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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쌍일류 대학'에 260조원 쏟은 中…韓은 16년간 등록금 동결 [평화 오디세이-中 AI굴기 현장리포트⑬]

온카뱅크관리자

2025-08-28 05: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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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지난 5월 29일 상하이 장강(張江)과학홀에서 열린 ‘2025 국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경진대회’에서 한 로봇이 자료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세계 60여 개 팀이 참가해 기술을 겨뤘다. [신화=연합뉴스]"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8/joongang/20250828050227797mkky.jpg" data-org-width="560" dmcf-mid="HWGkDA3ISn"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8/joongang/20250828050227797mkky.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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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9일 상하이 장강(張江)과학홀에서 열린 ‘2025 국제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 경진대회’에서 한 로봇이 자료 정리 작업을 하고 있다. 세계 60여 개 팀이 참가해 기술을 겨뤘다. [신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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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반도평화만들기 재단이 지난달 이끈 ‘평화 오디세이 2025’ 중국 탐방은 많은 참가자들로 하여금 탄식의 소리를 말없이 삼키게 했다. 챗GPT 등장보다 중국 딥시크의 출현은 더 큰 충격이었다. 어느 정도 짐작만 했던 중국 인공지능(AI)과 로봇 등 첨단기술의 약진을 현장에서 목격하니 미래는 더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중국의 첨단기술개발은 무한궤도를 질주할 것인가? 
 2010년 상하이 엑스포에 참관했을 때 운행되던 전기버스가 이제는 우리 시내를 질주하고 있다. 우리나라 운행 전기버스의 40% 정도가 중국산이고 2024년 신규 등록은 60% 정도라고 한다. 2012년 베이징대 교환교수 시절 베이징대 옆 중관촌(中關村)은 엉성한 PC와 컴퓨터 부품을 판매하는 세운전자상가 정도처럼 보였다. 당시 마트에서 구입한 정수기는 모양만 정수기지 물이 그대로 술술 빠지는 허술한 제품이었다. 중국이 우리를 쫓아오려면 멀었다고 무시했다. 1993년 동방명주탑 건설이 한창인 상하이에서 향후 푸둥지구 개발계획 청사진 보고를 받고 마치 사우디아라비아의 네옴시티 계획처럼 황당하게 여겼다. 지금 푸둥은 뉴욕 맨하탄 못지않다. 중국이 상전벽해가 된 것이다. 
 그런 변화가 AI와 로봇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저장대 출신 국내파 연구원들이 값싸게 개발한 딥시크가 챗GPT에 견줄 만하다는 것은 또 하나의 스푸트니크호 충격이다. 이번에 방문한 안면인식 기술에 독보적인 센스타임, 음성인식 전문 아이플라이텍, 뇌와 기계 연결의 브레인코, 화웨이 롄추후 R&amp;D센터, 4족 보행 로봇을 실용화한 딥로보틱스, AI 신제품을 전시 판매하는 모쑤공간, 모두 경탄을 금할 수 없었다. 30년 전에 중국은 도저히 따라오지 못할 것이라고 예견했던 첨단기술의 미래가 이렇게 펼쳐지고 있다니 이런 일들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30년 전엔 예견 못한 중국 첨단기술 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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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염재호 태재대 총장"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8/joongang/20250828050229031zprz.jpg" data-org-width="205" dmcf-mid="XKZwmEUlli"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8/joongang/20250828050229031zprz.jpg" width="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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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재호 태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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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 방문한 상하이 장강과학기술단지(張江 Science City)에서 힌트를 얻었다. 푸둥개발과 함께 1992년 시작된 장강과학기술단지는 연구 산업 융합단지로서 초기 99㎢의 규모에서 이제 서울 면적의 3분의 1도 넘는 220㎢로 확장되었다. 단지 내에 IBM, 마이크로소프트 AI 랩을 위시해 53개 기업과 수백 개의 국제 R&amp;D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반도체·바이오제약·소프트웨어 서비스 분야의 국제협력 생태계를 중국 정부는 삼십 년 이상 차근차근 추진해온 것이다. 
 우리가 중국을 우습게 보는 사이에 중국은 변했다. 우리가 고도경제성장의 열매를 나누며 토끼처럼 쉬고 있을 때 중국은 거북이걸음을 쉬지 않았다. 국가주도 계획경제와 대규모 정부지원은 우리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중화학공업육성 계획 이상으로 빠르게 추격형 전략에 성공했다. 마치 1983년 이병철회장이 삼성에서 반도체를 개발하겠다고 하자 일본 미쓰비시종합연구소가 이는 무모하고 불가능하다는 보고서를 낸 것처럼 우리가 중국을 무시하는 사이에 중국은 퀀텀 점프를 했다. 
 중국은 2008년 ‘천인계획(千人計劃)’으로 장강학자(長江學者)를 지원하고 노벨수상자 수준의 해외석학을 유치했다. 중국 과기부는 100여개 핵심대학 연구역량 강화를 위한 ‘211공정’과 1997년 세계수준 대학을 위한 국가기초연구 프로그램 ‘973공정’을 추진했다. 2017년 이를 발전시킨 ‘쌍일류(?一流)’대학 프로그램으로 베이징대·칭화대 같은 일류대학 42개와 일류학과 465개를 지정했다. 정부가 약 260조 원 이상의 예산을 지원했다고 한다. 
 장강학자들은 평균 교수 봉급의 2~3배의 급여와 주택을 제공받는다. 매년 3억원에서 6억원에 달하는 연구비를 정부가 지원하고 대학이 매칭도 해준다. 마치 60년대 우리나라 KIST에서 재미과학자를 유치할 때처럼 파격적이다. 대학이 연구수익도 마음대로 처분할 수 있게 하고 연구자에게 수익의 50% 이상의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AI 등 10대 전략산업 체계적 추진해온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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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평화 오디세이 참가자가 상하이 모쑤공간에서 AI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28/joongang/20250828050230390duky.jpg" data-org-width="559" dmcf-mid="Zcd8PfsdhJ"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28/joongang/20250828050230390duky.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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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 오디세이 참가자가 상하이 모쑤공간에서 AI 제품을 체험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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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기술은 국가경제의 미래를 견인한다. 지식사회의 미래를 위해 지식생산 투자는 필수적이다. 지식생산과 인재육성은 대학의 역할이다. 유럽의 거의 모든 대학이 국공립인 것은 대학이 그 나라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하버드대의 일년 예산은 약 9조원 정도이고, 기금은 약 75조원 정도 된다. 그런데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에 하버드대에 지원하던 연방정부 예산 약 3조7000억원을 삭감한다는 것을 보고 놀란 것은 기금과 예산이 풍족한 사립대학 하버드대에도 미국정부가 그동안 그렇게 많은 예산을 지원해 왔다는 사실이다. 
 2022년 기준 우리나라 중고등학교 공교육비 예산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42%나 많은데 대학은 OECD 평균보다 36%나 적다. 중국이 치열하게 대학연구를 지원하고 대학을 육성하는 동안에 우리나라는 우파정권이건 좌파정권이건 막론하고 16년간 대학등록금 인상을 억제하고 대학연구를 관료행정 방식으로 규제해왔다. 우리 정치 지도자들과 정책담당자들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정책을 고수해왔고, 이제 중국의 부상을 겁내며 대응책을 마련한다는 오늘 과연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2015년 시작된 ‘중국제조 2025’ 전략은 AI·로봇·반도체·바이오·항공우주·첨단소재 등 10대 전략산업 육성을 체계적으로 추진했다. 이번 평화오디세이 방문에서 놀란 모든 것들이 그 결과로 이루어진 것이다. 화웨이만 해도 우리나라 전체 R&amp;D예산보다 많은 R&amp;D예산을 쓰고 그것도 기초과학 연구에 투자한다. 
 한국, 산업·과학기술 정책 패러다임 바꿔야 우리는 이제 획기적으로 기존 산업정책과 과학기술 정책의 패러다임을 수정해야 한다. 기존 방식으로 짜깁기와 덧붙이기식의 정책을 지속하면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자본주의를 표방하면서 평등 위주의 사회주의 정책을 펼쳐왔고 중국은 공산주의를 표방하면서 경쟁 위주의 자본주의 정책을 펼쳐왔다. 20세기식 관료제화된 정책집행으로는 중국과 같은 경쟁시스템을 이겨낼 수 없다. 
 1971년 출범한 KAIST는 전액장학금과 당시 군사정권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군대면제 혜택으로 이공계 엘리트들을 육성했다. 삼성 반도체 성공의 주역들이 바로 이들이다. 평화 오디세이에 함께 참여했던 엄윤설 에이로봇 대표의 지적이 머리에 남는다. 사족보행 로봇 기술은 우리도 갖고 있지만 중국처럼 이들 스타트업 제품을 정부가 구매하여 소방현장이나 공장에 직접 투입하는 것이 무섭다고 했다. 현장에서 발생하는 엄청나게 많은 데이터들이 축적되어 신기술개발에 활용될 텐데 그런 데이터들을 갖지 못한 우리는 결국 기술개발 경쟁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제 정부가 AI나 로봇산업과 관련해 어떻게 규제를 완화하고 어떻게 지원을 강화하는지에 따라 미래 경쟁력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연경 사절단을 따라가 중국 생활과학의 우수성에 충격을 받은 박제가는 『북학의』에서 명나라의 유학 전통만 신봉하던 조선 유학자들을 비판했다. 청나라가 천하를 차지한지도 벌써 100여 년이 흘렀는데 청나라를 아직도 오랑캐라고 무시하지 말고 남한산성의 치욕을 씻고자 하면 20년 동안 힘써 중국을 배워야 한다는 박제가의 간절한 마음이 바로 평화 오디세이 참가자들이 느끼는 마음일 것이다. 이제 우리가 알던 중국은 없다. 
 일찍이 『중국의 과학과 문명』이라는 방대한 저서에서 케임브리지대 조지프 니덤 교수는 화약·나침반·종이 등 뛰어난 과학적 발명이 중국에서 유럽으로 전해진 것을 역사적으로 밝혔다. 이제 중국은 잃어버린 수백 년의 역사를 버리고 과학기술 굴기를 차근차근 준비하고 있다. 조지프 니덤은 또 다른 저서 『조선의 서운관(書雲觀)』에서 “중국 문화권 주변의 모든 민족 중에서 한국인은 과학, 기계기술 및 의학에 가장 관심이 컸을 것이다. 한국 천문학이 중국의 천문학에 단단한 기초를 두고 있지만, 한편으로 의미 있는 한국 특유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한국 천문학이 만들어 낸 각종 의기와 문서 기록은 세계 과학사의 귀중한 유산이다”라고 조선의 과학을 평했다. 세종대왕처럼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정교한 정책디자인과 정권변동에 상관없는 지속적인 과학기술 정책패러다임 구축만이 우리 미래를 살릴 수 있다. 정치지도자들이 정권투쟁에만 매달릴 때 우리는 구한말과 같은 치욕의 미래와 일본처럼 잃어버린 30년의 미래를 맞게 될 것이다. 중국 첨단기술의 도전이 우리나라의 미래운명을 좌우할 시금석이 되어 다가오는 바로 지금이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기회이다. 
 염재호 태재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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