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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테크톡톡] HBM이 ‘왕’인 줄 알았는데… 엔비디아는 왜 AI 칩에 ‘반값 메모리’ 활용했나

온카뱅크관리자

2025-09-15 06:07:28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최고 성능’ 아닌 ‘최적 효율’로 AI 칩서 HBM·GDDR ‘팀플레이’ 도입 GDDR7 가격 HBM 대비 50% 저렴 “경쟁 룰 바꿔… 경쟁사 로드맵 재검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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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GTC 2025 행사에서 차세대 AI 서버 ‘베라 루빈 NVL144’를 소개하고 있다./엔비디아"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15/chosunbiz/20250915060150622tokb.jpg" data-org-width="1824" dmcf-mid="8gdqpKLKg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15/chosunbiz/20250915060150622tokb.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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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서 열린 GTC 2025 행사에서 차세대 AI 서버 ‘베라 루빈 NVL144’를 소개하고 있다./엔비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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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을 선도하는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 예정인 차세대 AI 칩 ‘루빈’을 본격 공개했습니다. 이에 “경쟁사들이 더 따라잡기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단순히 칩 성능을 끌어올려서가 아닙니다. AI 작업 방식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기 위해 기존 메모리 활용법을 제고하는 대신, 완전히 새로운 시스템을 들고나왔다는 점에서 업계를 놀라게 했습니다.
 지금까지 최상위 AI 가속기 성능은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좌우한다는 게 업계의 상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엔비디아는 파격을 선택했습니다. 최상위 AI 플랫폼에 HBM만 사용하지 않고, 처음으로 HBM과 GDDR7의 전략적 조합을 시도한 겁니다. HBM은 데이터가 다니는 통로(대역폭)를 극단적으로 넓혀 한 번에 많은 양의 데이터를 공급하는 데 특화된 메모리이고, GDDR7은 통로는 상대적으로 좁지만 데이터 전송 속도를 극한으로 끌어올린 고속 메모리입니다.
 ◇ HBM 낭비를 막아라… 해법은 ‘분업’
 엔비디아는 AI 추론에서 HBM만 사용하는 건 낭비가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AI가 답변을 내놓는 과정을 레스토랑 주방에 비유하면, 재료를 대량으로 손질하는 과정(프리필)과 손질한 재료를 늘어놓고 최종적으로 섬세하게 요리를 완성하는 핵심 과정(디코드)으로 나뉩니다. 지금까지 AI 칩은 대량의 재료 손질부터 최종 조리까지 모두 스타 셰프(HBM)에 맡겼습니다. 비용 대비 효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엔비디아는 해법으로 분업을 택했습니다. 재료 손질은 셰프가 나서지 않고 전문 조리팀에 맡기듯, 빠른 계산이 중요한 프리필은 속도에 특화된 GDDR7 칩 ‘루빈 CPX’가 전담합니다. 그리고 이전 결과를 계속 보면서 다음 단계를 완성하는 최종 요리 디코드는 HBM4를 장착한 ‘루빈R200′이 맡는 식입니다. 이처럼 하나의 AI 추론 작업을 해결하기 위해 처음부터 두 개의 특화된 칩을 한 팀으로 설계한 겁니다.
 수치로 보면 엔비디아는 전략 변화로 극적인 성과를 거뒀습니다. 반도체 시장조사업체 세미애널리시스 분석에 따르면, GDDR7은 HBM 대비 기가바이트(GB)당 가격이 50% 이상 저렴한 ‘반값 메모리’입니다. 엔비디아는 이 칩을 활용해, 루빈 CPX의 전체 메모리 비용을 루빈 R200 대비 5분의 1로 낮추면서도 계산 성능은 R200의 60%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이는 칩 단위를 넘어, 데이터센터가 더 적은 비용으로 더 많은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혁신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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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손민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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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에서는 AI 칩 시장의 경쟁 구도 자체가 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지금까지 AMD를 비롯한 경쟁사들은 엔비디아의 최강 가속기에 대적할 제품 개발에 집중해 왔습니다. 그러나 엔비디아는 경쟁의 판도를 ‘1대1 대결’에서 ‘2인조 팀 대결’로 바꿨습니다. 세미애널리시스는 “경쟁사들과의 격차가 ‘협곡 수준(canyon-sized)’으로 벌어졌고, 경쟁사들은 백지상태에서 로드맵을 다시 짜야 할 것”이라고 평했습니다.
 ◇ 엔비디아 요구에… 희비 엇갈린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엔비디아의 새로운 전략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도 지각 변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루빈 CPX의 등장은 데이터센터 시장에 GDDR7 수요를 촉발했습니다. 그동안 GDDR 메모리는 PC 그래픽카드에 사용이 한정됐지만, 이제는 부가가치가 더 높은 시장이 열린 겁니다. 이 분야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사가 경쟁 중입니다. 과거 엔비디아의 GDDR7 대량 주문을 안정적으로 공급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메인 칩인 루빈 R200이 촉발한 차세대 HBM ‘HBM4’ 전쟁은 한층 더 격화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최근 HBM4의 데이터 전송 속도 목표치를 업계 기준보다 약 20% 높여, 10~11Gbps(초당 10~11기가비트) 수준으로 조정했습니다. 이는 4K 고화질 영화 수십 편을 단 1초 만에 전송할 수 있는 속도입니다. 까다로워진 기준에 먼저 도달한 건 SK하이닉스입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12일 HBM4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에게 공급할 수 있는 양산 체제까지 구축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는 초기 공급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반면, 이전 HBM 세대까지 활약했던 마이크론은 이 속도를 맞추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의 기준에 맞춰 일부 문제를 해결한 뒤 최종 품질 승인에 도전할 전망”이라고 전했습니다. 업계에선 삼성전자가 최신 공정의 높은 수율과 한 세대 앞선 로직 다이 기술(HBM의 두뇌 역할을 하는 최하단 칩)을 확보한 만큼, 중장기전에서 역전을 노릴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마이크론은 베이스 다이 설계 방식(HBM을 쌓는 기반 설계)의 기술적 한계로 HBM 투자를 일부 연기하고, DDR5 기반 서버 D램에 더 집중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엔비디아는 이번에도 전략 혁신으로 최고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요. 그 결과를 떠나 이미 AI 산업의 판은 빠르게 움직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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