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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AI×인간 대담] "1분에 음악 2곡 '뚝딱'…AI, 혁명적 변화 가져와"(상)

온카뱅크관리자

2025-11-12 08:57:32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과학자·개발자·예술가가 말하는 현장의 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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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왼쪽부터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 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 김형석 작곡가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에서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과학자·철학자·예술가·개발자의 시각에서 AI가 인간의 연구와 창작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AI 시대 인간이 지녀야 할 가치를 논의했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1/12/dongascience/20251112085544793rszn.jpg" data-org-width="680" dmcf-mid="yFgOL3YCM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2/dongascience/20251112085544793rszn.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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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왼쪽부터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 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 김형석 작곡가가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동아일보 사옥에서 대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참석자들은 과학자·철학자·예술가·개발자의 시각에서 AI가 인간의 연구와 창작 방식을 어떻게 바꾸고 AI 시대 인간이 지녀야 할 가치를 논의했다. 동아사이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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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주] AI가 몰고 온 충격파가 사회 전반을 흔들고 있다. 주니어 개발자들은 전문 지식 없어도 AI에게 명령만으로 코딩을 할 수 있는 ‘바이브 코딩’의 등장으로 일자리를 잃고 있다. AI를 활용한 연구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오면서 과학계는 연구 방법론 자체를 재정의하고 있다. 음악 분야에서는 AI가 1분에 2곡씩 작곡하는 시대가 열리면서 평생 악기를 연마한 음악가들이 자신의 존재 이유를 다시 묻고 있다. AI는 인간을 대체할까, 확장할까. 과학자와 예술가, 개발자의 역할은 무엇으로 재정의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다음 세대를 어떻게 교육해야 할까. 동아사이언스는 지난 3일 동아일보 충정로 사옥에서 'AI 시대, 인간의 연구·창작·교육·가치를 다시 묻다'를 주제로 긴급 대담을 열었다. 사회는 물리학을 전공한 뒤 과학철학으로 전향해 과학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며 유네스코 과학기술윤리위원회 부의장을 맡고 있는 이상욱 한양대 철학과 교수가 맡았다. 패널로는 국제 단백질 구조 예측 대회(CASP) 심사위원이자 AI 신약개발 기업 갤럭스 대표인 석차옥 서울대 화학부 교수, 리눅스 스마트폰 개발자 출신으로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초대 학장을 역임한 이민석 국민대 소프트웨어융합대학 교수, 그리고 1400여 곡을 작곡하며 최근 옥스퍼드대 글로벌 아티스트로 선정된 김형석 작곡가가 참여했다.
 ● "물리 법칙은 쓸모없다"…과학·음악·소프트웨어, 혁명적 변화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어요. 혁명적이지요."
 석차옥 교수는 AI가 과학에 가져온 변화를 이렇게 단언했다. 작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AI ‘알파폴드(AlphaFold)’가 단백질의 3차원 구조 예측에서 기존 물리·화학 법칙의 한계를 뛰어넘은 결과를 냈기 때문이다.
 석 교수는 "단백질 구조를 자유 에너지 같은 물리 법칙으로 이론적으로 설명할 수는 있다"면서도 "실제 계산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분자가 너무 복잡하고 주변 환경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는 "현실적으로 효과를 얻고 산업에 적용하려는 수준에서는 이론은 도움이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알파폴드가 혁신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석 교수는 "답을 가르쳐준 게 아니라 AI가 스스로 원리를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모델의 구조와 학습 목표만 설계하면 AI가 생물학·화학적 원리를 익힌다는 것이다.
 석 교수는 "기존 방식은 우리가 알고 있는 원리에서 시작해 문제를 풀려 했지만 정확한 예측은 불가능했다"며 "AI는 실제 결과물을 보고 거기서부터 기술하는 방법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일부 분야에서는 이미 정량적으로 정확한 예측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현장의 변화는 더 직접적이다. 이민석 교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역사상 처음으로 개발자들을 해고했다"며 "여러 회사가 신입과 주니어를 해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AI가 단순하고 반복적인 일을 잘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어려운 일을 잘게 쪼개서 예전엔 주니어들에게 시켰는데 이제 그런 일을 AI가 한다"며 "시니어들은 AI가 하는 각각의 일들을 엮는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것도 결국 학습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상욱 교수가 '탈숙련' 문제를 제기했다. 초보 단계를 AI가 대체하면 중급·고급으로 올라갈 기회가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이민석 교수는 현장의 인식 변화를 소개하며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지금 업계에서는 코드를 '기술 부채'라고 본다"며 "예전엔 중요한 자산이었지만 이제는 문제를 발굴하고 정리하는 게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코딩 능력 자체가 핵심 역량이 아니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문제를 만들고 AI가 실행하게 하며 요구사항이 만족됐는지 검증하는 것까지가 사람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석 작곡가의 발언은 더 직설적이었다. "전문가의 시대는 끝난 것 같다"며 "이제 전국민이 작곡가"라고 말했다. 피아노를 치지 않아도 AI에게 말만 하면 곡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김 작곡가는 “저는 한 달 동안 사랑에 대해 밤새워 곡을 쓰는데 AI는 1분에 2곡씩 만든다"고 말했다. 30분이면 60곡이 나오고 그중 10곡이 자신이 쓴 것보다 낫다는 것이다.
 그는 포토샵을 예로 들었다. "포토샵은 이제 누구나 쓸 수 있다"며 "다섯 살짜리 아이도 포토샵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가치를 만들고 돈을 버는 건 '인생네컷'이라는 게 그의 지적이다. "포토샵 기술이 메인이 아니라 커뮤니티와 엔터테인먼트, 그 경험이 가치를 만든다"는 것이다.
 음악도 마찬가지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옛날엔 작곡이라는 기술로 생존했다면, 지금은 그 기술 자체만으로는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커뮤니티와 경험을 통해서 음악이 가치를 얻는다는 것이다. 
 케이팝도 예외가 아니다. 김 작곡가는 "유명한 아이돌이 생목소리로 노래한다고 상상해보라"며 "미디어 아트도 없고 조명도 없으면 솔직히 학예회 수준"이라고 말했다. 결국 아티스트를 보여주는 건 주변 장치와 편집이며 자신은 "결국 커뮤니티 시장"이라고 본다고 했다.
 그렇다면 AI 시대 예술가의 가치는 무엇일까? 김 작곡가는 "여러분이 좋아하는 곡은 각자 다 다를 것"이라며 "자기 추억과 스토리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결국 스토리가 더 진정한 가치가 되고 예술보다 예술가가 훨씬 중요해지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도구에 '를'이 아니라 AI '와'"…인간 역량 확장하는 동료
 이상욱 교수가 핵심 질문을 던졌다. "AI가 단순한 도구인가 아니면 그 이상인가?"
 석 교수는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라고 답했다. "과학을 하는 새로운 방식이고, 과학 연구를 하는 새로운 개념적 접근 방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AI 자체가 고정된 도구가 아니라 우리가 새롭게 만들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연구 방법론이 됐다"고 말했다.
 이민석 교수는 언어의 변화를 지적했다. "예전에는 다른 도구들은 '를', '을' 같은 단어를 썼는데 AI는 '와'를 쓴다"는 것이다. AI가 나와 같이 뭔가를 한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그는 "그게 이전 도구와 완전히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AI가 사람의 역량을 확장시킨다고 말했다. "소프트웨어가 특정 집단의 전유물이 아니게 됐다"며 "기획자나 디자이너도 이제 말만 하면 코드를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다 할 수 있는 가능성을 AI가 보여줬고 사람들이 자기의 새로운 역량을 발견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상욱 교수는 기술철학의 관점에서 정리했다. "기술철학에서 오랫동안 주장해온 게 '인간-기술 공진화' 개념"이라며 "사람이 도구를 사용하면서 사람이 바뀌고 그렇게 변화된 인간이 자신의 변화한 욕구를 반영해서 기술 설계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강화 기술' 개념도 소개했다. "사람이 기술을 활용하면 할 수 있는 일도 많아지고 인지 능력이나 협업 능력도 강화된다"며 "인공지능 개발은 인간 노동을 단순히 대체하는 것보다 인간 능력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석 교수가 덧붙였다. "과학 연구가 AI 도입으로 어떻게 바뀔지는 열려 있는 문제다"며 "과학자들이 훨씬 더 적극적으로 바람직한 방향으로 AI 개발과 활용을 탐색해 나가는 과정에서 공진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대담은 각 분야에서 AI가 가져온 변화를 점검하는 것으로 시작했지만 결국 'AI가 인간의 가능성을 어떻게 확장시키는가'로 흘러갔다. 세 분야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한 것은 AI를 단순한 도구로 보는 시각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이었다.
 [조가현 기자 gahy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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