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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길잃은 차세대발사체] 메탄·재사용 급전환…엇갈리는 기술성숙도·경제성 판단(중)

온카뱅크관리자

2025-09-16 06:07:30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안정적 중대형 발사체 확보" vs "조기 재사용발사체 확보 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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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2023년 5월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3차 발사가 진행되고 있다. 항우연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16/dongascience/20250916060150871cynu.jpg" data-org-width="680" dmcf-mid="GUBzYgSge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6/dongascience/20250916060150871cynu.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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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5월 25일 전남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3차 발사가 진행되고 있다. 항우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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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2030년대 달, 화성 등 한국의 심우주 진출을 이끌 국가 주력 우주발사체로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은 2022년 11월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해 2023년 7월 사업이 착수됐습니다. 하지만 체계종합기업 선정이 늦어지고 올해 초 우주항공청(우주청)이 사업계획 변경을 추진하며 사업이 2년 넘게 표류 상태입니다. 차세대발사체와 얽혀 있는 대규모 우주개발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동아사이언스는 차세대발사체를 둘러싼 제도적, 기술적, 경제적, 법적 쟁점을 차례로 살펴보고 개발 방향에 대한 전문가들의 조언을 심층적으로 들여다 봅니다. 
 2035년. 우주청이 사업 내용 변경을 추진 중인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 계획대로 개발하면 재사용발사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 시기다. 기존 안보다 4년 빨리 재사용발사체 체계를 확립할 수 있다고 본다. 우주청은 차세대발사체를 이용해 1년에 10회 이상의 발사가 가능해 우주수송 단가를 대폭 낮추고 늘어나는 인공위성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 설명한다. '경제성'을 강조하며 재사용발사체 조기 개발에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대다수 전문가들도 국내에 재사용발사체가 필요하다는 데 큰 이견이 없다. 우주청의 차세대발사체 개발사업 내용 변경안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재사용발사체 개발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업 종료까지 7년도 남지 않은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으로 연료와 엔진방식까지 바꾸는 동시에 급하게 재사용발사체를 개발하는 데 위험 부담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우려다. 기존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으로 '중대형발사체'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더 시급한 과제라고 주장한다. 
 결국 선택과 집중에 따른 기술적 우선순위 판단, 국내 개발 역량과 현재까지 축적된 기술 노하우의 객관적 수준, 발사체 제작 및 개발 인프라 상황, 재사용발사체의 경제성 논리의 취약점 등이 기술의 현주소와 경제성 측면에서 복잡한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 스페이스X가 '롤 모델' 
 15일 우주업계에 따르면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 계획 변경을 두고 기술적으로 '재사용발사체 조기 확보', '안정적 중대형 발사체 확보' 중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를 두고 우주청, 전문가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기존 안은 한국이 중대형발사체를 확보하는 데 집중한다. 발사체는 보통 저궤도(LEO)로 보낼 수 있는 최대 탑재중량을 기준으로 구분한다. 소형 발사체의 최대 탑재중량은 약 2톤(t), 중형은 약 2~20t, 대형은 20~50t, 초대형은 50t 이상이다. 누리호는 '중형 발사체', 팰컨9은 중대형발사체로 분류된다.
 누리호는 저궤도에 약 1.5~2t 위성만 실어올릴 수 있고 지구 상공 3만6000㎞의 정지궤도에 위성을 올릴 능력이 없다. 정지궤도는 발사체 역량을 가르는 중요한 기준이다. 정지궤도는 지구 자전 주기(24시간)와 동일하게 위성이 도는 궤도라 통신·방송·기상 위성의 핵심 궤도다. 군사통신 위성이 주로 배치되는 궤도이기도 해서 정지궤도 발사 능력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다. 
 국내에서 쏘아올린 정지궤도 위성은 기상이나 해양 관측 등을 목적으로 24시간 365일 한반도 상공에 머물면서 관측하는 '천리안 위성'이 대표적이다. 천리안 위성을 국내 발사체로 발사할 수 있는 발사체 기술이 아직 확보되지 못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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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 기존안과 변경안 비교 표. 우주항공청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16/dongascience/20250916060152141stth.png" data-org-width="680" dmcf-mid="XTog4GKGMq"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6/dongascience/20250916060152141stth.pn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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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 기존안과 변경안 비교 표. 우주항공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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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관련 우주 분야 한 교수는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 초안은 팰컨9 같은 재사용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었지만 예타를 거치며 안정적으로 중대형발사체를 확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판단으로 사업이 2단계로 쪼개졌다"며 "2032년까지 케로신 기반 다단연소사이클 엔진 중대형발사체와 일부 재사용 기술을 개발하고 이후 다른 사업으로 시스템까지 재사용한다는 계획이었다"고 했다. 
 우주청이 기술적으로 들고 나온 것은 연료를 메탄으로 변경하고 재사용발사체를 우선적으로 확보하자는 것이다. 메탄 기반 재사용발사체가 '시대의 흐름'이라는 게 우주청의 일관된 입장이다. 선진국들이 재사용발사체를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고 재사용발사체를 개발해 우주 수송 비용을 대폭 낮춰야 한다는 데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6월 간담회에서 박재성 우주청 우주수송부문장은 "유럽, 인도, 일본 등 후발주자들이 모두 2030년 전후를 목표로 재사용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며 "한국도 지금부터 재사용발사체를 개발해야 2032년부터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고 했다.
 우주청은 또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 예타 통과 시점 대비 발사 수요가 폭증했다고 설명한다. 예타 통과 시점인 2022년 우주발사체 발사 수요가 2031~2040년 24기 정도로 예측됐지만 우주청 개청 이후 같은 기간 연간 100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목표는 2035년까지 ㎏당 2500달러(약 350만원) 수준으로 우주 수송 비용을 낮추는 것이다. 재사용 발사체를 통해 우주 수송 인프라를 낮추고 아낀 비용으로 6G나 위성인터넷 등 후방산업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우주청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건 스페이스X다. 스페이스X는 세계에서 재사용발사체의 상업화에 최초로 성공한 사례다. 스페이스X가 현재의 위성 발사 시장을 독과점할 수 있었던 데엔 재사용 발사체 기술을 선점한 영향이 가장 컸다고 본다. 
 ● "재사용발사체 경제성, 확신할 수 있나"
 이런 우주청의 계획에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메탄 기반 재사용발사체 개발에 중심을 두다가 중대형발사체 개발에 큰 지연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주청이 추진하는 메탄 엔진의 장점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도 동의한다. 액체 메탄은 같은 양의 케로신 대비 약 10% 높은 추진력을 내고 연소 과정에서 그을음이 거의 생기지 않는다. 케로신보다 재사용발사체 활용 가능성이 높다. 우주청은 "메탄이 추력 조절, 재점화 등 재사용기술을 개발하기 용이하다"고 설명한다.  
 보수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반론을 제시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메탄 기술은 생각보다 기술적 난도가 높고 한국의 메탄 엔진 개발 경험이 부족해서다. 메탄은 밀도가 낮아 거대한 연료 탱크가 필요하고 극저온 저장이 필요하다. 나로호, 누리호는 모두 케로신 기반 발사체다. 기존 케로신 기반 엔진의 기반 시설의 재설립, 기술 성숙이 필요한 것이다. 국내 기업, 연구기관이 가진 메탄 엔진은 3t급에 그친다. 팰컨9도 케로신 연료를 기반으로 한다.  
 우주 분야 한 전문가는 "현재 한국은 실험실에서 작은 규모로 메탄 엔진을 연구개발하는 수준이다"며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 내용을 변경하기보다는) 새로운 사업을 기획해 메탄 엔진으로 소형 엔진을 만들어 보고 성공하면 중형 나아가 중대형 재사용발사체를 차근차근 만들 수 있는데 이런 과정을 생략하고 바로 메탄 엔진 중대형발사체를 개발하다 실패하면 그 책임은 누가 지냐"고 반문했다. 이어 "곧 시작되는 방사청의 35t 메탄 재사용발사체 개발 사업처럼 메탄 기술 수준을 서서히 높여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주청이 강조하는 경제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우주청에 따르면 2035년경 국내 100기 이상 발사 수요가 있지만 70% 이상은 국방 수요다. 한 대학 교수는 "국방 수요를 차세대발사체로 발사하겠다는 것을 국방부, 방사청과 협의했는지 의문이다"며 "방사청이 스스로 개발하는 고체·25t급 메탄 재사용발사체를 사용하겠다고 나서면 발사 수요가 뚝 떨어진다"고 했다. 
 ● "1단 부스터 회수 방법도, 비용도 만만찮아"
 한국의 지리적 위치 특성상 재사용발사체가 발사 비용을 현저히 줄이기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재사용발사체를 개발하더라도 기대했던 만큼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전체 발사 비용의 60%를 차지하는 1단 부스터를 해상에서 회수해 다시 사용하고 제작비를 아낀다. 1단 부스터에는 발사됐다가 해상으로 돌아오는 연료가 담겨야 한다. 연료가 적게 담길수록 실을 수 있는 탑재체가 많아지고 경제성이 높아진다. 스페이스X 재사용발사체의 1단 부스터는 지구로 포물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위치에서 부스터를 회수한다. 
 문제는 한국이 1단 부스터를 회수하는 방법 중 하나가 발사 후 오키나와를 지나 '역추진'으로 다시 돌아와 제주 남부와 오키나와 사이에서 바지선으로 회수하는 것이라는 점이다. 뻥 뚫려 있는 바다에서 회수하는 스페이스X와 달리 한국은 동쪽으로 일본 열도가 가로막고 있고 남쪽으로는 오키나와와 많은 섬들이 있어서다. 
 역추진을 해야 하기 때문에 스페이스X에 비해 연료가 더 필요해 연료를 추가로 싣는 만큼 실을 수 있는 탑재체가 줄어든다. 또 부스터가 오키나와 상공을 지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안전문제, 부스터 회수를 위해 국제 공조가 필요하다는 점이 부담이다. 해상에서 회수하려면 바지선 등 시설 유지·정비 비용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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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한반도 주변 해역 지도. 빨간색 동그라미 안이 오키나와다. 구글 지도 캡처"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16/dongascience/20250916060153391rfie.png" data-org-width="486" dmcf-mid="5l51IMwMR7"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6/dongascience/20250916060153391rfie.pn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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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 주변 해역 지도. 빨간색 동그라미 안이 오키나와다. 구글 지도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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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다른 방법은 오키나와를 가기 전에 1단 부스터를 제주 남부와 오키나와 사이에 떨어뜨려 회수하는 것이다. 1단은 거의 수직 비행을 하고 수평 구동을 하다가 분리되고 분리된 2단은 궤도를 향해 방향을 트는 방법이다. 1단은 발사 지점 근처 상공에 머무르다 떨어지고 2단이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힘을 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우주청은 어려운 점이 많지만 이런 기술을 충분히 구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우주청 관계자는 "처음 설계 시부터 오키나와 등에 떨어지지 않도록 1단, 2단 부스터에 실을 추진제 양을 계산하고 기술적으로 낙하점을 조절할 수 있도록 사업 계획 변경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비판도 있다. 또 다른 우주항공학과 교수는 "오키나와 도착 전 회수하는 방법의 경우 발사체 손상도 심하고 비용이 많이 들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이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는 도전적인 기술이다"며 "무조건 팰컨9만 좇을 게 아니라 한국 지리상 위치를 충분히 논의하고 계산해 최적안을 마련하면 좋겠는데 현재로서는 방안이 설익었다"고 평가했다. 
 ● "기술 발전 단계 고려 부족"
 우주청 방안을 두고 '기술 발전 단계'를 고려하지 않은 계획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스페이스X를 비롯한 러시아, 중국 등은 소모성발사체, 1단 부스터만 재사용 가능한 부분 재사용, 2단 부스터까지 재사용 가능한 완전 재사용으로 나아가는 기술 발전 단계를 고려해 최종적 목표를 대부분 완전 재사용으로 삼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주청안의 최종 목표가 팰컨9 같은 부분 재사용발사체인 것처럼 보인다고 짚었다. 완전 재사용발사체로 발사체 전환을 하기 위해서는 설계 개념, 로켓 소재, 기능 등이 근본적으로 달라야 하고 제조공정 혁신을 위한 비용절감을 통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 같은 고민이 우주청안에 반영되지 않다는 것이다.
 스페이스X는 재사용발사체 개발을 하며 3D 프린팅 기반 소재 개발, 용접 최소화 등 제조 공정 혁신에 나서 비용 절감에 주력했다. 현재 완전 재사용발사체인 '스타십'을 개발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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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지난해 스페이스X의 우주발사체 ‘스타십’이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16/dongascience/20250916060154678qhpq.jpg" data-org-width="647" dmcf-mid="YpqBHNTNRr"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6/dongascience/20250916060154678qhpq.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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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스페이스X의 우주발사체 ‘스타십’이 발사를 기다리고 있다. 스페이스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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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세대발사체개발사업 사정을 잘 아는 전문가는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재사용발사체 개발을 하다가 오히려 손해를 본다"며 "누리호의 기술적 성숙도가 10점 만점에 4점 정도인 상황에서 우주발사체로 경제성을 확보하겠다는 주장은 발사체 기술의 성숙도가 어느 정도 높을 때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다른 전문가는 우주청 안으로 우주발사체의 '재사용성'을 확인할 수 없다는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그는 "우주청안에 포함된 발사는 모두 '소모성' 발사체로 운영되며 '재사용발사체 시험비행'이 포함돼 있지 않다"며 "다음 사업에서 재사용발사체 시험비행을 처음 하게 되는데 재사용을 표방하지만 실제로 소모성으로 끝나고 검증도 안 된 반쪽짜리 발사체 개발이 될까봐 우려된다"고 꼬집었다.   
 [이채린 기자 rini11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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