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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양날의 검’ 中… 애플은 어쩌다 차이나 빅테크들을 키웠나

온카뱅크관리자

2025-10-04 00:4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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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 인 차이나
 패트릭 맥기 지음｜이준걸 옮김｜인플루엔셜｜640쪽｜3만2000원
 “애플이 구명보트 없이 방치됐다.”
 올 4월 미 CNBC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 상품에 관세 145%를 부과하자 이렇게 보도했다. 트럼프 대중 관세 정책의 가장 큰 피해자가 애플이라는 분석이었다. 이 정책이 실시될 경우 애플은 아이폰 가격을 85% 올려야 했다. 이를 무마하기 위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통화하고, 백악관 고위 관계자들과 접촉하며 적극적으로 로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중 갈등이 심화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탈세계화’를 외치는 가운데 가장 애매한 기업은 다름 아닌 애플이다. 애플의 고민은 지금은 사라졌지만 한때 애플 아이폰 뒷면에 적혀 있던 이 문장으로 요약된다. ‘디자인드 바이 애플 인 캘리포니아, 어셈블드 인 차이나(캘리포니아 애플이 디자인했고, 중국에서 조립·생산했다).’
 저자인 패트릭 맥기는 애플과 아이폰의 성공 뒤에 중국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고 주장한다. “제조에서 시작해 R&amp;D(연구·개발)까지 아우르는 애플과 중국의 관계는 그보다 훨씬 깊고 복잡하다.” 애플과 중국은 공생 관계였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붉은 공급망’이라고 이름 붙였다. 패트릭 맥기는 2019년부터 5년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서 애플 전담 기자로 취재하며 애플과 중국의 관계를 파헤쳤다. 애플 안팎 수백 명의 내부자를 인터뷰하고, 스티브 잡스 육성이 담긴 회의록, 대외비 보고서, 최고경영진 이메일을 입수해 애플과 중국의 비밀스러운 관계에 대한 퍼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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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대만 폭스콘의 중국 선전 공장에서 직원들이 아이폰을 조립하고 있다. 애플은 자신들이 원하는 완성도에 이를 때까지 가혹할 정도로 폭스콘을 훈련시켰고, 폭스콘은 이를 받아들이며 급성장했다./ EPA 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10/04/chosun/20251004004359469qmbe.jpg" data-org-width="2111" dmcf-mid="FUMr5N3IXW"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0/04/chosun/20251004004359469qmbe.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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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만 폭스콘의 중국 선전 공장에서 직원들이 아이폰을 조립하고 있다. 애플은 자신들이 원하는 완성도에 이를 때까지 가혹할 정도로 폭스콘을 훈련시켰고, 폭스콘은 이를 받아들이며 급성장했다./ EPA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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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애플은 세계화로 대표되는 ‘오프쇼어링(생산 시설을 인건비가 저렴한 해외로 이전하는 것)’의 최대 수혜자였다. 혁신적인 디자인을 적용한 제품을 싼 가격에 생산하려면 오프쇼어링은 피할 수 없었다. 애플의 입맛에 맞춰줄 업체엔 폭스콘이 낙점됐다. 당초 애플은 한국의 LG전자와 협력했지만 단가 인하 등을 놓고 갈등했고, 그 사이를 대만의 폭스콘이 비집고 들어왔다. 폭스콘 CEO인 궈타이밍은 애플에 전화를 걸어 간단한 메시지를 남겼다. “내가 해결할 수 있습니다.” 이 메시지를 받은 사람은 공급망 전문가인 팀 쿡 당시 최고운영책임자(COO)였다.
 애플의 하드웨어 부문 책임자였던 루빈스타인은 팀 쿡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쿡은 자신이 정한 가격을 끝까지 밀어붙였어요. 거의 대장내시경 수준이었습니다.” 쿡은 폭스콘에 ‘달을 따달라’고 요구했고, 폭스콘은 무엇이든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애플은 수억 달러 규모의 장비를 직접 구매한 다음, 이를 협력 업체의 공장에 설치하고, 애플 전용으로 지정했다. 애플 엔지니어 수십 명이 공장으로 몰려가 숙식하며 기술을 가르쳤다. 일명 “애플 벌떼 효과”다. 이는 결과적으로 중국의 기술력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중국이 어떻게 이토록 빠르게, 그것도 첨단 산업과 같은 복잡한 분야에서 성장했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바로 애플이 가르쳐주었다는 것이다. 애플은 자연스럽게 중국으로 빨려 들어갔다. 저자는 “중국 정부가 그리하도록 허용했으며, 이를 통해 그들이 애플을 착취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이 진정한 핵심”이라고 분석한다.
 중국은 세계에 표준화된 마케팅 원칙, 판매 논리가 통하지 않는 새로운 시장이다. 애플은 이 시장을 오해했다. 중국 당국과 시장은 애플을 압박했고, 애플은 굴복했다. 타국에서는 절대 하지 않는 사용자 데이터 공유를 중국엔 허용했다. 팀 쿡은 중국어로 된 사과문을 공개하며 휘둘렸다. 애플의 공급망 속에서 실력을 갈고닦은 중국 인재들은 화웨이, 샤오미, BYD 등 중국 테크 업체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중국 스마트폰을 개발했고, 중국 내 아이폰 점유율은 하락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애플이 직면한 실존적 위협은 안드로이드가 아닌, 중국 정부였다.
 애플은 트럼프 행정부 집권 이후 ‘차이나 리스크’의 최대 피해자로 전락했다. 자국에서는 “중국공산당이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이바지하는 존재”로 거론된다. 애플은 중국 대신 인도로 생산 시설을 이전 중이지만 저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애플이 5년 안에 중국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방식으로 생산 다변화를 이룰 방법은 없습니다. 그것은 아예 불가능합니다.” 오프쇼어링과 국가 분업으로 최대 효율을 냈던 세계화가 붕괴되는 가운데 애플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 명백한 것은 애플이 앞으로 매우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해야만 한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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