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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김종석의 그라운드] 사촌을 넘고 역사를 쓰다. 204위 바쳬로 상하이 기적 완성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4
2025-10-13 05:35:00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 예선 대기자에서 챔피언까지, 9경기 가운데 7경기 역전승<br>- 4강에서 조코비치 완파…사상 최저 랭킹 우승자 탄생<br>- 사촌 형제의 결승전, 모두가 승자였던 하루<br>- 모나코 테니스의 새 역사 창조</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13/0000011751_001_20251013053508995.png" alt="" /><em class="img_desc">상하이 ATP 마스터스에서 깜짝 우승한 바쳬로(오른쪽)와 준우승한 사촌 형 린더크네쉬, 사촌 형제의 대결이라 마치 둘 다 승자라는 듯 모두 엄지를 세우고 있다. 올림픽 닷컴</em></span></div><br><br>상하이에서 믿기 힘든 드라마가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렸습니다.<br><br> 세계 랭킹 204위, 예선 대기 선수였던 발렌티 바쳬로(27·모나코)가 남자프로테니스(ATP) 마스터스 1000 정상에 올랐습니다. 단 하나의 트로피를 놓고 가족과 맞붙은 결승전은 승패를 떠나 진한 감동을 전했습니다.<br><br> 세계 랭킹 204위에 불과한 바쳬로는 12일(현지 시각)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결승에서 세계 50위인 사촌 형 아르투르 린더크네쉬(30·프랑스)를 꺾고 2시간 11분 만에 2-1(4-6, 6-3, 6-3)로 눌렀습니다.<br><br>  이로써 바쳬로는 ATP 투어 단식 타이틀을 차지한 최초의 모나코 선수가 됐습니다. 또 1990년 이후 역대 ATP 마스터스 1000 대회 우승자 가운데 가장 낮은 랭킹으로 정상에 올랐습니다. <br><br>  이번 우승으로 바쳬로는 다음 주 세계 랭킹에서 164계단 상승한 40위까지 점프할 전망입니다. 린더크네쉬 역시 40위 대 초반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입니다.<br><br>  경기 후 바쳬로는 "울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방금 일어난 일이 믿기지 않아요.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전혀 모르겠어요. 꿈도 꾸지 않고, 정말 미칠 것 같아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지난 2주 동안 내가 보여준 경기력에 대만족해요. 수상자가 두 명이면 좋겠지만 안타깝게 한 명뿐이네요, 그 사람이 저라서 정말 행복합니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br><br>  린더크네쉬는 "저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부었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그게 중요할 뿐이고, 코트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즐거웠습니다. 우리 가족의 승리다. 오늘은 모두가 승자다"라고 소감을 밝혔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13/0000011751_002_20251013053509066.png" alt="" /><em class="img_desc">미국 텍사스 A&M대학 시절 바쳬로와 린더크네쉬. A&M대학</em></span></div><br><br>두 사촌 형제는 2018년을 전후로 미국 텍사스 A&M대학 테니스부에서 두 시즌 동안 한솥밥을 먹어가며 스타의 꿈을 키웠습니다. 하지만 대학 졸업 후 린더크네쉬는 세계 랭킹 50위를 넘나드는 실력파 선수로 성장했지만, 바쳬로는 자신의 세계 최고 랭킹이 110위에 머물 정도로 정상급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br><br>  이번 대회도 린더크네쉬는 본선에 자동 출전했지만, 바쳬로는 예선조차 바로 나설 수 없는 대기 선수 신분이었다가 빈자리가 생겨 겨우 코트를 밟을 수 있었습니다.<br><br>  두 사촌 모두 인상적인 경기력을 발휘했습니다. 바쳬로는 4강전에서 이 대회에서만 4차례 우승한 살아 있는 전설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완파했습니다. 린더크네쉬 역시 4강전에서 전 세계 랭킹 1위 다니 메드베데프를 꺾었습니다. <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13/0000011751_003_20251013053509128.png" alt="" /><em class="img_desc">결승에 앞서 기념사진을 찍은 바쳬로와 린더크네쉬. ATP</em></span></div><br><br>바쳬로는 예선을 포함해 이번 대회 9게임을 치르는 동안 이날 결승을 포함해 7차례나 역전승을 거두는 매서운 뒷심을 발휘했습니다. 역전승이 많았던 데 대해 바쳬로는 "제가 불리할 때는 선택의 여지가 없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1세트에서는 상대에게 압도당했지만 2세트 첫 브레이크 기회를 잡은 덕분에 관중이 더 열광적으로 반응했습니다. 그래서 경기 후반에 더욱 멋진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br><br>  모나코 테니스 역사는 그의 손에 다시 쓰였습니다. 이번 대회 16강전에서 승리하면서 마스터스 1000 8강에 진출한 최초의 모나코 선수가 됐습니다.   이번 대회 직전까지 그의 통산 상금은 약 59만 달러 정도였습니다. 상하이 우승 상금은 그 두 배도 넘는 112만4380 달러(약 16억1000만 원)에 이릅니다.<br><br>  사촌 형과 하나뿐인 우승 트로피를 다툰 데 대한 부담감이 없었을까. 바쳬로는 "그저 네트 반대편에 있는 선수를 이기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가 제 사촌이고, 제가 함께 훈련하고 성장해 온 사람이었습니다. 첫 세트에서 저보다 잘 해냈지만, 상황을 역전시킬 방법을 찾는 데 집중했습니다"라고 전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13/0000011751_004_20251013053509281.png" alt="" /><em class="img_desc">역대 가장 낮은 세계 랭킹으로 ATP 마스터스 1000 챔피언에 오른 바쳬로. ATP</em></span></div><br><br>키 193cm인 바쳬로는 자신보다 3cm가 더 큰 상대를 맞아 서브 스피드에서 오히려 우위를 차지했습니다. 첫 번째 서브는 평균 시속 214km를 찍어 상대 보다 17km 더 빨랐습니다. 두 번째 서브 역시 평균 시속 184km-171km로 앞섰습니다. 세컨드 서브에서 득점할 확률이 74%로, 상대(54%)보다 훨씬 높았습니다. 특히 마지막 3세트에서는 실책을 단 한 차례 범하며 승부를 갈랐습니다. <br><br>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관중석에서 직관하는 가운데 치러진 결승에서 첫 세트는 린더크네쉬 흐름이었습니다. 먼저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2-1로 앞선 뒤 상대 연이은 실수를 틈타 3-1, 4-2로 달아난 끝에 41분 만에 1세트를 따냈습니다. 반격에 나선 바쳬로는 2세트 3-3에서 내리 3게임을 따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기세가 오른 바쳬로는 3세트 초반부터 브레이크를 하며 2-0으로 기분 좋게 출발한 뒤 허리 치료를 위해 메디컬 타임아웃까지 부른 상대를 거세게 몰아붙인 끝에 마지막 포핸드 위너로 승리를 결정지었습니다. <br><br>  필자는 바쳬로의 4강 진출과 조코비치의 맞대결을 다룬 지난 '그라운드'를 이렇게 마감했습니다. '바쳬로의 동화는 지금도 쓰이고 있습니다. 그 마지막 장은 아직 열려 있습니다.'라고. 그의 여정은 이제부터 진짜 시작입니다. 이번 대회에서 그가 보여준 믿어지지 않는 결과는 꽃길을 향한 서막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승리를 함께 나눈 사촌 형이 있습니다.<br><br>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10/13/0000011751_005_20251013053509344.png" alt="" /></span></div><br><br>[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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