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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베트남 바둑 미래 만드는 K바둑 이강욱 사범 “최초 프로기사도 배출시켜야죠”

온카뱅크관리자

2025-10-27 12:07:00

<div style="display:box;border-left:solid 4px rgb(228, 228, 228);padding-left: 20px; padding-right: 20px;">2010년 바둑 세계화사업 지원 베트남에 K바둑 알리기 시작해 2010년 호찌민 바둑클럽서 교육 첫 제자들은 지금 선생님으로 성장 베트남 바둑 대중화 위해 맹활약 2023년 갑자기 지원금 끊겼지만 포기 하지 않고 천재 장비엔민 발굴 하꾸위안은 베트남 1인자로 우뚝</div>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10/27/0005579624_001_20251027120709089.jpg" alt="" /> 26일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막내린 제1회 신한은행 세계기선전 베트남 대표선발전에서 우승한 하꾸윈안(오른쪽)과 그를 지도한 이강욱 사범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조효성 기자“어렵게 프로기사가 됐는데 치열하게 승부를 겨루는 것이 내 적성에는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바로 지망생을 가르치는 교육 쪽으로 방향을 틀었죠. 지금은 베트남에서 아이들 가르치는데 베트남 최초로 프로기사 배출이 꿈입니다.” 선한 표정에 반듯한 복장, 어깨가방을 크로스로 맨 이강욱 사범이 오랜만에 환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의 옆에는 금색 트로피를 든 제자 하꾸윈난이 함께 있었다. 나란히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이 사범과 하꾸인안은 그동안 힘들게 훈련한 성과에 연신 “고생했어”, “감사합니다”를 반복했다. 현재 베트남 바둑 일인자인 19세 하꾸윈안과 13세 차세대 기대주 장비엔민을 키운 이 사범은 베트남 바둑의 핵심이다. 이 사범은 지난 2010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주관한 바둑 세계화 사업에 지원해 한국과 비슷하고 열정이 있는 베트남을 선택해 K바둑 전도사 생활을 시작했다. 사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이 사범은 “세계화 사업 지원금을 보니 유럽이나 선진국은 못 가는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선배들이 베트남은 한국과 비슷하고 한국 기업들도 많아서 후원받기 좋을 것이라는 조언을 듣고 결정했죠”라며 웃어 보였다. 2010년 K바둑 전파를 위해 이곳으로 온 이 사범은 바둑학원을 차리는 대신 바둑을 두는 사람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갔다. 당시 호찌민시에 바둑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베트남 바둑 클럽을 알게됐다. 당시 대학생이 주축이었고 이 사범은 일주일에 세 차례씩 방문에 2시간 가량 제대로 된 바둑을 알려주며 ‘바둑 전도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리고 15년이 지난 지금, 이들은 호찌민, 다낭 등 각 지역 바둑을 이끄는 팀장이자 지도자로 변신해 베트남 바둑 부흥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바둑을 시작한 이 사범은 이른바 ‘권갑룡 바둑 사단’ 출신이다. 이세돌 9단, 최철한 9단 등 국내 바둑을 주름잡은 고수들은 대부분 이곳을 거쳐 갔다. 아쉽게 이 사범은 어린 나이에 빛을 보지 못했다. 만 18세까지 가능한 연구생 생활 기간에 입단하지 못하고, 아마추어로 전환한 2004년 세계 아마추어선수권대회 우승으로 입단하게 됐다. 하지만 불과 1년만에 치열한 승부의 세계가 자신과 맞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 사범은 “경기에서 지면 동료들은 큰 충격을 받고 힘들어하는데 나는 큰 감흥이 없었어요”라고 돌아본 뒤 “자연스럽게 제가 배운 바둑도장에서 입단 지망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죠. 당시에는 대회가 있으면 참가하고, 시간이 나면 학생을 가르치는 이중생활을 했어요. 승부보다는 교육. 저는 길을 빨리 찾았어요”라고 떠올렸다. 가르침에 대한 열정, 그리고 베트남에서 K바둑을 알려야겠다는 마음은 금새 빛을 봤다. 베트남에 오자마나 베트남 바둑대회를 보고 월간 바둑에 기고했고 그 글을 본 회장님의 마음을 흔들었다. 그리곤 2011년 곧바로 LS전선 전국바둑대회가 열렸다. 베트남에서 처음으로 상금이 걸린 전국대회였다. 상금이 걸린 대회를 만들었으니 이젠 선수들의 수준을 끌어올릴 차례. 이 사범은 호찌민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베트남 바둑클럽에서 선수들을 지도하기 시작했다. 이 사범은 “그 당시 잘 두는 선수들은 3점에서 4점 정도로, 아마추어 4~5단 정도 수준이었다”고 설명한 뒤 “지금 그 선수들은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가 바둑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됐고, 이번 세계 기선전 베트남 대표 선발전에 학생들을 데리고 출전했다”며 뿌듯해했다. 하지만 타지에서 홀로 생활하는 것은 쉽지 않았다. 베트남 생활 5년만인 2015년 귀국을 결정했다. 그리고 2017년 결혼하고 이듬해 아이가 태어나는 등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편안할 줄 알았던 그의 마음 한쪽엔 하지 못한 숙제가 있는 듯 늘 불편했다. 이 사범은 “베트남에서 5년간 있으며 만들었던 것들이 열매를 맺지 못하고 온 것에 대해 아쉬움이 늘 느껴녔다”며 “매년 LS전선 전국대회 기간에는 베트남에 갔는데 그때 마다 사람들이 ‘다시 와달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내심 반갑고 뿌듯했다”며 웃었다. 이후 치밀하게 한 수 한 수 돌을 놓듯 아내를 설득했고 2019년 이 사범은 다시 베트남으로 돌아오는 데 성공했다. 본격적인 K바둑에는 별도의 공간이 필요했다. 현재 그는 한국 교민을 대상으로 공부방 형식으로 집에서 가르치다 작은 상가를 얻어 바둑 교실을 열고 운영 중이다. 이 사범은 “지난 2023년 갑자기 바둑 세계화 사업 지원금이 끊어졌고, 어떻게 해서든 생활을 해야 했다. 그래서 한국 교민 학생들을 중심으로 30명가량 바둑 교육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 뒤 “베트남 학생은 두세명 정도다. 이들과 지도대국하고, 문제 풀이, 한국 학생들과 온라인 대국, AI 프로그램 훈련 등을 진행한다. 특히 가장 발전 속도가 빠른 13세 장비엔민은 오전 9시 30분에 학원에 와서 저녁 7시까지 바둑 교육을 받는다. 바둑을 위해서 학교도 그만뒀다. 그래서 책임감도 더 크다”고 전했다. 장비엔민은 기선전 예선에서 성인들을 상대로 5승 1패로 만만치 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10/27/0005579624_002_20251027120709144.jpg" alt="" /> 베트남 바둑의 미래로 꼽히는 13세 장비엔민. 조효성 기자그의 제자 중 한명인 19세 하꾸윈엔은 베트남 바둑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2006년생인 하꾸윈안은 이 사범의 지도를 받으며 15세에 일본에서 한·중·일을 제외한 센코배 세계아마여류 선수권대회 우승 기록을 썼다. 특히 또 베트남 최대 규모대회인 한솔섬유배에서는 6년 연속 여자부 우승을 차지할 정도로 적수가 없다. 올해는 남녀 가리지 않고 벽을 넘고 있다. 먼저 지난 8월 세계대회인 삼성화재배 월드바둑 마스터스 통합예선 월드조에서 당당하게 1위를 차지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2013년 월드조가 신설된 이후 여성 선수가 본선 진출권을 따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그리고 올해 최고의 마침표를 찍었다. 우승상금 4억원이 걸린 세계 최대 규모 바둑대회인 세계 기선전 본선 출전권이 걸린 베트남 예선에서도 당당히 1위에 오르며 베트남 바둑 최강자임을 스스로 증명해냈다. 하꾸윈안은 지난 26일 호찌민시 퍼스트호텔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제1회 신한은행 세계 기선전 베트남 대표 선발전에서 트로피를 들고 이 사범에게 유창한 한국어로 “사범님 감사합니다”라고 인사를 전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09/2025/10/27/0005579624_003_20251027120709195.jpg" alt="" /> 베트남 바둑 1인자로 우뚝 선 19세 하꾸윈안. 한국기원우승상금 약 270만원이 걸린 이 대회는 베트남 바둑대회 사상 최고 상금 대회였다. 게다가 우승자는 32강 본선에 직행하고, 본선에 오르기만 해도 또 상금을 받는다. 부와 명예를 다 갖게 되는 대회다. 이 사범은 “앞서 LS전선, 한솔섬유, 그리고 이번에 신한은행과 매경미디어그룹까지 한국 기업에서 후원해주며 바둑 관심이 많이 올라갔다”며 “지금은 체스협회의 고위급도 바둑을 배우고 잘 두는 분도 많다. 바둑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분위기를 설명했다. 아끼는 제자의 우승. 잠시 환하게 웃은 이 사범은 다시 평온한 표정을 되찾았다. “지금처럼 좋은 선수 키워내면서, 베트남 최초의 프로기사를 배출하는 것이 꿈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 또는 일본에 가서 활동해야 한다”고 말한 이 사범은 “사실 하꾸윈안은 일본에서는 비공식적으로 연락이 온 적이 있었다. 하지만 한국에서 꼭 뛰고 싶다고 하더라”라며 웃어 보였다. 이어 “올해 초 영재입단대회에 출전했는데 예선 2회전에서 아쉽게 반집 패로 탈락했다. 그래도 한국에서 한 달가량 훈련하면서 많이 배우고 느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베트남 바둑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이다. “하꾸인안, 장비엔민 같은 선수들이 많다. 분명히 여기서도 천재 기사가 나올 수 있다. 인구도 많고 체스 같은 두뇌스포츠에 대한 이해도가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한 이 사범은 “언제까지 베트남에서 바둑 교육을 하겠다는 한계는 두고 있지 않다. 이곳에 체류하는 데 큰 이상이 없는 한, 계속 베트남에 K바둑을 전파하며 발전시킬 계획이다”라며 다시 한번 강조했다. 호찌민(베트남)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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