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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허벅지가 28인치… “진짜 무기는 코스·경쟁자 분석하는 두뇌”

온카뱅크관리자

2025-08-28 00:53:00

주니어 사이클 세계 1위 최태호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8/28/0003925704_001_20250828005320283.jpg" alt="" />세계 트랙 사이클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등 3개의 메달을 딴 유망주 최태호 선수가 27일 오전 경기 부천시 중흥중학교에서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박성원 기자 										“여자 친구요? ‘아르곤 18′이라고 있어요.” 만 18세 혈기 왕성한 청년에게 여자 친구에 대해 물었더니 자기가 타는 자전거 모델명을 얘기했다. 또래들의 주관심사인 게임도 안 하고, 넷플릭스도 안 본다. 쉬는 시간에는 사이클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스트레스가 쌓이면 자전거 페달을 마구 밟아댄다. 스스로 “자전거에 미쳐 있다”고 한다. 모두 한국인 첫 사이클 올림픽 금메달을 위해서란다. 27일 오전 경기도 부천 중흥중학교 훈련실에서 사이클 주니어 국가대표 최태호를 만났다. 그는 지난 24일 네덜란드에서 끝난 세계 주니어 트랙 선수권 대회에서 한국 남자 최초 2관왕에 오르며 ‘한국 사이클 미래’임을 증명했다. 전날 저녁 입국해 아직 여독도 풀리지 않았지만, 대회를 분석하고 경기력을 점검하겠다며 아침부터 모교 훈련장에 나타났다. 제일 먼저 눈에 띈 것은 굵고 탄탄한 허벅지였다. 28인치라고 했다. 182㎝, 87㎏인 그는 주니어 레벨에서 서구권 선수들보다도 탄탄한 체격을 자랑한다. 그가 페달을 밟을 때 내는 순간 최대 출력은 2200와트(W)로 3마력(1마력은 말 한 마리가 일상적으로 내는 힘) 정도 된다. 하지만 최태호는 “서구권 선수들은 체격이 22세 전후에 완성된다”며 “지금은 우월한 조건일 수 있는 피지컬에 의존해선 안 된다는 것을 잘 안다”고 했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8/28/0003925704_002_20250828005320391.png" alt="" />그래픽=이철원 										최태호는 자신의 무기는 피지컬이 아니라 “세밀한 분석에서 나오는 상황 판단 능력”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전 세계 벨로드롬을 가보면 트랙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어요. 어떤 재질로 만들었는지, 경사 각도는 어떤지 등을 다른 선수보다 치밀하게 분석하고 빠르게 적응하는 게 저의 최고 강점입니다.” 그는 대회가 열리는 장소의 기압과 산소 밀도까지도 체크한다고 한다. 그는 “학교 수업 때도 수학과 과학을 좋아하는 성향이 사이클 분석에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번 주니어 세계선수권을 치른 네덜란드 아펠도른 트랙은 다른 대회보다 속도가 잘 안 나는 편이었다고 한다. 최태호는 “이런 트랙에선 경사를 돌기 전에 미리 속도를 올려서 탄력을 붙인 뒤 빠르게 치고 나가는 전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경륜 개인전에서 한국 선수로는 최초로 우승했고, 스프린트 결승에서도 금메달을 땄다. 단체 스프린트 경기에서도 은메달을 따내 이번 대회서 메달을 3개 수확했다. 현재 세계 주니어 스프린트 랭킹 1위다. <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23/2025/08/28/0003925704_003_20250828005320983.jpg" alt="" />최태호가 지난 22일 트랙 세계주니어선수권 남자 경륜에서 우승을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UCI 인스타그램 										대회에서 경쟁하는 다른 선수들의 주행 스타일과 사소한 버릇까지 분석하는 습관도 있다. 대회 중 휴식 때 다른 선수들이 입으로 숨을 가쁘게 쉬는지, 코로만 가볍게 쉬는지 등도 체크한다. 주니어 선수권 때 스프린트 결승에서 대결한 아치 길(영국)에 대해선 “평소 짧은 스퍼트로 승부를 거는 스타일인 것을 알고 있어 좋은 타이밍에 제칠 수 있었다”고 했다. 한국 사이클계 최고 유망주로 떠오른 최태호는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지는 않는 반(半)해외파 선수다. 처음엔 국내 초등학생 시절 비포장 코스에서 자전거로 장애물 경주를 하는 ‘BMX’ 선수 생활을 했다. 이후 중학교 1학년 때 트랙 사이클 병행을 시작했는데 2년여 만에 온 가족이 호주로 이주했다. 국내엔 국제 공인 250m 벨로드롬이 한 곳도 없는 등 환경이 열악해 “해외로 가고 싶다”며 직접 가족들을 설득했다고 한다. 최태호의 재능을 알아본 호주사이클연맹의 도움으로 선진 훈련 프로그램을 경험했고, 외국인 코치의 지도도 받았다. 이후 뉴질랜드를 거쳐 이달 거처를 미국 LA로 옮겼다. 미국 연맹에서 공동 훈련을 제의받았다. 최태호는 “나 때문에 엄마, 아빠와 동생이 많은 것을 희생한 것을 잘 알고 있다”며 “가족을 위해서라도 절대로 헛된 시간을 보내고 싶지 않다”고 했다. 사이클에만 ‘몰입’하려 간절히 애쓰는 이유다. 음악은 사카모토 류이치의 잔잔한 피아노곡을 주로 듣는다고 했다. “집중하는 데 도움이 돼서”라는 이유였다. 사이클과 비슷하게 빠른 스피드로 상대를 추월하는 F1(포뮬러원)의 생중계도 즐겨 본다. 공격적인 성향의 막스 페르스타펀(레드불)을 좋아한다고 한다. 사소한 생활 습관부터 취미까지 모든 걸 한국 사이클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에 맞춰 놓은 모습이다. 현 최고 성적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조호성의 4위(40㎞ 포인트레이스)다. 최태호는 2028년 LA 올림픽에서 경험을 쌓은 뒤 2032년 브리즈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딴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금 주니어 세계 1위이지만 아직도 제 경기력은 성에 안 차는 게 많아요. 절대 자만하지 않고, 성인 무대에서 더욱 성장해 올림픽 금메달 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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