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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막장으로 간 울산, 외국인 감독이 필요한 시점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5
2025-10-26 04:00:00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10/26/0000053130_001_20251026040009356.gif" alt="" /><em class="img_desc">울산 HD현대와 전북현대의 경기에 앞서 울산현대 팬클럽의 응원전이 펼쳐지고 있다. photo 뉴시스</em></span></div><br><br>울산 HD는 한국 프로축구를 이끌어가는 명문 구단이다. K리그1 우승 5회, 코리아컵 우승 1회, 리그컵(폐지) 우승 5회 등의 이력은 울산의 이름을 더 빛낸다. 울산은 K리그1에만 머물지 않는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선 두 차례나 무패 우승을 달성한 팀이다.<br><br>울산은 지난해 창단 첫 K리그1 3연패를 달성하며 '새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 그 시작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선 김영권, 이청용, 조현우 등 베테랑이 건재한 가운데 이희균, 강상우, 윤종규, 서명관 등 알짜배기 선수가 새롭게 합류했다. 브라질 공격수 에릭, 베네수엘라 국가대표 출신 라카바 등도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울산의 눈은 K리그1 4연패를 넘어서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향했던 게 사실이다.<br><br><strong>클린스만을 떠올린 울산의 감독 선임 과정</strong><br><br>2025시즌 말미를 향하는 가운데 울산의 현실은 절망적이다. 울산의 K리그1 4연패가 일찌감치 좌절됐다. 울산은 올 시즌 K리그1 파이널 B에서 잔류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한국에서 유일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던 클럽 월드컵에선 세계와의 큰 격차만 확인했다. 울산은 올 시즌 초부터 흔들렸다. 부진이 깊어지면서 홍명보 감독(현 국가대표팀)의 후임으로 김판곤 감독을 다시 선임했으나, 그는 8월 팀을 떠났다. 경질이었다. 울산은 대한민국과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을 역임한 신태용 감독을 소방수로 선택했다. 울산은 이 과정에서 곪아있던 심각한 문제를 드러냈다.<br><br>세상이 바뀌었다. 지도자만 선수를 평가하지 않는다. 선수도 지도자를 평가한다. 박지성, 이영표가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유럽 진출의 물꼬를 트면서 유럽에서 뛰는 한국 선수가 흔해졌다. 당장 K리그에만 해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독일 분데스리가 등 유럽 빅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있다. 어린 선수들은 국가대표팀과 유럽 빅리그에서 경험을 쌓은 선수를 세세히 살핀다. 훈련 준비를 비롯한 생활 전체를 바라보며 성장의 동력으로 만들고자 한다. 이 과정에서 유럽의 선진 문화가 K리그에 녹아들기도 한다.<br><br>현장에서 만나는 선수들의 얘기를 종합하면, 감독과 선수는 더 이상 수직적인 관계가 아니다. 지도자와 선수는 서로에 대한 배려와 존중 없인 함께 나아갈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월드컵을 뛰었던 국가대표 출신 A 씨는 "과거 윗사람의 말은 곧 법이었다. 우린 아스팔트든 운동장 트랙이든 뛰라면 뛰었다. 그게 어떤 목적을 위한 훈련인지 생각할 수 없었다. 지도자가 하라고 하니까 거부할 수 없었다. 그 시절 무리한 훈련으로 무릎이 망가지고 선수 생활을 일찍 마친 이가 정말 많다. 지금은 아니다.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이 훈련을 왜 해야 하는지 설명하고 이해시켜야 한다. 선수들은 이해해야 따른다. 물론 한국은 여전히 수직적인 문화가 남아있다. 다만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놀라울 정도로 달라진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br><br>취재에 따르면, 신태용 감독은 정상적인 시스템을 거쳐서 울산 감독으로 선임된 게 아니었다. 신태용 감독은 한국 축구계를 혼란의 소용돌이로 빠뜨렸던 위르겐 클린스만 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과 아주 유사한 방식으로 울산 지휘봉을 잡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한국 대표팀에서 일으킨 모든 문제가 과거 독일·미국 대표팀 등을 이끌었을 때부터 드러났듯이 신태용 감독도 그랬다. 애초 여러 우려가 있었지만, 보이지 않는 힘이 우려와 시스템을 뭉갰다.<br><br>신태용 감독이 K리그로 돌아온 건 2012년 이후 무려 13년 만이었다. 그는 과거의 지도자였다. 더 정확히 말하면 변한 게 없었다. 신태용 감독은 K리그와 한국 축구의 발전을 외면한 채 자신의 방식을 고집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그러했듯이 우려했던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다. 지난 10월 1일 상하이 선화와의 2025~2026시즌 ACLE 리그 스테이지 2차전에서 1 대 1 무승부를 기록한 뒤엔 '선수단 물갈이' 실언까지 했다. 지도자는 결과로 말한다. 자신의 지도 방식과 철학이 옳았다면, 결과로 말했어야 한다. 그런데 축구 수준이 높은 곳일수록 과정과 성적은 비례한다. 신태용 감독은 울산 지휘봉을 잡고 치른 K리그1 8경기에서 1승 3무 4패를 기록했다. 데뷔전 딱 한 번 이겼다. 그 뒤로 7경기 무승이었다.<br><br><strong>전례 찾기 힘든 폭로와 기싸움</strong><br><br>울산이 신태용 감독을 부임 65일 만에 경질했다. 축구계에 전례가 없는 폭로전과 기싸움이 이어진다. 신태용 감독은 울산을 떠난 뒤 몇몇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바지 감독이었다"며 구단과 선수단을 공개 비판했다. 신태용 감독의 발언을 정리하면, '나는 피해자'다. 신태용 감독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다 한 뒤에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팬들에게 전하는 사과의 글을 올렸다.<br><br>대한민국 축구 레전드 허정무 전 국가대표팀 감독은 "신태용 감독의 속사정을 명확하게 아는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서 "감독은 팀의 수장이다. 선수단을 이끄는 책임자란 얘기다. 감독은 말 한마디도 신중해야 한다. 자기가 내뱉은 말은 반드시 책임져야 하는 게 감독이다. 아무 말이나 내뱉어놓고 나 몰라라 하면 안 된다. 신태용 감독의 인터뷰를 봤다. 자기 얼굴에 침 뱉기밖에 안 되는 것 아닌가 싶었다. 신태용 감독도 속사정이 있겠지만, '이건 아니다' 싶은 생각이 많이 들더라. 왜 난장판을 만드는가. 시궁창도 아니고. 이래선 안 된다. 서로 존중해야 한다.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 한다"고 했다. <br><br>이청용은 지난 10월 18일 광주 FC전에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뜨린 뒤 골프 세리머니를 하면서 신태용 감독을 저격하는 듯한 인상을 남겼다. 골프는 신태용 감독이 구단과 선수단의 신뢰를 잃은 요인 중 하나로 전해진다. 이청용은 말을 아꼈다. 당장 하고 싶은 말이 많은 듯하지만, "K리그1 잔류를 확정한 뒤 모든 것을 밝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만 했다. 울산은 마음에 큰 상처를 입은 선수단을 안정시키고 이해시키는 데 애를 쓴 것으로 알려진다.<br><br>단 이청용의 골 세리머니는 비판을 피하긴 어렵다. 당장 신태용 감독의 주장을 반박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을 순 있겠지만, 이청용은 울산을 넘어 한국 축구의 중심에 선 레전드다. 허정무 전 감독은 "이청용의 골 세리머니를 비판하고 싶진 않다"면서 "그건 선수의 자유"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다만 이청용은 한국 축구를 이끌어왔고 앞으로도 이끌어갈 인물이다. 그는 평범한 선수가 아니다. 골 세리머니의 시기가 적절했느냐는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조금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고언했다.<br><br><strong>울산 최초의 외국인 감독이 필요한 시점</strong><br><br>울산은 당장 급한 불을 꺼야 한다. K리그1에 살아남아야 한다. 울산 구단과 선수들이 신태용 감독의 폭로에 할 말은 많지만, 말을 아끼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등은 K리그를 선도하는 구단에 있어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울산의 축구는 올해로 끝나지 않는다. 구단 정상화 작업에도 온 신경을 기울여야 한다. 구단이 나아가야 할 명확한 방향과 계획이 필요하다.<br><br>울산은 전북 현대의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 전북은 지난해 창단 첫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하는 굴욕을 맛봤다. K리그1 최다 우승 팀의 자존심에 심각한 금이 갔다. 전북은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시스템부터 정비했다. 전북 이도현 단장은 구체적인 방향과 목표를 설정하고 팀을 이끌 새 수장을 찾았다. K리그1 정상급 내국인 감독들은 물론 외국인 감독까지 살폈다. 그렇게 인연을 맺은 게 EPL 출신 거스 포옛 감독이다.<br><br>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전북은 올 시즌 K리그1 조기 우승을 확정했다. 불과 1년 전 승강 플레이오프를 경험했던 팀이라고 보기 힘든 경기력을 시즌 내내 이어가면서 통산 10번째 우승을 달성했다. 전북은 오는 12월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코리아컵 결승전 광주와의 맞대결에서 또 하나의 우승에 도전한다. 포옛 감독은 팀 내 명확한 체계를 구축하고, 선수단을 이끌었다. 스타급 선수가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일이 빈번했지만, 아무도 토를 달 수 없었다. 포옛 감독이 팀을 끈끈하게 만든 데다가 결과로 하나하나 증명한 까닭이다.<br><br>외국인 감독을 선임한다는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과거 외국인 감독을 선임한 적 있는 B 구단 고위 관계자는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려면 제대로 뽑아야 한다"며 "문제는 유럽 빅리그에서 경쟁력을 증명했던 감독의 경우 비용이 너무 비싸다"고 말했다. 이어 "이름값 있는 감독은 사단을 꾸린다. 여기에 선수 파악, 새로운 리그와 문화 등에 적응할 시간도 필요하다. 외국인 감독의 성향에 따라서 일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이 또한 부담이다. 매해 성적에 따라서 휘청일 수밖에 없는 한국의 현실에서 외국인 감독을 선임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있다"고 했다.<br><br>그러나 비용이 많이 드는 데는 이유가 있다. 좋은 외국인 감독은 단순히 한 해의 성적만 보장하지 않는다. 새로운 시각과 방식으로 팀과 선수의 발전을 넘어 리그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곤 한다. 대전하나시티즌을 창단 첫 파이널 A로 이끈 황선홍 감독은 히딩크 감독을 가장 존경한다. 그는 "한국 축구 역사를 히딩크 감독 전·후로 나눈다"며 "선수를 대하는 자세, 전술, 체력 훈련 등 모든 게 달랐다"고 말했다. K리그 최고의 전술가로 평가받는 광주 이정효 감독은 존경하는 지도자로 넷을 꼽는다. 이 가운데 셋이 외국인 지도자다. 이정효 감독은 "선수 생활할 때 감독이 열세 번 바뀌었다. 나는 고(故) 이안 포터필드, 안드레 에글리 두 감독님 영향을 많이 받았다. 지난 시즌까지 울산에 몸담았던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 장외룡 감독님에게도 많은 걸 보고 배웠다"고 했다. 한국과 일본에서 '올해의 지도자상'을 받은 유일한 인물인 인천 유나이티드 윤정환 감독에게 '자신의 축구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지도자'를 물으면 큰 고민 없이 답한다. 발레리 니폼니시다.<br><br>K리그는 대단히 폐쇄적인 리그다. 1983년 출범한 K리그에 몸담았던 외국인 감독은 30명에 불과하다. 올 시즌 K리그(1·2) 26개 구단 가운데 외국인 감독은 전북 포옛 감독 1명뿐이다. 울산은 그런 K리그에서 가장 보수적인 팀이다. 울산 역사에 외국인 감독은 단 한 명도 없다. 울산이 자신들의 이름에 걸맞은 구단 최초의 외국인 감독을 선임할 때가 됐다. 울산은 K리그를 선도해야 할 리딩 클럽이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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