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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전기먹는 하마 AI 구원투수 된 SMR

온카뱅크관리자

2025-09-24 17:27:30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원전만 짓다가는 하세월 신재생 믿다간 블랙아웃 전력량 폭증에 주목받는 '소형모듈원자로(SM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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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고 블록처럼 모듈을 쌓아서 소규모 원자력발전소를 만든다. 천문학적 건설 비용과 수십 년의 시공 기간을 줄일 수 있는 것은 물론 사고 위험을 낮추고 목적에 따라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를 비롯해 글로벌 리더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다.
 전 세계 정부와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 중인 '소형모듈원자로(SMR)'의 기본 콘셉트다. 미국과 영국 두 거함은 지난 18일 전례 없는 규모의 경제·기술 협력을 발표했다. 협정은 인공지능(AI)과 원자력 등 첨단 과학기술 분야 협력을 골자로 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이른바 '기술번영협정(Tech Prosperity Deal)'에 공식 서명했다. 영국은 1500억파운드(약 282조원)에 달하는 미국 기업들의 투자를 유치했다.
 원자력 분야 핵심 키워드는 SMR이었다. 미국과 영국 기업이 합작해 영국 전역에 SMR을 깔기로 했다. 110억파운드(약 21조원)를 들여 SMR로 가동되는 데이터센터도 지을 예정이다. '전기 먹는 하마'인 데이터센터 용지에 SMR이 함께 설치되는 형태다.
 미국과 영국이 이 같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은 시대의 화두로 떠오른 AI 때문이다. 데이터센터는 AI 시대 핵심 인프라스트럭처로 꼽힌다. AI는 데이터센터를 통해 성능을 고도화하고 관련 서비스도 제공한다.
 문제는 데이터센터가 소비하는 막대한 전력량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은 415테라와트시(TWh)다. 이는 전 세계 전력 소비량의 약 1.5%에 해당한다. 최근 5년간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연평균 12%의 빠른 증가세를 기록했다. 2030년에는 945TWh로 2배 이상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AI가 전기 먹는 하마로 불리는 이유다.
 과학계에서는 SMR을 이 문제를 해결할 구원투수로 보고 있다. 100% 가동률을 유지해야 하는 데이터센터에는 24시간 연속 운전이 가능한 SMR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소형화·모듈화돼 있어 대형원전에 비해 경제성 확보도 용이하다. 대형원전을 짓는 데 5조원이 소요된다면, SMR은 5분의 1인 1조원이면 된다.
 무엇보다 SMR은 대형원전에 비해 안전성이 높다. 대형원전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주요 기기가 따로 배관으로 연결돼 있는 구조다. SMR은 주요 기기가 하나의 용기에 들어가 있다. 사고가 발생해도 방사능 유출 위험이 상대적으로 작다.
 실제 SMR의 안전성 기준은 10억년에 1회 노심 손상이다. 사고가 일어날 확률이 10억년 중에 한 번이라는 뜻이다. 기존 대형원전의 노심 손상 확률 기준은 10만년에 1회인데, 이보다 1만배 높인 것이다.
 피동형 시스템을 갖춘 것도 장점이다. 운영 지시나 외부 전력, 추가 냉각수 공급 없이도 사고가 발생하면 자동으로 냉각되도록 설계됐다는 의미다. 기존 원전의 가장 큰 걸림돌인 안전성 문제가 크게 해소된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본다.
 유출 리스크를 확 줄였기 때문에 SMR을 지을 수 있는 용지 후보군이 확 넓어졌다. 데이터센터는 물론 제철소나 화학공단, 반도체 공장 등 에너지 수요지에 인접해 건설할 수 있어서다. 전력 생산 이외에 핵분열 과정에서 나오는 고열은 덤이다. 바닷물로 민물이나 수소를 생산할 수 있고, 오지나 극지에서는 난방용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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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정의에 따르면 SMR은 주요 기기를 모듈화해 공장에서 제작한 후 현장에서 조립할 수 있도록 설계한 전기 출력 300메가와트(㎿e) 이하의 원자로다. 전기 출력이 300~700㎿e 사이면 중형, 700㎿e 이상이면 대형으로 분류한다.
 SMR은 사용하는 냉각재에 따라 크게 경수형과 비경수형으로 구분한다. 경수형은 원자로 내 핵연료인 우라늄이 핵분열할 때 발생하는 열에너지를 냉각재인 물로 전달해 증기를 만들고, 그 증기로 전기를 생산하는 원리다.
 경수형은 물을 다루는 방식에 따라 또 차이를 둔다. 원자로 내부를 가압해 물이 끓는 것을 방지하고 증기발생기를 저압부로 분리시켜 증기를 생산하는 형태를 '가압경수로'라고 한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개발한 110㎿e의 한국형 SMR인 'SMART'와 현재 한국 정부와 민간이 손잡고 개발 중인 '혁신형-SMR(i-SMR)'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압력 없이 원자로 내에서 물을 끓여 증기를 직접 생산하는 방식의 경수로를 '비등경수로'라고 한다. 미국 GE와 일본 히타치가 함께 개발해 현재 미국과 캐나다에서 인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냉각재에 따라 원전의 세대도 갈린다. 통상 원자력발전이 세계 최초로 시작되며 1950년께 지어진 원전이 1세대, 이후 1990년대까지 보급된 상업용 원자로를 2세대로 분류한다.
 경수형 SMR은 3세대 원전으로 평가된다. 물을 사용하는 등 기존 상용 원전 기술을 활용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지 않는 '비경수형 SMR'은 4세대 원전으로 분류된다. 비경수형 SMR은 크게 소듐냉각고속로(SFR), 납냉각고속로(LFR), 고온가스로(HTGR), 용융염로(MSR)로 구분된다.
 SFR은 액체 나트륨을 원자로 냉각재로 사용하는 고속중성자로를 말한다. 고속중성자로는 MeV(메가전자볼트) 단위의 높은 에너지를 가진 고속중성자를 핵분열반응에 이용한다. 국내 원전의 주종인 가압경수로는 1eV 이하의 낮은 에너지를 가진 열중성자를 핵분열에 이용하는 열중성자로다. 열중성자로에서는 감속재를 사용해 중성자를 느리게 만들어 핵분열 반응의 확률을 높인다.
 반면 SFR 같은 고속중성자로는 감속재가 필요 없다. 이 때문에 열효율이 높고 안정성도 높다고 평가된다. 차세대 원자로의 대표 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이유다. 액체 나트륨은 물보다 끓는점이 높아 사고가 나도 과열될 가능성이 낮으며, 사용한 핵연료를 재활용해 우라늄 이용률을 향상하고 고준위방사성폐기물의 양을 대폭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가졌다.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이끄는 미국의 테라파워는 SFR 기반의 SMR을 개발 중이다.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에서 원자력 건설 및 운영 허가를 취득한 후 2030년까지 완공하는 것이 목표다. 국내 기업 중에서는 HD현대가 테라파워와 협력 중이다. 테라파워에 납품할 SFR SMR용 원통형 원자로 용기를 제작하기로 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지난 4월 미국 에너지부(DOE) 산하 아르곤국립연구소(ANL)와 손잡고 SFR 공동 연구에 착수했고, 지난해에는 현대건설과 SFR 상용화를 위한 업무협력을 맺는 등 SFR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LFR은 '액체 납'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고속중성자로다. LFR은 납이 스스로 돌면서(자연순환) 열을 빼앗아주기 때문에 1차 펌프 같은 복잡한 장비가 필요 없다. 압력을 세게 걸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안전성이 높다. 장치가 단순해지는 만큼 원자로 구조도 간단해진다. 특히 납은 열을 많이 머금고 천천히 식는 성질이 있어서, 만약 사고가 나도 발생하는 열을 흡수할 수 있다. 대기압에서 운전돼 압력을 올리지 않으니 폭발 등 압력 사고 위험도 거의 없다. 
 이 기술은 현재 러시아가 주력 개발 중이다. 러시아를 포함해 영국과 스웨덴 등 국가에서 12건가량 개발이 추진 중인 것으로 집계된다. 납이 고온에 부식된다는 문제를 잡는 것이 과제로 제시된다.
 HTGR은 헬륨을 냉각재로 사용하는 열중성자로다. 750도의 헬륨으로 가열된 물이 565도의 증기로 변해 터빈을 가동한다. 경수로형의 증기 온도가 275도가량인 데 반해 고온 운전이 가능해 전력 생산 효율이 비교적 높고 경제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HTGR SMR은 중국 칭화대 산하 핵에너지및신에너지기술연구원(INET)이 개발해 2023년부터 운영 중이다.
 MSR은 발상의 전환을 통해 탄생한 원자로다. 원자로에서의 중대사고는 고체핵연료를 냉각시키는 냉각재 유실이 발생해 증기 및 수소 폭발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MSR은 처음부터 핵연료를 용융시킨 액체핵연료를 사용한다. [고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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