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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인터뷰] “정년 보장 못 받는다던 연구…알츠하이머병 단서 찾아”

온카뱅크관리자

2025-09-10 14:37:29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한국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수상 임미희 KAIST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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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학술진흥상을 수상한 임미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는 "이번 수상은 끝이 아닌 시작, 더 큰 도전을 요구하는 무게로 받아들이며 알츠하이머병의 근본 원인을 규명하고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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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수상은 ‘잘했다’는 박수가 아니라 ‘더 잘하라’는 무게로 받아들였습니다”
 임미희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과 교수는 올해 한국 로레알-유네스코 여성과학자상 학술진흥상을 수상했다. 알츠하이머병을 유발하는 세포 단백질을 찾아낸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 상은 주로 생명과학자가 받던 터라 화학자인 임 교수는 더 주목을 받았다. 지난달 대전 연구실에서 만난 임 교수는 “연구를 꾸준히 이어온 점, 그리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던 부분을 높이 평가해 준 것 같다”고 이같이 말했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인 임 교수는 앞서 한성과학상, S-OIL 차세대과학상,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상, RIGAKU-ACCC Award(아시아 최고의 여성 배위화학자) 등을 수상한 바 있다. 임 교수는 이화여대 화학과를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2006년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생체 무기화학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임 교수는 알츠하이머병이라는 난제에 대한 도전은 쉽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미시건대 조교수로 있을 때 새로운 연구 주제를 찾다가 뇌 질환과 알츠하이머병에 관심이 갔지만, 박사학위 지도교수는 “이 분야를 연구해 테뉴어(정년 보장)를 받은 사람이 없다”며 말렸다. 임 교수는 “그래도 안전한 길 대신 내가 진짜 궁금한 주제를 연구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5년 안에 성과를 내자고 마음을 다잡았고, 안 되면 한국에 돌아와 다시 시작하자고 각오했다”고 말했다.
 현실은 지도교수의 경고처럼 만만치 않았다. 그동안 알츠하이머병은 원래 신경세포를 보호하던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뇌세포 밖으로 이탈해 뭉치면서 발생한다고 알려졌다. 비정상적 단백질 덩어리가 신경세포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아밀로이드 배타 단백질이 뭉치는 데 금속 이온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연구했다. 하지만 당시 학계에서는 알츠하이머병이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과 무관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돼 논란이 많았다. 이 때문에 연구비 수주도 쉽지 않았다.
 임 교수는 직접 데이터를 들고 학계 곳곳을 찾아다녔다. 소규모 그룹 미팅이라도 가서 실험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30여 곳의 연구실을 방문했고, 학과 세미나도 마다하지 않았다. 연구 결과가 나오면 곧바로 공유했고, 실패 사례까지 논문으로 정리했다. 그렇게 4년을 버틴 끝에 마침내 미 국립보건원(NIH), 국립과학재단(NSF), 알츠하이머 협회 등에서 연구비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면서 성과도 하나씩 쌓여갔다. 치매를 일으키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이 금속 이온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규명하는 데서 출발해, 다중 표적 화합물 연구와 치매 치료제 타깃 발굴로 연구를 확장했다. 소분자 화합물 연구에서 얻은 지식을 토대로 신경 퇴행성 질환의 발병 원인을 분자 단위 네트워크 방식으로 분석했고, 그 과정에서 세계 최초로 치매를 유발하는 독성 응집체가 형성되는 메커니즘을 밝혀냈다.
 임 교수는 “금속 이온이 단백질에 영향을 주고, 구조를 변형해 기능까지 달라진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이런 연결 고리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독성을 억제하고 인지 기능을 회복하는 새로운 개념의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고 있다”고 했다.
 임 교수는 MIT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다. 미시건대에서 6년간 교수로 있다가 2013년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로 부임하면서 귀국했다. 2018년 KAIST로 자리를 옮겼다.
 임 교수는 미국이나 한국이나 기초 연구가 힘들기는 매한가지라고 했다. 한 예로 연구실의 한 학생이 48시간짜리 세포 실험을 했는데, 끝나고 보니 세균이 오염된 것을 알았던 일을 얘기했다. 이틀 실험 시간만 날린 게 아니었다. 세포 실험 준비 과정까지 합치면 적어도 6개월을 통째로 잃은 셈이었다.
 임 교수는 “기초과학 연구는 이렇게 시행착오를 끊임없이 겪으며 앞으로 나아간다”며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지원이 뒷받침돼야 성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 점에서 2022년 수주한 한국연구재단 리더(창의) 과제가 없었더라면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원인을 분자 단위 네트워크적으로 연결해 볼 엄두를 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임 교수는 “장기 지원을 받는 연구 과제가 있었기에 늘 하던 연구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눈에 띄는 연구 결과를 선호하지만, 질환 연구는 원인 규명부터 오랜 시간이 걸린다”며 “일단 성과가 나오면 파급력이 크기 때문에 기다려주고 믿어주면 좋겠다”고 했다.
 임 교수에게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바로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새롭게 발견하거나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독립된 연구자로 20여 년 달려왔지만 아직 목표의 20% 정도밖에 달성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질환, 신체 기관에 따라 분자 네트워크 분석을 확장해 30~40%까지 채우고, 남은 부분은 동료와 후배들이 이어가며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돕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임 교수는 후배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연구는 워낙 고된 길이라 새로운 도전을 주저하는 후배들이 많습니다. 지금 어렵다고 해도 혼자가 아니라고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옆에는 반드시 도와줄 선배와 동료가 있고, 손만 내밀면 함께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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