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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월드 스타 손흥민은 왜 LA로 갔을까 [경기장의 안과 밖]

온카뱅크관리자

2025-09-14 08:03:00

손흥민의 합류로 미국 메이저리그사커는 동부의 리오넬 메시와 서부의 손흥민이라는 구도를 완성했다. 데뷔골을 터트리자 &#8220;루브르박물관에 전시해야 한다&#8221;라는 극찬이 나왔다.<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08/2025/09/14/0000037215_001_20250914080717171.jpg" alt="" />8월23일 FC 댈러스전에서 경기 전반 6분 선제골을 넣고 동료들과 환호하는 LA FC의 손흥민.&#169;AP Photo</div> 로스앤젤레스(LA)는 화려하다. 햇살, 거리, 스타, 문화 등 뭐든지 &#8216;블링블링&#8217;하다. 19세기에는 골드러시, 20세기에는 할리우드가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스포츠의 별들도 몰려들었다. 농구의 코비 브라이언트, 르브론 제임스, 축구의 데이비드 베컴,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그리고 야구의 오타니 쇼헤이까지 난리가 났다. 그리고 올여름 프리미어리그 스타 한 명 추가요! 2025년 손흥민은 유럽에서 보냈던 15년 여정을 마감했다. UEFA 유로파리그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전, 프리미어리그 득점왕 등 &#8216;쏘니&#8217;의 유럽 시간은 영광으로 가득했다. 손흥민의 역사성은 명확하다. 대한민국 또는 아시아를 넘어 그는 세계적 슈퍼스타로 사랑받았다. 프리미어리그의 공식 소셜 계정은 &#8220;싫어했던 사람이 없는 선수&#8221;라며 레전드를 배웅했다. 아시아에서 이런 선수가 또 나올까? 야구 4할 타자의 재림만큼 가능성이 희박할 것 같다. 전 세계 팬들의 &#8216;격려 샤워&#8217; 속에서 손흥민은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당도했다. 로스앤젤레스 FC(이하 LA FC)가 토트넘 홋스퍼에 지급한 2650만 달러(약 366억원)는 리그 역대 최고 이적료였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연봉은 1300만 달러(약 180억원)에서 최대 2000만 달러(약 276억원) 수준이다. 이제 MLS는 동부 컨퍼런스의 리오넬 메시(인터마이애미 FC)와 서부의 손흥민이라는 흥미진진한 구도를 완성했다. 캘리포니아 최대 도시인 로스앤젤레스는 명실상부한 스포츠 명품관이 되었다. 농구 코트에 르브론 제임스가 있고, 야구 필드에는 오타니 쇼헤이가 있다. 그리고 축구 피치에 손흥민. 눈부시다. 북미 대륙에서는 전통적으로 미식축구(NFL), 야구(MLB), 농구(NBA), 아이스하키(NHL)가 스포츠 시장을 장악한다. 1996년 출범한 신입생 MLS는 빅4 철옹성에 막혀 흥행에서 고전했다. 경기 중 쉬는 시간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미국 팬들에겐 너무 생경했다. 현장에서 이것저것 먹어야 하는데 축구 경기에선 그럴 시간이 없었다! 구단들이 빌려 쓰는 NFL 경기장이 너무 크다는 점도 마이너스 요인이었다. 관중석이 썰렁해서 현장 분위기가 살지 않고, TV 중계 그림도 &#8216;미워&#8217; 보였다. 1999년 커미셔너로 부임한 돈 가버가 대수술에 나섰다. &#8216;슛아웃&#8217;처럼 미국에만 있던 경기 방식(슛아웃 등)을 국제 표준에 맞췄고, 회원사들에게 축구 전용 경기장의 필요성을 독려했다. 2002년에는 리그와 구단들을 수직으로 통합해 단일 법인 체제로 전환했다. 리그가 전체를 소유하고, 각 구단이 지역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구조다. 지금도 MLS는 TV 중계권은 물론 스폰서십 및 용품 계약, 심지어 선수 고용 계약까지 도맡는다. 리그가 선수를 고용한 뒤에 특정 프랜차이즈(구단)로 파견하는 방식이다. 시장 독점력을 극대화하고 비용 지출을 억제해서 경영 지속성을 확보하는 미국 특유의 스포츠리그 모델이다. 여전히 빅4 스포츠에 견주기는 어려워도 MLS는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뤘다. 출범 당시 10개였던 구단 수는 2025시즌 30개로 늘었다. 각 구단은 앞다투어 2만~3만 석 규모의 축구 전용 경기장을 신축했다. 현장 분위기가 개선되었고, 영업 시설(홈경기장) 확보가 수입 증대를 불렀다. 2006년 리그 측은 샐러리캡 규정에 예외 조항을 신설해 유럽 스타가 영입되도록 길을 텄다. 데이비드 베컴을 시작으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티에리 앙리, 프랭크 램파드, 웨인 루니 등 세계적 스타들이 유입되자 미국 MLS의 인지도가 급상승했다. 2023년 리오넬 메시의 합류가 화룡점정이었다. 관심 증가는 곧 리그 가치 상승으로 연결됐다. 2022년 MLS는 OTT 플랫폼인 &#8216;애플티비&#8217;와 10년짜리 독점 중계 계약을 맺었다. 총액 25억 달러(약 3조4620억원)에 달하는 초대형 딜이었다. MLS의 연간 중계료 수입 규모는 13년 먼저 출범한 K리그보다 약 100배나 크다. <h3>유럽과 다른 &#8216;아메리칸 스타일&#8217; 경쟁 </h3> 유럽과 달리 MLS의 경쟁 방식은 매우 복잡하다. 우선 정규시즌은 봄에 시작해 가을에 끝나는 춘추제를 채택한다. 30개 구단이 연고지 위치에 따라 15개씩 동부와 서부 컨퍼런스로 나뉘어 정규 34라운드를 소화한다. 정규리그 안에는 반대편 컨퍼런스 팀을 상대하는 6경기가 포함된다. 정규리그 종료 시점에서 동&#183;서부 통합 1위가 &#8216;서포터스 실드&#8217;를 차지한다. 이후 각 컨퍼런스에서 8강 플레이오프를 거쳐 동&#183;서부 최종 승자 2개 팀이 단판 승부로 MLS컵의 주인을 가린다. MLS컵 우승자가 공식 시즌 챔피언이다. 컵 대회는 총 3개가 병행된다. 3월부터 10월까지 한국의 코리아컵에 해당하는 US오픈컵이 열린다. MLS 30개 팀과 미국 전역에서 예선을 통과한 아마추어 66개 팀이 출전한다. 2월부터 6월까지는 북중미의 챔피언스리그 격인 CONCACAF챔피언스컵, 7~8월에는 미국과 멕시코 클럽들이 맞붙는 리그스컵이 개최된다. 이를 합치면, MLS팀들은 한 시즌에 정규리그 타이틀인 서포터스 실드, 플레이오프 타이틀인 MLS컵, 그리고 나머지 3개 컵대회까지 포함해 총 5개의 우승 트로피에 도전할 수 있다. 대회마다 우승팀이 결정되는 시점이 분산되어 있다는 점이야말로 미국 MLS의 특징이다. 6월에 CONCACAF챔피언스컵, 8월에 리그스컵, 10월에 서포터스 실드와 US오픈컵, 그리고 11월에 MLS컵에서 각각 우승팀이 배출된다. 2024시즌을 보면, 콜롬비아크루가 CONCACAF챔피언스컵 준우승(멕시코 클럽이 우승했다)과 리그스컵 우승을 차지했다. 인터마이애미는 통합 1위로 서포터스 실드를 획득했고, LA FC가 MLS컵과 US오픈컵을 모두 제패했다. 유럽 리그가 긴 숙성을 거쳐 마지막에 숭고한(?) 챔피언을 빚어낸다면, 미국 MLS는 쉼 없이 이벤트를 배치해 다양한 챔피언 탄생을 즐긴다. 프로스포츠에서 경쟁만큼 팬들의 즐길 거리로서의 가치를 중시하는 &#8216;아메리칸 스타일&#8217;이라고 할 수 있다. MLS를 이야기하면서 스타마케팅을 빼놓을 수 없다. 눈부시게 빛나는 스타의 존재야말로 미국 스포츠의 최대 장점이다. 앞선 설명대로 2007년 LA 갤럭시는 데이비드 베컴을 영입했다. MLS는 베컴의 마음을 사려고 다양한 당근을 제시했다. 샐러리캡에 묶이지 않는 &#8216;지정 선수(designated player)&#8217; 규정을 신설했다. 구단별로 최대 3명까지 허용되는 지정 선수는 높은 연봉을 보장받는다. 예를 들어, LA FC는 손흥민에게 연봉 최소 180억원을 약속했는데, 나머지 샐러리캡에 적용되는 1군 선수들의 연봉 총액은 기본 595만 달러(약 82억원)로 제한된다. 동료들의 연봉을 다 합쳐도 손흥민의 절반 이하라는 뜻이다. 그만큼 지정 선수는 티켓 판매, 유니폼 판매, TV 시청률 등 다양한 부가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상품 구실을 한다. 베컴은 고액 연봉 외에도 기발한 보상을 받았다. 은퇴 후, MLS 신생 프랜차이즈 구단의 지분을 2500만 달러(약 347억원)에 매입할 수 있는 권리였다. 베컴은 2014년 해당 조항을 발동해 오너가 되었는데, 바로 인터마이애미 FC다. 2020년 인터마이애미는 MLS의 25번째 회원으로서 리그에 합류했다. MLS는 승강제가 없는 폐쇄 리그(closed league) 형태로 운영되기에 회원 가입비가 엄청나게 비싸다. 2025시즌 서른 번째 회원이 된 샌디에이고 FC는 가입비만 5억 달러(약 6952억원)를 납부했다. 베컴으로서는 최소한의 투자로 MLS 구단을 소유하는 대박을 터트린 셈이다.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308/2025/09/14/0000037215_002_20250914080717221.jpg" alt="" />지난해 10월, 인터마이애미 FC의 리오넬 메시가 구단주인 데이비드 베컴과 함께 서 있다. &#169;AP Photo</div> 2023년 메시는 베컴이 공동 구단주로 되어 있는 인터마이애미의 선수가 되었다. 당연히 지정 선수로서 초고액 연봉을 보장받았다. MLS는 메시의 마음을 잡기 위해 다시 기상천외한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메시가 합류한 시점부터 발생하는 애플티비 신규 가입자의 구독료 수입에서 일정 부분을 떼어주기로 한 것이다. MLS의 중계 프로모션 영상마다 메시가 열심히 등장하는데, 그렇게 해서 유치되는 신규 가입자가 곧 선수 개인의 고객이기도 하다. 여기에 로스앤젤레스 특유의 콜라보 스타마케팅 문화도 작용한다. 알다시피 LA는 할리우드의 본고장이다. 수많은 스타 배우와 세계적 팝스타들이 이 도시에서 일하고 생활한다. LA 레이커스의 값비싼 코트 사이드 관람석에는 항상 셀럽이 앉아 있다. 반대로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치러지는 각종 행사에는 스포츠 스타들이 자리를 빛낸다. 서로 &#8216;샤라웃&#8217;을 해주면서 윈윈하는 셈이다. 손흥민이 LA FC로 가자마자 다저스 경기에서 시구자로 나설 것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오타니와 손흥민이 만나는 장면은 LA 다저스와 LA FC 모두에게 더할 나위 없는 광고사진이다. 전 세계 야구와 축구 팬들에게도 물론 짜릿한 순간이고. <h3>미국 스포츠계가 스타를 대하는 방식 </h3> 손흥민은 말년을 &#8216;천사의 도시&#8217; 로스앤젤레스에서 보내기로 했다. 그라운드 위에서 폭발적인 골을 펑펑 터트렸던 체력과 힘, 속도는 이제 기대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8216;인텐시티&#8217;와 템포가 적절하게 유지되는 환경 안에서라면 손흥민은 여전히 클래스를 발휘할 수 있다. MLS는 말년 축구 스타들에게 맞춤형 환경을 제공할 수 있다. 무엇보다 미국 리그는 스타를 제대로 대접할 줄 안다. 손흥민은 이적 후 두 번째 경기였던 뉴잉글랜드 원정에서 첫 도움을 신고했다. 애플티비의 중계진은 득점자의 이름이 아니라 &#8220;손흥민의 첫 MLS 도움&#8221;이라고 소리쳤다. 세 번째 경기에서 손흥민이 MLS 데뷔골을 터트리자 동료 은코시 타파리는 &#8220;손흥민이 뛴 세 경기는 루브르박물관에 전시해야 한다&#8221;라고 극찬했다. 미국 스포츠계가 스타를 어떻게 대접하는지, 어떻게 띄우는지, 립서비스에 얼마나 능통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손흥민의 데뷔골이 나왔던 주말,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한 바이에른 뮌헨 레전드 토마스 뮬러도 첫 골을 넣었다. 페널티킥이었는데 중계진이 하도 흥분해서 마치 월드컵 결승전 중계를 시청하는 것 같았다. 33세 손흥민은 슬슬 은퇴 계획을 고민하는 시점에 도달했다. 유럽 리그들은 너무 치열해서 스타에게 그런 궁리를 하게 내버려두지 않는다. MLS에서도 최선을 다해야 하겠지만, 그래도 미국의 축구 환경은 유럽보다 친절하다. 스타를 스타답게 대접한다. 특히 행선지가 LA다. 이곳에만 한국 교포가 30만명 이상 산다고 한다. &#8216;코리아타운&#8217;이 아예 정식 행정구역명으로 등재될 정도다. 누구보다 손흥민을 지지하고 사랑해줄 핏줄 아군이 터를 닦아놓은 곳이라면, 손흥민도 편한 마음으로 &#8216;나성&#8217; 생활을 시작할 수 있다. 여러 인터뷰를 통해서 손흥민은 은퇴 후 지도자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주변에서 선수를 돕는 인물들은 대부분 엔터테인먼트 분야 출신이다. &#8216;절친&#8217;으로 알려진 인물도 대부분 축구선수가 아니라 셀럽들이다. 그는 개인적으로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고 한다. 손흥민이 축구 스타와 셀러브리티의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면서 은퇴 후 생활을 도모하기에 LA만 한 장소는 없을 것 같다. 미국 스포츠계를 통해 프로리그의 운영 기법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경기장 밖에서는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세계적 유력 인사들과 친분을 쌓는 기회를 즐길 수 있다. LA가 손흥민에게 선사해줄 만한 은퇴 선물이 많아도 너무 많다. 손흥민은 미국 무대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입단식에 LA 시장과 코리아타운 지역구 의원이 총출동해 세계적 스타플레이어를 반겼다. 캐런 베이스 시장은 생면부지 손흥민에게 명예시민증을 수여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체포 작전에서 연행된 불법 이민자들이 보기엔 부당한 처사겠지만, 국내 팬들은 미국에서 거물급 대접을 받는 손흥민이 자랑스러울 뿐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는 것처럼 손흥민도 이렇게 뜨거운 환영에 응답해야 할 것이다. 현재의 클래스라면 손흥민은 얼마든지 미국 프로축구리그의 히어로가 될 수 있다. 뜬금없이 주말 아침에 축구 중계를 보게 생긴 수많은 국내 팬을 위해서라도 그의 맹활약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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