 지역 일대에서 열린다. 도시 이름이 들어가지 않는 최초의 올림픽이 된다.<br><br>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총 10개(금3·은4·동3)의 메달을 수확했다. 2022년 베이징 대회보다 적어도 하나 더 많은 ‘금메달 3개 이상’이라는 목표는 달성했지만, 금메달 수나 총 메달 수 모두 10위권 밖에 자리하면서 또다른 목표였던 ‘톱 10’의 벽은 넘지 못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6/02/22/0002792616_002_20260222170209035.jpg" alt="" /><em class="img_desc">최민정이 21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결승에서 은메달을 딴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em></span> 시작은 미약했으나 그 끝은 화려했다. 한국 쇼트트랙은 이번 대회에서 총 7개(금2·은3·동2)의 메달을 땄다. 이는 안방에서 열린 2018년 평창 대회(금3·은1·동2)보다는 못해도 2022년 베이징 대회(금2·은3), 2014년 소치 대회(금2·은1·동2)보다 좋은 성적이다.<br><br> 출발은 좋지 않았다. 한국은 대회 초반 열린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김길리가 앞서가던 커린 스토더드(미국)와 충돌해 넘어지면서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유독 약한 500m에서도 남녀부 모두 메달과 인연이 닿지 않았다. 남자 1000m에서는 임종언이 동메달을, 1500m에서는 황대헌이 은메달을 땄다. 모두 값진 메달이지만, 금메달을 기대했던 터라 실망을 숨길 수는 없었다. 여자 1000m에서도 김길리가 동메달을 따는 데 만족해야 했다.<br><br> 금메달 소식이 늦어지자 초조함은 커졌다. 그렇게 시작된 19일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드디어 기다리던 금맥이 터졌다. ‘힘이 좋은 심석희가 밀어주고 순발력과 기술이 좋은 최민정이 추월하는’ 전략이 통하며, 8년 만에 올림픽 정상을 탈환했다. 긴장감을 떨쳐낸 대표팀은 대회 마지막 경기가 열린 21일, 3개의 메달을 쓸어담았다. <br><br> 여자 1500m에서 ‘람보르길리’(람보르기니+김길리) 김길리가 금메달을 따며 대회 2관왕에 올랐고, ‘전설’ 최민정은 은메달을 목에 걸며 한국 선수 올림픽 최다 메달 기록(7개)을 갈아치웠다. 같은 날 남자 5000m 계주에서도 이정민의 ‘추월 본능’이 발동했고, 막판 황대헌의 역전 질주로 귀중한 은메달을 손에 넣었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6/02/22/0002792616_003_20260222170209063.jpg" alt="" /><em class="img_desc">한국 쇼트트랙 남자대표팀 선수들이 21일(한국시각)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딴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em></span> 어려운 상황에서도 막판 자존심을 지켜낸 한국이지만 숙제도 명확해졌다. 폭발적인 스피드와 힘이 좋은 서양 선수들에 맞서 고전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드러났다. 특히 네덜란드는 7개(금5·은1·동1)의 메달을 쓸어담으며 쇼트트랙 최강국으로 떠올랐다. “외국 선수들의 피지컬이 우리보다 좋은데, 그런 장점을 잘 활용하는 모습이었다”며 “훈련하는 방식을 많이 배우고 따라 해보면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주장 이준서의 말처럼, 다음 올림픽을 위해서는 변화가 절실하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6/02/22/0002792616_004_20260222170209091.jpg" alt="" /><em class="img_desc">최가온이 13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대회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넘어진 뒤 의료진의 부축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em></span> 이번 대회의 가장 눈부신 성과는 단연 스노보드 종목의 재발견이었다. 역대 올림픽에서 은메달(2018년 평창 스노보드 이상호)이 전부였던 설상에서 금·은·동이 모두 나오며 대회 초반 처져 있던 한국 대표팀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br><br> 그 중심에는 18살 최가온과 유승은, 그리고 37살 큰 형님 김상겸이 있었다. 하프파이프 최가온은 결선 1차 시기 때 거꾸로 고꾸라져, 손바닥이 세곳이나 골절되는 부상에도 포기하지 않았고, 끝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의료진과 부모가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고 설득했고, 전광판에 잠시 ‘디엔에스’(DNS·출전 불가)까지 떴으나, 최가온은 꿋꿋하게 슬로프에 섰다. 그렇게 한국 설상 종목 최초 금메달이자, 이번 대회 첫 금을 한국에 안겨줬다.<br><b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8/2026/02/22/0002792616_005_20260222170209120.jpg" alt="" /><em class="img_desc">최가온이 13일(한국시각)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겨울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승에서 금메달을 딴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em></span> 이에 앞서 스노보드 빅에어 경기를 펼친 유승은 역시 빛나는 도전 정신으로 한국 여자 설상 최초 메달(동)리스트가 됐다. 유승은은 훈련 때 눈 위에서 한번도 해보지 않은 ‘프런트사이드 트리플 코크 1440’(공중 네바퀴 회전) 기술을 ‘꿈의 무대’에서 성공시켰다. ‘3전4기’ 김상겸도 빼놓을 수 없다. 이번 대회 한국에 첫 메달(은)이자 올림픽 역대 400번째 메달을 안겨준 김상겸은 네번째 올림픽에서 뒤늦게 꽃을 피웠다. 휴대전화 요금을 걱정해야 할 정도로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끝내 포기하지 않고 계속 도전한 것이 결국 빛을 봤다.<br><br> ‘세대교체’도 빼놓을 수 없다. 쇼트트랙 전설 최민정은 이번 대회를 끝으로 ‘올림픽 은퇴’를 선언했고, 새로운 에이스 김길리에게 기쁜 마음으로 왕관을 물려줬다. 또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디펜딩 챔피언’ 클로이 김(미국)은 자신을 ‘멘토’라며 따르던 최가온의 금메달을 누구보다 기뻐했다. 베테랑의 품격과 신예들의 경의가 교차한 이 장면들은, 한국 겨울 스포츠가 새로운 시대에 접어들었음을 알리는 상징적인 순간이었다.<br><br> 밀라노/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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