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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AI의 골든룰] AI 전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온카뱅크관리자

2025-10-20 15:47:35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AI 전환, 금융의 경쟁력을 가르는 분기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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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장현 BCG 코리아 파트너. /BCG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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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은 본질적으로 데이터 중심 산업이다. 거래 기록, 고객 프로필, 리스크 요인, 시장 시계열 등 방대한 데이터가 매 순간 생성된다. 이러한 데이터 활용이 곧 금융의 경쟁력을 결정해왔다. 그러나 지금의 변화는 과거와는 차원이 다르다. 인공지능(AI)은 더 이상 보조적 분석 도구가 아니라, 금융산업의 근본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전략적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최근 국내 금융 시장에서도 이러한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인공지능 기본법’ 제정과 함께 2030년까지 GPU 20만장 확보 및 국가 AI 인프라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 개정과 AI 의사결정 투명성 기준 마련 등 제도적 기반을 속속 정비하고 있다. 이는 금융 산업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신뢰성과 설명 가능성 중심의 AI 내재화로 나아가야 함을 의미한다.
 이미 금융권 곳곳에서 변화의 조짐이 뚜렷하다. 현장에서 만나는 금융사들은 AI를 단순한 혁신 도구가 아닌 중장기 성장 전략의 핵심 어젠다로 보고 있다. 리스크 관리, 규제 준수, 고객 신뢰 확보 등 금융의 본질적 과제들이 AI를 통해 재정의되고 있다. 정부의 인프라 투자와 규제 정비, 민간의 기술 혁신이 맞물리며 금융 산업의 경쟁력은 ‘얼마나 빠르게 AI를 도입하느냐’보다 ‘얼마나 체계적으로 전략화하느냐’로 이동 중이다.
 ◇AI로 비즈니스 구조를 재편하는 대형 금융사
 글로벌 대형 금융기관들은 이미 AI를 조직의 핵심 축으로 재편하고 있다. JP모건체이스는 2025년까지 약 180억달러의 기술 투자를 집행해, 인공지능 기반 업무 자동화와 에이전트형 AI를 450개 이상 개발했다. 이를 통해 인건비의 20~40% 절감과 수익성 10%포인트 개선이라는 구체적 목표를 세웠다. 단순 일부 영역의 효율화가 아니라, 비즈니스 프로세스 전체를 재설계하고 최적화한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초기 AI 도입 단계부터 발 빠르게 방향을 전환했다. 수많은 개별 프로젝트를 동시에 추진하는 대신, 전략적 우선순위가 높은 영역에 집중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AI를 위한 AI’가 아니라, ‘전략 실행을 위한 AI’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이 과정에서 가장 큰 과제는 전통적(레거시) IT 구조다. 금융기관들은 전통적으로 대규모 인력 중심의 IT 운영 체계를 유지해왔다. 복잡한 계정 시스템과 규제 대응 프로세스가 얽히면서, 새로운 기술을 도입할수록 비용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발 빠르게 AI를 적용하는 기업들은 과감한 현대화로 이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HSBC는 단계적 비용 절감 프로그램과 병행해 연간 약 60억달러 수준의 기술 투자를 확대했다. ING는 IT 현대화와 조직 재설계를 동시에 추진해 절감된 비용을 AI 투자로 전환하는 구조를 마련했다.
 국내 금융사들도 이러한 레거시 IT의 한계를 인식하고 있지만, 안정성과 신뢰성을 중시하는 기존 IT 관점에서 벗어난 본격적인 혁신에는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AI 혁신과 IT 운영을 분리하는 이원적 방식이 아니라, 전사적 기술 전략(Tech Strategy) 관점에서 AI 도입과 IT 현대화를 통합적으로 설계하는 정교한 접근이 필요하다. 이런 접근은 단순한 절감이 아니라, 혁신을 위한 재원을 스스로 마련하는 전략으로 작동한다. BCG가 제시한 ‘여정에 투자하는 선순환 전략(Funding the Journey)’이 그 대표적 사례다.
 ◇AI 퍼스트로 성장 공식을 바꾸는 중소형 금융사
 모든 금융회사가 JP모건처럼 대규모 투자를 감행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소형 금융기관에도 기회는 있다. 핵심은 AI를 보조 도구로 보는 관점을 넘어, AI가 중심이 되는 ‘AI 퍼스트’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사람이 AI를 활용하는(Human with AI)’ 수준을 넘어, ‘AI가 업무를 수행하고 사람이 이를 감독하는(AI with Human)’ 방식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스웨덴의 핀테크 기업 ‘클라르나(Klarna)’는 고객 응대 전 과정을 AI로 전환해 직원 1인당 매출을 70% 이상 높였다. 대규모 자본 투입 없이도 AI 중심 운영 모델을 통해 고효율 구조를 만든 것이다. 또 클라르나는 상품 중개 및 거래 플랫폼 모델을 결합해, 자본을 많이 투입하지 않고도 수수료 중심의 수익 구조를 확립했다.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 혁신은 AI 기술을 통한 상품 소싱과 수요 매칭 역량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국내에서도 변화의 흐름이 뚜렷하다. 대형 금융사나 인터넷전문은행이 주도하던 전통적 디지털 혁신과 달리, 중소형 특화 증권사·보험사·지방은행 등에서 AI 혁신에 대한 관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기존 인력과 자본의 한계로 성장 제약을 받았던 중소형 금융사들이 AI를 활용해 생산성과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려는 전략적 시도가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흐름은 중소형 금융사들에게 ‘작지만 빠른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AI가 단순 자동화 도구가 아니라,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는 성장 엔진이 되는 것이다
 ◇국내 금융사의 AI 전환을 위한 3대 과제
 AI를 통한 전환은 모든 금융사에 동일한 과제를 던진다. 첫째, 전략적 로드맵의 설계다. 단발성 PoC(개념 검증)를 넘어 전사적 확장이 가능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AI를 어디에, 어떤 단계로 도입할지 명확히 정의하지 못하면 실행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 기술 투자 전략의 정교화다. 새로운 AI 기술 스택 도입과 레거시 시스템 현대화를 병행해야 한다. 무분별한 투자는 오히려 비용만 증가시킨다. 절감된 비용을 혁신 재원으로 전환하는 선순환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셋째, 역량 확보와 조직 변화다. AI 도입은 단순한 기술 적용이 아니라 역할 전환을 의미한다. 직원 재교육, 조직 구조 개편, 변화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하며, 외부 기술 기업과의 협업 생태계 구축도 필수적이다. 결국 AI 전환의 성패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과 조직의 변화 수용성에 달려 있다. 금융의 미래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니라 함께 설계하는 것이다.
 금융 산업에서 AI는 이제 실험이 아니라 생존 전략이다. 금융은 철저한 규제 산업이다. AI 전환에는 데이터 보호, 의사 결정의 투명성, 윤리적 책임 등 복잡한 과제가 뒤따른다. 하지만 동시에 금융은 그 어느 산업보다 데이터 기반의 의사 결정이 정교하게 이루어지는 산업이다. 이 특성이야말로 AI 전환의 가장 강력한 토대가 된다.
 지금의 패러다임 전환기를 제대로 준비한다면, 금융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산업 경쟁력과 소비자 혜택을 동시에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AI는 금융의 본질을 바꾸는 기술이 아니라, 신뢰와 효율, 그리고 인간 중심의 금융으로 나아가는 길이다. AI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금융사만이 복잡한 규제의 벽을 넘어, 완전히 새로운 성장의 공식을 써 내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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