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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1950 보스턴의 기적, 한국 마라톤의 뿌리가 되다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2
2025-11-14 00:04:00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강원일보 창간 80주년 특별기획 [1950 KOREAN WIN③]<br>전쟁 속에서도 지켜낸 우승 메달, 국민 영웅 함기용 잊지 말아야<br>호반마라톤 통해 1950 보스턴의 영광 지금도 시민과 함께 달려<br>송암스포츠타운 추모공원 조성, 함기용 유산 다시 지역에 세워져<br>장기 침체 빠진 한국 마라톤…그가 남긴 과제는 결국 유망주 발굴</strong><div><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87/2025/11/14/0001154632_001_20251114000414623.jpg" alt="" /></span></div><br><br>1950년 기적과도 같았던 보스턴 마라톤 우승 이후 함기용은 더 이상 트랙 위에 서지 않았지만 마라톤을 떠난 적은 없었다. 고려대 상학과를 졸업한 뒤 기업은행에 입사해 평범한 직장인의 길을 걸었던 그였지만 달리기는 언제나 인생의 큰 축을 차지했다.<br><br><div><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87/2025/11/14/0001154632_002_20251114000415030.jpg" alt="" /><em class="img_desc">◇1950년 보스턴 마라톤 제패 후 경무대에서 훈장을 받는 한국 마라톤 영웅들의 모습. 왼쪽부터 최윤칠, 송길윤, 함기용이 국가대표 배지를 단 채 시상식에 참석해 있다. 사진=강원일보 DB</em></span></div><br><br>1950년 보스턴 제패 직후 춘천 환영식은 6·25 발발로 성사되지 못했다. 전란 속에 집에 있던 기념품은 인민군에게 빼앗길 뻔했지만 보스턴 우승 메달 만은 무사히 지켜졌다. ‘묵묵했던 삼촌’ 함기용을 기억하는 조카 함종호(86)씨는 “삼촌은 태극기를 달고 세계를 제패한 첫 세대였다”고 말했다.<br><br><div><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87/2025/11/14/0001154632_003_20251114000415325.jpg" alt="" /><em class="img_desc">◇춘천 송암스포츠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제22회 함기용 세계제패기념 호반마라톤대회. 참가자들이 힘찬 발걸음으로 출발선을 통과하고 있다. 사진=강원일보 DB</em></span></div><br><br>강원일보는 잊혀질 뻔한 국민영웅을 되새기기 위해 매년 ‘함기용 세계제패기념 호반마라톤대회’를 열고 있다. 대회에는 전국 각지의 마라톤 동호인과 시민들이 참여해 ‘보스턴의 영광’을 되새기며 호반 도시를 달린다. 올해로 22회차를 맞은 이 대회는 한국 마라톤의 뿌리와 정신을 기억하게 하는 상징적 무대로 자리잡았다.<br><br>그의 이름을 기리려는 노력은 세계로도 이어졌다. 2024년 춘천호반마라톤대회에는 세계 최고의 마라톤 대회인 ‘보스턴 마라톤’ 조직위원회가 축하 서신을 보내 화제가 됐다. 체리 브라우웻 보스턴 마라톤 협회장은 “호반마라톤이 1950년 보스턴 우승자 함기용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는 사실이 영광”이라며 “두 대회가 연결의 의미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1950년의 영광이 반세기를 넘어 국제적인 교류로 확장된 셈이다.<br><br>장남 함종규(53)씨 역시 매년 대회장을 찾아 아버지의 이름이 남긴 결승선을 묵묵히 지켜보고 있다. 함종규씨는 “아버지의 이름으로 열린 대회가 강원일보의 손으로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게 늘 감사하다”며 “그 덕분에 아버지의 발자취가 지금도 사람들 마음속에 남아 있는 것 같다”고 했다.<br><br><div><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87/2025/11/14/0001154632_004_20251114000416840.png" alt="" /><em class="img_desc">◇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 조성된 ‘함기용 추모공원’의 동상. 1950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우승을 차지한 함기용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사진=김태훈 기자</em></span></div><br><br>이러한 노력들이 이어지며 송암스포츠타운 내에 ‘함기용 추모공원’이 조성돼 그의 숨결을 다시 일깨우고 있다.<br><br>춘천 송암스포츠타운 한켠, 함기용의 이름을 새긴 추모공원. 1950년 보스턴 마라톤 우승의 순간을 형상화한 동상은 세월의 바람 속에서도 여전히 결승선을 향해 오른손을 들고 있다. 이따금 산책 나온 시민들이 발걸음을 멈추고 그의 이름을 바라본다. 조용한 공원 한가운데 한 시대를 달렸던 국민 영웅의 정신이 여전히 숨 쉬고 있다.<br><br>취임 직후 추모공원 정비사업을 벌였던 육동한 춘천시장은 “1950년 혼란스런 시기에 함기용 선생님을 비롯해 한국 선수들이 1·2·3위를 휩쓴 것은 역사적인 사건”이라며 “손기정 선생님의 베를린 올림픽 우승, 서윤복 선생님의 보스턴 마라톤 우승에 가려져 잘 알려지지 못했지만 돌이켜 생각해봐도 대단한 일이다. 춘천시 역시 춘천 출신 영웅 함기용 선생님의 선양에 더욱 신경쓰겠다”고 말했다.<br><br><div><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87/2025/11/14/0001154632_005_20251114000418610.jpg" alt="" /><em class="img_desc">◇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리스트 황영조(왼쪽)와 함께한 함기용의 모습. 생전 그는 후배들을 따뜻하게 격려하며 ‘한국 마라톤 대부’로서 변함없는 애정을 보여줬다. 사진=강원일보 DB</em></span></div><br><br>1966년 보스턴 마라톤에서 2시간22분27초로 11위를 기록하며 ‘보스턴의 후배’로 불렸던 춘천 출신의 마라토너 유명종(79)씨는 함기용을 “한국 마라톤의 상징”으로 기억했다. 유씨는 “그분이 세운 길이 있었기에 우리가 세계로 나갈 수 있었다”며 “기록보다 더 큰 건 정신이었다. 포기하지 않는 마음이 지금까지 한국 마라톤을 움직이는 힘”이라고 말했다.<br><br>1989년 함기용은 대한육상경기연맹 전무로 선임되며 다시 마라톤계로 돌아왔다. 그가 연맹 전무로 있던 12년은 한국 마라톤의 황금기였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1996년 애틀란타 올림픽에서 이봉주가 은메달을 차지하며 세계 무대에 다시 태극기를 꽂았다.<br><br>하지만 이봉주 이후 한국 마라톤은 오랜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세계 기록은 2시간1분대까지 단축됐지만 한국 기록은 2000년 도쿄국제마라톤에서 이봉주가 세운 2시간7분20초에 머물러 있다.<br><br><div><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87/2025/11/14/0001154632_006_20251114000421820.jpg" alt="" /><em class="img_desc">◇제16회 함기용 세계제패기념 호반마라톤대회에서 시총을 맡은 고(故)의 생전 모습. 이날 그는 직접 출발 신호를 올리며 후배 러너들을 격려했다. 사진=강원일보 DB</em></span></div><br><br>이에 대해 함기용은 생전에도 안타까움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보스턴 마라톤 제패를 기념해 만들어진 춘천호반마라톤대회에 매년 참석하며 “체계적인 프로그램과 유망주 발굴에 힘써 제2, 제3의 스타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의 말에는 단순한 당부가 아닌 후배 세대에게 남긴 마지막 숙제가 담겨 있었다.<br><br>김건한 감독도 같은 아쉬움을 전했다. “요즘 학생들이 단거리나 기술 종목을 선호하고, 마라톤이나 중장거리는 기피하는 경향이 뚜렷하다”며 “그래서 더더욱 선배들의 정신을 이야기해준다”고 밝혔다.<br><br>최용수 도육상연맹 회장은 “마라톤은 결국 체력보다 정신이 앞서는 종목”이라며 “함기용, 황영조로 이어진 강원 육상 전통이 사라지지 않도록 학교와 연맹, 지자체가 함께 유망주를 키워야 한다”고 피력했다.<br><br><div><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87/2025/11/14/0001154632_007_20251114000422305.jpg" alt="" /><em class="img_desc">◇2016년 양정고 육상부 재창단식에 참석한 함기용의 모습. 그는 이날도 후배 선수들을 향한 따뜻한 격려와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사진=양정고 제공</em></span></div><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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