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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월드컵 D-8개월, 좋은 성적 뒤엔 신뢰 있었다

온카뱅크관리자

2025-10-12 04:00:00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5/10/12/0000052837_001_20251012040009038.gif" alt="" />손흥민, 이재성, 김민재 등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이 지난 10월 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고양종합운동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팬 오픈 트레이닝 행사에서 몸을 풀고 있다. photo 뉴스1</div> 대한민국은 월드컵이 다가오면 크나큰 착각에 빠지곤 한다. 한국이 '축구 강국'으로 '월드컵 16강은 기본'이란 환상에 빠지는 것이다. 38전 7승 10무 21패. 한국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기록한 성적이다. 한국은 1954 스위스 월드컵에 처음 도전장을 내밀었다. 1986 멕시코 월드컵을 시작으론 10회 연속 본선 무대를 밟았다. 한국은 11차례 월드컵 본선에 도전했다. 이 가운데 한 대회에서 2승 이상 기록한 건 딱 한 번이다. '4강 신화'로 불리는 2002 한·일 월드컵이다. 이 대회와 더불어 16강에 올랐던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선 딱 1승씩만 기록했다. 월드컵이 얼마나 쉽지 않은 무대인지 보여주는 기록이다. 동시에 한국이 세계 무대에선 여전히 도전자라는 걸 보여주기도 한다. 좋은 성적 공통점은 '신뢰' 한국이 16강 이상의 성적을 냈던 세 차례 월드컵엔 공통점이 있다. 대표팀엔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은 굳건한 신뢰가 있었다. 특히나 외부의 비관적인 평가에 절대 흔들리지 않았다.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 개막을 5개월 앞두고 미국 샌디에이고로 떠났었다. 북중미 최강자를 가리는 골드컵에 출전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대표팀은 샌디에이고에 도착하자마자 하루 1시간 30분씩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고, 백사장을 달렸다. 대표팀을 이끌었던 거스 히딩크 감독은 체력 강화를 위한 '파워 프로그램'에 집중했다. 대표팀은 골드컵 내내 졸전을 거듭했다. 한국은 대회 직전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팀인 로스앤젤레스(LA) 갤럭시와의 연습경기에서 0-1로 패했다. 미국과의 본대회 첫판에선 1-2로 졌다. 이어진 쿠바전에선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멕시코를 페널티킥 접전 끝 따돌리고 4강에 올랐지만, 코스타리카에 1-3으로 패했다. 대회 3·4위전에선 한 수 아래로 평가받은 캐나다에 1-2로 졌다. 한국은 대회 5경기에서 3골 7실점을 기록했다. 당시 대표팀은 히딩크 감독이 부임한 이후 1년째 훈련과 평가전을 거듭하던 중이었다. 월드컵을 5개월 남기고 매우 저조한 경기력과 결과가 나오면서 '이제라도 히딩크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었다. 축구계는 '월드컵을 코앞에 두고 체력 훈련에 초점을 맞추는 점과 베스트 11을 확정 짓지 않고 무한 경쟁을 이어가는 걸 무리수'로 봤었다. 2002 한·일 월드컵에 대한 불안감이 극에 달했던 것이다. 그런데 당시 대표팀 분위기는 외부와 완전히 달랐다. 한국의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 주역 중 한 명인 김태영 참파삭 아브닐 FC 감독은 2002년 1월 북중미 골드컵을 이렇게 회상했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중심을 잡았다. 히딩크 감독이 골드컵에서 했던 말이 기억난다.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 대회가 중요한 게 아니다. 우린 월드컵 첫 경기인 폴란드전을 목표로 나아간다'고 강조했다. 히딩크 감독을 믿고 우리가 해야 할 것에 집중했다. 당시 훈련은 정말 힘들었다. 살면서 그렇게 힘든 훈련은 처음이었다. 훈련이 끝나고 서로의 얼굴을 보면 사람이 아니었다. 우린 매일 체지방이 얼마인지, 몸무게는 몇인지 확인했다. 선수들에게 살이란 걸 찾아볼 수 없었던 때였다. 서로를 믿고 그렇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히딩크 감독의 선택은 옳았다. 한국은 강력한 체력을 기반으로 스페인 전지훈련(24박 25일)과 서귀포 전지훈련을 거치며 확연히 강해졌다. 2002 한·일 월드컵 개막 직전엔 강력한 우승 후보 잉글랜드(1-1), 프랑스(2-3)와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자신감을 더했다. 본대회에 들어가선 아시아 축구 역사상 최고 성적인 4강 진출에 성공했다.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은 '흔들리지 않았던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을 2002 한·일 월드컵 성공 비결로 꼽는다. 황 감독은 "히딩크 감독은 자기 확신이 강한 지도자였다"며 "계획에 대한 믿음이 확고하다는 뜻"이라고 짚었다. 이어 "히딩크 감독은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리더가 흔들리지 않으니 선수들도 흔들릴 리가 없었다. 내부에선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를 향한 믿음이 굳건해졌다. 특히나 히딩크 감독은 훈련마다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걸 명확히 설명했다. 어떤 팀을 만나든 분석도 철저했다"고 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에 앞장섰던 설기현 전 경남 FC 감독도 히딩크 감독에 대한 믿음을 강조했다. "많은 분이 2002 한·일 월드컵을 '기적'이라고 부른다. 내 생각은 다르다. 우린 실현 가능한 일을 해냈다. 히딩크란 명장이 팀을 이끌었다. 모든 구성원이 히딩크 감독을 믿고 따랐다. 우리 뒤엔 5000만 '붉은악마'까지 버텼다. 홈 어드밴티지의 장점이 있었던 게 사실이지만 월드컵 4강 진출을 이룬 건 우리다." 박지성 리더십도 성공 요인 한국이 원정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에 성공한 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가 처음이다. 당시 한국의 16강 진출 주역이었던 김정우는 대표팀의 성공 비결로 '캡틴 박지성의 리더십'을 꼽았다. "우린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 중심엔 주장인 (박)지성이 형이 있었다. 지성이 형은 당시 세계 최고의 클럽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었다. 그런 지성이 형이 대표팀에 갓 들어온 신인선수처럼 뛰었다. 지성이 형은 공·수를 쉴 새 없이 오가고 해결사 역할까지 해냈다. 훈련장에선 항상 솔선수범하면서 팀을 이끌었다. 지성이 형은 말보다 행동으로 선수들에게 메시지를 전한 리더였다. 지성이 형에겐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대표팀을 이끌었던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 사이 소통과 화합이 첫 원정 16강의 비결"이라고 짚었다. 이어 "당시 대표팀을 처음 맡았을 때의 가장 큰 문제는 불통이었다. 선수 사이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큰 경기에서 위축되는 일이 잦았다. 대표팀 감독을 맡자마자 이 부분을 해결하고자 했다. 박지성에게 주장을 맡긴 건 그의 능력을 활용해 더 끈끈한 선수단을 만들고자 한 것"이라고 했다. 한국은 직전 대회였던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16강에 올랐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이후부터 2022 카타르 월드컵까지 대표팀을 이끌었던 파울루 벤투 감독은 축구 철학이 아주 확고한 지도자였다. 벤투 감독은 대표팀을 처음 맡았을 때부터 마지막까지 높은 점유율을 기반으로 한 축구를 이어갔다. 벤투 감독의 소신과 철학은 때로 '고집'으로 비치기도 했다. 한국이 홈에서 펼쳐진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1차전 이라크와의 맞대결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한 뒤엔 '경질'이란 단어가 등장하기도 했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이 옳다는 걸 결과로 증명했다. 벤투 감독은 한국 대표팀 감독 생활을 마친 뒤 이렇게 말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은 긴 여정이었다. 이 기간 우리의 계획대로 척척 나아갔다. 우리 스타일대로 경기하면서 결과까지 만들었다. 우리의 성공 비결은 서로를 향한 믿음이었다. 선수들이 낯선 축구 스타일을 믿고 따라준 게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 진출이란 결과로 이어졌다. 우린 '원 팀'이었다." 해설위원으로 2022 카타르 월드컵을 지켜봤던 '한국 축구의 영웅' 박지성 역시 '굳건한 신뢰'를 성공 비결로 꼽았다. 박지성은 "선수들이 벤투 감독을 믿고 4년을 준비했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축구 철학에 맞는 훈련과 경기를 이어갔다. 과거엔 대회 직전 감독을 교체해 준비가 덜 된 상태로 월드컵을 치른 적이 많았다. 이번엔 4년 이상을 기다렸다. 감독이 자기 뜻을 펼칠 수 있도록 지켜봐줬다"고 했다. 벤투 감독이 가장 신뢰했던 선수로 꼽히는 김영권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김영권은 "벤투 감독을 의심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며 "뚜렷한 축구 철학과 디테일한 훈련, 세심한 관리 등을 경험할수록 믿음이 굳건해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벤투 감독에겐 정말 감사하다. 선수들이 힘들고 어려울 땐 감독님이 총대를 메고 모든 걸 해결해 주셨다. 벤투 감독님을 만나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했다. 끈끈한 신뢰는 하나 된 팀의 원천이다. 한국의 성공했던 월드컵을 돌아보면 알 수 있다. 특히나 감독과 선수들의 신뢰가 어느 정도이냐에 따라 월드컵 성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철저한 준비만이 답 2026 북중미 월드컵이 8개월 앞으로 다가왔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터 큰 변화를 줬다. FIFA는 월드컵 본선 출전국 수를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렸다. 출전국 확대가 이전보다 쉬운 대회를 의미하진 않는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별리그에선 48개국이 4개 팀씩 12개 조로 나뉘어 경쟁을 벌인다. 2026 북중미 월드컵부턴 32강부터 토너먼트다. 조별리그 각 조 1, 2위 24개 팀과 3위 중 성적이 좋은 8개 팀이 32강 토너먼트로 향한다. 16강에 오르려면 조별리그 3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뒤 토너먼트 첫 판까지 승리해야 한다.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은 오는 12월 6일 진행된다. 조 추첨 결과에 따라 대표팀의 고민이 커질 수 있다. 이번 대회는 미국, 멕시코, 캐나다가 공동으로 개최한다. 이번 대회 개최지 중 최북단인 캐나다 밴쿠버에서 최남단인 멕시코의 멕시코시티까지의 거리는 무려 4,789㎞다. 폭염도 2026 북중미 월드컵의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올여름 미국 뉴욕의 기온은 39°C까지 치솟았다. 체감온도는 50°C를 넘었다. 한국은 내년 월드컵에서 낙뢰, 높은 습도 등에도 대비해야 한다. 국가대표 수문장 조현우는 올여름 미국에서 열린 FIFA 클럽 월드컵에 참가해 미국의 무더위와 낙뢰를 모두 경험한 바 있다. 조현우는 이런 이야기를 들려줬다. "미국이 생각한 것 이상으로 매우 더웠다. 낙뢰로 인해 경기가 지연되는 변수도 있었다. 처음 경험하는 일이어서 어려움이 있었다. 내년 월드컵에선 그런 부분을 미리 대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잔디는 아주 좋았다. 개인적으론 낮 경기보다 밤 경기가 잡히면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출전국 수가 늘어나든 줄어들든 월드컵은 월드컵이다. 한국이 세계 무대에서 여전히 도전자란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대표팀 구성원 간 신뢰를 더욱 굳건히 하고, 명확한 방향성에 따른 철저한 준비만이 2026 북중미 월드컵 성공에 다가설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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