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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엔믹스·JYP, K-팝 式 '사랑의 블랙홀'…그건 용기였네

온카뱅크관리자

2025-10-19 11:25:1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첫 정규음반 '블루 밸런타인(Blue Valentine)' 리뷰 믹스팝인 데뷔곡 'O.O', 오리지널 두 트랙도 배치…정체성 공고히 '스피닌 온 잇'·'어도어 유' 수작 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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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서울=뉴시스] 엔믹스.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10.19.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19/newsis/20251019112518510kzgk.jpg" data-org-width="720" dmcf-mid="PKv9Ic4qXc"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19/newsis/20251019112518510kzgk.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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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엔믹스.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10.19.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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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얼음 속 불꽃은 식어도 타오르고, 걸그룹 '엔믹스(NMIXX)'는 그걸 향해 아무 겁도 없이 손을 뻗어버린다. 붉고 푸른 사랑이란 '타박상(bruise)'에 가까운데 그 원인은 '너'라서 낫지 않길 바라는 아이러니. 사랑하기 때문에 상처를 받는 상황이 반복된다.
 엔믹스가 데뷔 3년8개월 만에 발매한 첫 정규음반 '블루 밸런타인(Blue Valentine)'은 K-팝 식(式) '사랑의 블랙홀'이다. 영화 '사랑의 블랙홀'(1992·Groundhog Day)은 매일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하루에 갇혀 사는 기상예보관의 이야기인데, 그는 삶의 의미를 깨닫고 감격의 다음 날을 맞이하게 된다. 
 "롤러코스터(Rollercoaster)처럼 / 우린 정신없이 흔들려도 / 돌아갈 걸"('블루 밸런타인')을 아는 엔믹스 멤버들은 "계속 넘어지고 상대가 계속 차가워져도" 다시 그곳을 향해 뛰어든다. 
 전작들인 '에프이쓰리오포(Fe3O4)' 3부작에서 배를 타고 항해를 하던 이들은 길을 잃지만 오히려 방향을 선회해 우주로 유영해 나아간다. 그곳에서도 길을 찾는 것이 요령부득이지만 더 단단해진 엔믹스 멤버들은 당황하지 않는다. 
 그로테스크한 반복과 분절, 변주 그리고 빛나는 청춘을 모두 녹여낸 유광굉 감독의 타이틀곡 '블루 밸런타인' 뮤직비디오의 마지막 부분에서 우주를 자유롭게 떠도는 멤버들이 이 특질을 대변한다. 삶을 살게 했으나 동시에 억누른 현실적 중력으로부터 벗어나 공중부양하는 엔믹스에게 우주는 새로 찾은 음악적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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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엔믹스.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10.19.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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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엔믹스의 정체성인 '믹스팝'을 얘기해야만 한다. 스토킹 지아(Stalking Gia)과 JYP 퍼블리싱 작곡가인 캐스(Kass) 등이 공동 작곡하고 싱어송라이터 밀레나(Milena), J14(Full8loom), 유라(Youra)(Full8loom), 문설리 등이 공동 작사한 '블루 밸런타인'은 역동적인 BPM 변화에 붐뱁 리듬, 밴드 사운드 등이 교차한 말 그대로 믹스팝인데 멜로디컬한 후렴구는 요즘 K-팝에서 듣기 힘든 '노래라는 물성의 감흥'까지 안겨준다. 청량, 아련 등의 분위기도 다 녹여낸 높은 완성도의 곡이다. 입소문을 타며 각종 차트에서 역주행, 19일 0시 기준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 멜론 톱100 9위까지 찍었다. 
 아울러 12개 트랙이 실린 앨범 마지막 두 트랙은 엔믹스의 원형질을 공고히 한다. 엔믹스의 데뷔곡 'O.O'에 믹스 된 두 개의 오리지널 트랙을 각각 배치한 것이다. 'O.O 파트 1(Baila)'은 바일리 펑크(Baile Funk·브라질 식 힙합) 장르 기반의 댄서블한 리듬이 돋보이는 곡이고, 'O.O 파트 2(Superhero)'는 틴 에이지 팝 록(Teenage Pop Rock) 장르의 곡이다. 이 두 곡이 활기차게 섞이면서, 긴 항해를 떠나는 멤버들의 당당한 태도를 표상해 지금도 회자되는 데뷔곡이 됐다. 
 이런 실험과 대중성의 균형점 찾기의 흔적은 이번 앨범 다른 수록곡들에도 남겨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곡은 엔믹스 멤버 릴리가 작사에 참여한 하이퍼 팝 풍의 '리얼리티 허츠(Reality Hurts)'다. 당돌한 비트에 비선형적인 보컬과 랩이 교차되며 빚어내는 긴장감이 일품이다. 
 이번 앨범에서 가장 특기할 만한 트랙은 '스피닌 온 잇(SPINNIN' ON IT)'이다. 이우민(collapsedone), 신시아(c'sa·신은지), 스웨덴 출신 프레드릭 '프레드로' 오데스조(Fredrik 'Fredro' Odesjo) 등이 공동 작곡한 이 노래는 베이스 리프, 몰아치는 드럼, R&amp;B 스타일의 보컬과 멤버들의 합창 등의 조화가 돋보이는 얼터너티브 팝이다. 3!(lalala studio) 등이 작사한 혼란과 연대의 노랫말 분위기가 멜로디와 리듬에 긴밀하게 녹아들어갔다. 팝적인 세련됨이 일품으로 K-팝의 수준을 높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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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서울=뉴시스] 엔믹스. (사진 = 유튜브 캡처) 2025.10.19.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19/newsis/20251019112518808clst.jpg" data-org-width="719" dmcf-mid="xdG8vrx2X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19/newsis/20251019112518808clst.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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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엔믹스. (사진 = 유튜브 캡처) 2025.10.19. photo@newsis.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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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밀라 베이락(Kamilla Bayrak) 등이 공동 작곡한 '어도어 유(ADORE U)'도 역시 특기해야 한다. 아련하고 청량한 밴드 사운드가 일품으로, 내달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엔믹스 첫 콘서트에서 가장 라이브가 기대되는 곡 중 하나다. 
 이와 함께 상파울루 스타일을 기반 삼은 '피닉스(Phoenix)', 라틴 팝과 힙합을 믹스한 '리코(RICO)', 복합적인 감정을 다룬 가사를 다양한 사운드의 스타일로 풀어낸 '셰이프 오브 유(Shape of Love)' 등 그냥 쉽게 넘어갈 트랙이 하나도 없다. 
 앞서 '에프이쓰리오포(Fe3O4)' 3부작이 엔믹스가 표방해온 믹스팝의 완성형이라고 단언했는데,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 프로듀서의 믿음 아래 엔믹스를 담당해온 JYP 4본부인 '스쿼드(SQU4D)'의 이지영 본부장과 멤버들의 뚝심은 또 한 번 도약했다. 
 이번 앨범 발매 전에 웹툰 '정년이' 나몬 작가, 만화 '다정다감' 박은아 작가, 만화 '연옥당'의 산호 작가 등과 함께 선보인 웹툰을 통해 '믹스토피아' 등 엔믹스의 세계관, 멤버들의 캐릭터를 풀어낸 점도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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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시스] 엔믹스. (사진 =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2025.10.1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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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팝의 형식주의는 이처럼 다양한 장르와 콘텐츠의 창조적 혼종이 주는 활력과 동의어다. 이 과정에서 음악이라는 기본에 대한 심사숙고의 흔적이 보이지 않은 경우도 왕왕 있는데 자타공인 '육각형 걸그룹' 엔믹스는 자신들에게 주어진 콘셉트에 도달하기 위한 모범답안의 실력과 인성 그리고 콘셉트 소화 능력을 보여준다. 
 믹스팝이라는 다소 난해한, '미묘한 회식지대'라는 블랙홀을 통과한 멤버들은 그 만큼 한층 성장했다. 릴리의 안정된 라이브 실력은 가창을 뽐내는 것이 아닌, 곡의 드라마틱한 지점이 무엇인지 찾게 해주는 마천루다. 해원이 주는 안정감은 엔믹스의 세계관의 바탕이 되고, 탁월한 자신의 외모에 압도당하지 않는 현명함을 갖고 있는 설윤은 엔믹스 풍경의 해답이 된다. 배이는 유리창 너머의 정경을 선사하며 팀에 독특한 리듬감을 선사한다. 지우의 꽃다발 같은 외모와 분위기는 환기란 무엇인지 증명한다. 규진의 나선을 그리며 비상하는 날카로운 개성은 팀에 환각성을 부여한다. 그렇게 엔믹스 멤버들은 저마다 팀의 보조 형용사가 아닌, 팀을 움직이는 동사들이 된다. 
 엔믹스와 이번 앨범 '블루 밸런타인'은 무엇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건, 객관적 정보가 아니라 설명이 되지 않는 감각과 생각이라는 걸 증거한다. 형식주의 안에선 다양한 요소를 쪼개고 구분하는 통과의례를 거칠 수밖에 없지만 그 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진심이라는 걸 엔믹스는 알려준다. 파란 불꽃이 우리를 얼어붙게 하고 상처를 안겨도 계속 다가갈 수 있는 용기. 그것은 하릴 없는 반복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 안에선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언제가 큰 변곡점으로 수렴된다. 입김은 뜨거운 불꽃을 식게 하지만, 차가운 것도 동시에 녹인다. 엔믹스의 입에서 나오는 노래가 어느 때보다 따뜻하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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