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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김종석의 그라운드] 시설투자로 깔끔해진 문경 정구장, 물 새는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아시아 정구와 WTA 코리아오픈의 극명한 대비

온카뱅크관리자

2025-09-15 14:24:00

<strong class="media_end_summary">-협업의 힘. 문경시·협회·스폰서의 삼각 공조로 완성된 대회<br>-숙소를 도심으로 옮기자, 김밥집도 웃었다. 지역 경제에 활력<br>-올림픽 유산에 금이 갔다…구멍 난 코트 바닥에 참가 선수 실소</strong><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9/15/0000011551_001_20250915142419154.jpg" alt="" /><em class="img_desc">문경 NH농협은행 아시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 환영연에 정인선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회장 겸 국제소프트테니스연맹 회장, 신현국 문경시장, 임영섭 NH농협은행 스포츠단장 등이 참가해 대회 개막을 축하하고 있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 제공</em></span></div><br><br>코트에는 대형 LED 전광판 2대가 설치돼 생생한 선수들의 플레이 장면을 경기장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게 됐습니다. 천장에는 10억 원을 들여 흰색 돔을 새롭게 교체해 비바람이 불어도 얼마든지 게임을 정상적으로 치를 수 있다고 합니다. 화장실도&#160;리모델링을 마쳐 최신 에어컨과 함께 해외 유명 화가의 그림까지 걸어뒀더군요. 관중석도 깔끔하게 변모했습니다. 15일부터 23일까지 열리는 제9회 NH농협은행 아시아 소프트테니스(정구) 선수권대회를 유치한 경북 문경시 국제소프트테니스장의 모습입니다.<br><br>&#160; 필자가 문경에 정구 취재하러 다니기 시작한 건 올해로 103회째를 맞은 국내 최고 역사를 지닌 동아일보기 전국대회 때문이었습니다. 2006년부터 문경에서 해마다 이 대회를 치르고 있습니다. 올해에는 첫눈에 바로 달라진 경기장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제2의 개장'이라도 한 것 같았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9/15/0000011551_002_20250915142419207.jpg" alt="" /><em class="img_desc">일본 정구 대표팀 선수들이 아시아선수권대회 개막을 앞두고 문경국제정구장에서 실전연습을 하고 있다. 사진 김종석</em></span></div><br><br>문경시(시장 신현국)는 근 1년 전인 지난해 10월 아시아선수권 설립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차근차근 대회 준비를 진행했습니다. 문경시청 담당 공무원과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회장 정인선 연세아이미스템의원 원장), 문경시 소프트테니스협회(회장 배창우)가 긴밀한 협업 관계를 유지하며 대회 식전 행사, 운영 등에 관해 소통에 나섰습니다.<br><br>&#160; 문경시는 이번 대회 시설 개보수와 행사, 진행 등에 20억 원 넘게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대한소프트테니스협회도 관계 기관의 예산 지원을 이끌어냈으며, 장한섭 대회 집행위원장의 주도에 따라 타이틀 스폰서로 NH농협은행(은행장 강태영)을 영입했습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9/15/0000011551_003_20250915142419268.png" alt="" /><em class="img_desc">문경 아시아소프트테니스선수권대회 개회식 포스터. 문경시청 제공</em></span></div><br><br>개막식 전날인 14일 환영 만찬에는 신현국 시장이 참가해 환영사와 함께 노래를 세 곡이나 부르며 대회의 흥을 한껏 끌어올렸습니다. 15일 개회식에는 인기가수 박군, 황민호 등이 출연해 선수단, 문경시민 앞에서 흥겨운 공연까지 펼쳤습니다.&#160;<br><br>&#160; 다채롭고 알찬 행사에도 진행 비용은 지난해 안성 세계선수권대회 보다 훨씬 낮췄다고 합니다. 경쟁 입찰을 통해 운영업체를 꼼꼼하게 선정한 덕분입니다. 안도 미츠지 아시아정구연맹 회장은 "대회 사전 행사와 경기장 시설이 너무 훌륭하다. 선수들이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할 것 같다"라고 칭찬했습니다.<br><br>&#160; 대회 공동조직위원장을 맡은 신현국 시장은 "아시아 각국에서 참가하는 국제대회인 만큼 각국의 선수단과 관람객이 좀 더 안전하고 재미있게 대회를 즐길 수 있도록 경기 안전시설, 다양한 체험프로그램과 축하 공연을 준비해 양질의 대회가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완료했다"라고 말했습니다.<br><br>&#160; 이번 대회는 문경시 지역 경제에도 큰 도움이 될 전망입니다. 과거 문경에서 열린 국제대회 때는 해외 선수단, 임원 숙소를 문경 시내에서 한참 외곽에 떨어진 리조트로 선정했습니다. 그 바람에 경기장과 숙소만 오가다 보니 시내 도심은 평소와 다를 게 없었습니다.&#160;<br><br>&#160; 올해에는 달랐습니다. 문경 시내에 공식 숙소를 정하면서 300명이 넘는 외지인들이 자연스럽게 먹고 마시는 소비 활동을 하면서 상가에도 활기가 돌고 있습니다. 마침 한류 문화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고 있어 김밥집 등 분식과 화장품 가게에도 발길이 몰리고 있다고 합니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9/15/0000011551_004_20250915142419354.jpg" alt="" /><em class="img_desc">WTA 500 코리아오픈에 출전한 이가 시비옹테크가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160;대회 조직위 제공</em></span></div><br><br>문경의 활기찬 분위기를 확인하면서 차로 2시간 거리인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아시아정구선수권대회와 같은 기간 개최되는 WTA500 코리아오픈의 아쉬운 현실이 떠올랐습니다.<br><br>&#160; 코리아오픈은 국내 유일의 WTA투어로 21년 역사를 지닌 한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이벤트입니다.&#160;<br><br>&#160; 하지만 1986년 개장한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의 낡은 시설로 한국을 찾은 세계 최정상급 선수와 테니스 팬들에게 불편한 현실을 드러내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4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전면 개보수를 한 번도 하지 않아 코트 바닥은 거북이 등껍질처럼 갈라져 대회 때만 응급 땜질 처방을 하고 있습니다.&#160;<br><br>&#160; 아시아정구선수권대회의 경우는 정구장과 붙어 있는 배드민턴 경기장, 실내체육관 등의 공간을 선수 라운지 및 다이닝 홀, 직원 사무공간, 기자실 등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선수들은 쾌적하게 몸을 풀거나 경기 후 마사지 등을 받고 있습니다.<br><br>&#160; 하지만 코리아오픈 테니스 대회 운영 공간이 턱없이 부족해 코트 외부에 텐트를 치거나 컨테이너를 임대해 열악한 환경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습니다.&#160;<br><br>&#160; 문경시는 아시아선수권 성공 개최를 위해 경기장을 비롯한 주요 시설물을 무상으로 사용하도록 조치했습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는 수억 원에 이르는 사용료를 부과했습니다.&#160;<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481/2025/09/15/0000011551_005_20250915142419402.jpg" alt="" /><em class="img_desc">국민체육진흥공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코리아오픈이 열리는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 코트에는 곳곳에 노후화에 따른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코트 바닥에서 물이 솟아오른 모습. JSM 제공</em></span></div><div class="simplebox shorts" style="text-align:center;"><div class="simplebox-content video_10000" data-idxno="10000" data-type="video"></div><div class="simplebox-title">코리아오픈이 열리는 올림픽코트에 우천 후 코트 바닥에서 물이 올라오는 모습.</div></div><br><br>&#160;국민체육진흥공단은 테니스경기장 시설에 대한 비판 여론이 거세게 일자 주요 시설 개보수를 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배포했지만 실제로는 주먹구구식으로 긴급 처방했다는 걸 자인한 꼴이라는 차가운 시선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단은 샤워부스와 로커 등은 2026년 대회 전까지 수리할 예정이며, 관람 공간은 매년 정비해 왔고 예산확보를 통해 내년에는 전면 교체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여전히 코트 곳곳에 울퉁불퉁한 돌출물이 흉터처럼 남아 있어 쉽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대회에 출전한 세계 랭킹 19위 디아나 슈나이더(러시아)는 부실 공사의 흔적처럼 코트 바닥에서 물이 배어 나오는 영상을 찍은 뒤 어이없어 했습니다.<br><br>&#160; 코리아오픈은 타이틀 스폰서를 구하지 못해 연례행사였던 환영 만찬도 올해에는 건너뛰었습니다. 대회 주최사, 대한테니스협회, 국민체육진흥공단, 문화체육관광부, 송파구청 등 유관 부서의 면밀한 공조가 절실해 보입니다.<br><br>&#160; 코리아오픈 테니스에 출전한 올 윔블던 여자 단식 우승자 이가 시비옹테크(폴란드·세계 2위)는 첫 입국 소감에 대해 "서울 시내 곳곳에 1988 서울올림픽 흔적이 남아 있어 새로웠다. 경기장도 올림픽을 치른 곳이라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하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시비옹테크는 폴란드 조정 대표로 서울올림픽에 참가한 아버지와 내년에는 함께 서울을 찾고 싶다는 희망을 드러냈습니다.<br><br>&#160; 남들도 부러워하는 올림픽 유산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부끄러운 민낯이 아버지와 딸의 꿈에 찬물을 끼얹을지 모르겠습니다. -문경에서<br><br>김종석 채널에이 부국장(전 동아일보 스포츠부장<br><br>&#160;&#160;[기사제보 tennis@tennis.co.kr]<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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