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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디지털리스크, ESG가 답이다] ‘AI 프라이버시’ 화두로… 데이터 보호·활용 균형 찾아야

온카뱅크관리자

2025-11-11 18:37:30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산업계, 개인정보보호법 등 데이터 규제 완화 촉구 시민사회, AI보안위협 증대에 관리·감독 강화 요구 AI 경쟁·대전환 속 신뢰 기반 균형점 모색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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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이 세계를 휩쓸기 이전부터 온라인상의 개인정보와 민감정보 등의 보호는 디지털 시대의 화두 중 하나였다. 생성형AI 모델들이 본격적으로 일상과 업무현장에서 쓰이고 있고 에이전틱AI가 대세로 떠오른 요즘에는 AI프라이버시 문제에 대한 우려도 덩달아 커지고 현장의 디지털 리스크도 확대되는 추세다.
 반면, 나날이 달아오르는 글로벌 AI 경쟁의 한복판에 놓인 국내 AI 분야 기업들은 개인정보보호법 등 관련 규제에 대한 완화 필요성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이 앞서가는 사이 규제에 발목 잡히면 인터넷 시대 유럽의 전철을 밟을 것이란 우려다. AI 대전환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아울러 AI 데이터 보호와 활용 간 균형점을 찾아야할 때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21일 ‘AI 혁신과 개인정보 보호, 공존의 해법’이란 제목으로 현안분석 보고서를 내고 AI 개발 데이터 수요에 대응한 개인정보보호법 개편 방안을 논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이 지나치게 경직돼있어 AI 개발을 위한 데이터 활용에 어려움이 있다는 산업계와 실무·연구 현장의 지적에 따른 것이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7월 개최한 ‘AI 3대강국(G3)을 위한 데이터 규제혁신 현장 간담회’에서도 업스테이지·트웰브랩스·루닛 등 국내 주요 AI 스타트업들이 개인정보보호법과 저작권법 등 데이터 규제 완화를 촉구하고 나선 바 있다. AI의 경쟁력은 양질의 데이터에 기반하는데, 이를 구하는 일부터 쓰는 데까지 번번이 관련 규제에 가로막힌다고 성토했다.
 이와 달리 디지털정의네트워크(옛 진보넷) 등 시민사회는 AI 환경에서 개인정보 오남용 방지와 정보주체의 자기결정권 수호에 힘쓸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AI G3 도약’을 목표로 AI 도입·활용과 관련 산업 육성에 힘을 주면서 이를 소홀히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세계적으로 개인정보로 인정되는 이용자 행태정보에 대해 동의 없이 수집·공유하는 표적 광고 관행에 대해서도 차일피일 규제를 미뤄왔다고 지적한다.
 AI로 확산되는 프라이버시 관련 보안위협도 이런 우려를 키운다. 마이크로소프트(MS) ‘코파일럿+’ PC의 ‘리콜’ 기능이 최근 사례로 언급된다. 지난해 ‘MS 빌드 2024’ 컨퍼런스를 맞아 공개된 이 기능은 사용자가 PC에서 수행한 모든 작업 화면을 기록, 온디바이스 AI를 통해 그 내용을 탐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웹서핑 중 특정상품을 지나쳤다가 나중에 찾을 경우, 코파일럿에 색상이나 특징을 자연어로 입력하면 해당 웹페이지 화면을 찾아주는 식이다.
 하지만 기본탑재된 리콜 기능이 사용자 PC화면 스크린샷을 5초마다 찍어 저장한다는 점이 문제됐다. 해커가 침입에 성공하면 이런 스크린샷에 담긴 여러 개인정보·민감정보 유출로 이어지기 유출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MS는 이 기능 사용여부를 사용자 선택(옵트인)에 맡기기고 사용 시 신원확인 및 보안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개인정보위) 주최로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제47차 글로벌프라이버시총회(GPA)’ 기조연설에서 메레디스 휘태커 시그널테크놀로지재단 회장은 이 사례를 거론하며 “기업들은 편리한 삶을 약속하나, 그 이면에선 AI에이전트를 위해 규칙을 바꾸며 이용자 데이터를 더 깊이 들여다보고 있다”고 꼬집었다. “프라이버시 보호 없이는 혁신, 도전, 지식재산(IP)도 존재할 수 없다”는 게 그의 말이다.
 조직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직원이 무단 배포·운용하는 AI 도구 등을 뜻하는 ‘섀도 AI’도 정보유출 우려를 키우고 있다. IBM이 지난 8월 공개한 ‘2025 데이터 유출 비용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조직 중 5곳 중 1곳은 섀도AI로 인해 데이터 유출을 경험했고, 이를 탐지·관리하기 위한 정책을 보유한 조직은 37%에 불과했다. 섀도AI를 많이 사용하는 조직은 이를 사용하지 않거나 적게 사용하는 조직보다 평균 67만달러 더 높은 데이터 유출 비용을 기록했다.
 앞서 시스코는 지난 5월 ‘2025 사이버보안 준비 지수’ 보고서를 내놓고 한국기업 83%가 지난 1년 새 AI 관련 보안 사고를 경험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한국 기업 중 사이버보안에 IT예산의 10% 이상을 배정한 곳은 33%에 그쳤고, 97%는 보안인력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보호 전략을 재정비하지 않으면 AI 시대에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경고다.
 네이버, LG AI연구원 등 국내 주요 AI 기업들은 AI 안정성과 AI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을 일찍이 인지하고 이를 경쟁력으로 삼는 전략도 취하고 있다. 하지만 AI 스타트업들을 포함해 국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데이터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데는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돼있다. 관건은 보안과 안전을 충분히 확보할 수 있느냐다. 올해 통신·금융 부문을 중심으로 잇따른 해킹사고도 정부의 고민을 깊게 한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공개된 개인정보’의 처리에 관한 법적 기준이 분명하지 않아 활용에 한계가 있다. 개인정보 재이용 범위도 협소해 기업·기관 등이 기 보유 데이터 바탕으로 다양한 혁신을 시도할 가능성이 제한된다.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공개된 개인정보에 대해선 완화된 기준으로 합리적인 범위 내 활용을 보장하고, 개인정보 재이용 시 요구되는 안전조치 방식도 다양화해 유연한 대응을 가능케 할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AI 등 신기술로 변화하는 환경에 대응해 정보보호 기반을 다지고자 최근 ‘개인정보 안전관리 체계 강화 방안’을 마련하는 한편, 개인정보를 포함한 고품질 원본데이터를 AI 개발에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AI 특례’ 등 제도적 기반 구축도 추진하고 있다. 사후 규제 위주 대응에서 벗어나 ‘프라이버시 바이 디자인’(PbD) 등을 통한 사전 예방 체계를 갖추는 데 초점을 맞춘다.
 송경희 개인정보보호위원장은 지난 5일 가진 취임 이후 첫 정례브리핑에서 “AI 시대에 다양한 형태로 데이터 활용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신뢰를 유지하고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면서도 데이터 활용의 가치를 확대하는 게 도전적 과제”라며 “AI 시대에 필수인 신뢰를 기반으로 프라이버시가 지켜지는 AI를 개발·활용해야 AI G3 도약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밝혔다.
 팽동현 기자 dhp@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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