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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돈 안돼도 좋다, 세상을 바꿔라"…MIT, 나노기술에 5억弗 투자

온카뱅크관리자

2025-09-04 17:47:33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세상을 바꾸는 세계의 공대 (5) 인류의 미래 고민하는 MIT…연구 패러다임 대전환 이익보다 사회적 영향력 10년 넘게 지속할 연구과제 선정 "원로 교수가 MIT 미래될 수 없어 젊은 교수들이 장기 비전 제시" 나노기술로 세계 1위 도전 리사 수 AMD 회장 연구소 후원 최첨단 시설에만 3.5억弗 투입 물리·화학·공학자들 융합 연구 '미지의 땅' 금성 탐사 시동 500도 견디는 전자장치 개발 증강현실로 아바타 의사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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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나노공학 연구시설인 MIT나노연구소에서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소음·진동·먼지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돼 나노 스케일 연구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췄다. MIT 제공"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4/ked/20250904173849723plqn.jpg" data-org-width="1200" dmcf-mid="GlrTWtiByU"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4/ked/20250904173849723plqn.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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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MIT)의 나노공학 연구시설인 MIT나노연구소에서 방진복을 입은 연구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2018년 설립된 이 연구소는 소음·진동·먼지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설계돼 나노 스케일 연구에 최적화된 환경을 갖췄다. MIT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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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매사추세츠공과대(MIT) 중앙에는 유리로 된 투명한 건물이 있다. 이곳에서 걸어서 10분이면 학내 주요 건물에 도착할 수 있고, 15분이면 주요 바이오 업체에 닿는다. 공식적인 주소는 ‘빌딩12’로 돼 있다. 리사 수(AMD 회장)의 이름이 붙은 건물로 더 유명한 이곳은 2018년 지어진 MIT나노연구소다. 전기공학자, 기계공학자, 물리학자가 생물학자, 재료과학자, 화학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등과 협력하는 학제 간 연구의 중심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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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블라디미르 불로비치 MIT나노 연구소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9/04/ked/20250904173850968sdjj.jpg" data-org-width="300" dmcf-mid="HduGXpg2yp"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9/04/ked/20250904173850968sdjj.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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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라디미르 불로비치 MIT나노 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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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나노 1층과 2층에 들어서면 반도체 팹을 연상시키는 실험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여러 장비 사이를 오가는 연구자들은 모두 방진복 차림이다. 블라디미르 불로비치 MIT나노 연구소장은 지하 1층에 있는 실험실을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지하 1층에는 12개의 연구 공간이 독립적으로 구성돼 있었다. 각각의 공간은 소음과 전자파로부터 완전 차단되고, 미세한 진동도 허용되지 않는다. 불로비치 소장은 “나노 스케일 연구를 위해서는 작은 먼지도 장치 안에 들어가선 안 된다”며 “동시에 약간이라도 진동하면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 나노에서 찾은 MIT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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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IT는 MIT나노에 5억달러(약 6694억원)를 투자했다. 방음, 방진 등을 갖추기 위해 건물에만 3억5000만달러를 쏟아부었다. 나머지는 최고 성능의 장비를 마련하는 데 사용했다. 나노 스케일 연구는 고가의 장비로 인해 진입 장벽이 높은 분야다. 대기업조차 쉽사리 투자하기 어려울 정도다. MIT는 한 곳에 이런 장비를 모아놓고 누구나 찾아와 사용할 수 있는 장소를 만들기로 했다. MIT 안에 있는 건물 중 가장 비싼 건물이다. 수 회장에 대한 존경의 의미를 담아 ‘리사 수’라는 이름을 붙였다.
 MIT가 나노 기술에 이렇게 많은 돈을 쏟아부은 이유는 하나다. 나노가 미래 기술 발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MIT나노를 설립한 불로비치 소장은 “우리의 임무는 지금부터 2050년까지 필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 나노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내부 구성원의 합의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MIT나노에서 연구 주제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당장의 이익이 아니라 ‘사회적 영향력’이다. MIT나노의 설립 목적도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으로 명문화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 같은 비전을 정하는 데 젊은 교수들의 의사가 상당 부분 반영된다는 것이다. MIT나노에는 어떤 교수의 사무실도 없다. 누군가 사무실을 갖는다면 이 건물은 그 교수의 것이 되고, MIT나노의 방향을 그가 정하게 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불로비치 소장은 “나이 많은 교수들은 과거에 성과를 냈고, 그에 따라 권한을 부여받지만 그들이 MIT의 미래는 아니다”며 “2050년에도 여전히 연구할 젊은 교수들이 세계를 정의할 책임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 금성 탐험의 첫발 내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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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자 성과도 나오고 있다. MIT나노에서는 핵막을 가로지르는 거대한 단백질 복합체인 핵공복합체의 최고 해상도 이미지를 세계 최초로 얻었다. 핵공복합체는 모든 세포에 있는 구멍이다. 이를 통해 이온이 세포로 들어가고 나갈 수 있다. MIT나노는 나노스케일 도구를 이용해 이온이 핵공복합체를 오가는 이미지를 얻었고, 이를 통해 HIV(사람면역결핍바이러스)가 세포를 어떻게 감염시키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됐다. 불로비치 소장은 “핵공복합체보다 훨씬 큰 HIV가 어떻게 세포 안으로 들어가는지 궁금했는데 우리가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핵공복합체가 75% 크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이로 인해 HIV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약물이 어떤 모습이 될지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반도체 분야에서 진전도 있었다. 과학자들이 아직 금성 표면에 탐사선을 보내지 못한 이유 중 하나는 실리콘 기반의 전자기기가 480도까지 오르는 환경에서 오랜 시간 작동할 수 없기 때문이다. MIT연구진은 최근 500도 이상 온도에서 견딜 수 있는 질화갈륨(gallium nitride)을 활용한 장치를 개발했고, 나노 스케일 연구를 통해 높은 온도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일본에선 히로시마대가 차세대 반도체 분야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최근 MIT나노가 집중하고 있는 연구 중 하나는 아바타를 통한 수술 훈련이다. MIT나노 3, 4층에 있는 이머전랩(몰입연구소)은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환경을 갖추고, 인간의 몸이 환경과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 단위로 정확하게 측정한다. 사람의 근육이 어디에 있고, 손을 펴거나 주먹을 쥘 때 뼈가 어떻게 늘어나는지까지 모두 관찰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를 활용해 아바타를 통한 뇌 수술 훈련을 시도하고 있다. 저명한 외과의사의 가상 아바타를 브라질 병원에 보내면 지역 의사들이 아바타의 수술 장면을 보며 발전된 수술 기법을 배울 수 있는 방식이다. 외과의사가 실시간으로 아바타를 원격으로 조작할 수 있고, 지역 의사들과 대화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불로비치 소장은 “현재의 기술을 개선하는 방식만으로는 미래에 필요한 기술을 개발할 수 없다”며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기술들이 당장 수익을 가져오지는 않는다. 하지만 MIT의 시선은 장기적이다. 오늘의 기술로 내일의 돈을 버는 일은 기업이 하는 일이지 세상을 바꾸는 기술을 만들어야 하는 대학의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불로비치 소장은 “인류 역사상 10년 안에 새로운 기술을 개발한 적은 없다”며 “10년 이상의 비전을 갖고 있지 않으면 새로운 기술을 내놓을 수 없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케임브리지=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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