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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규제 없는 中 AI 연구기지…韓도 국가가 'AI 샌드박스' 만들어야 [평화 오디세이-中 AI굴기 현장리포트⑦]

온카뱅크관리자

2025-08-05 0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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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중국 상하이 롄추후에 들어선 화웨이 R&amp;D 센터 전경. 축구장 225개가 들어가는 면적에 호텔 이상으로 고급스럽고 쾌적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평균 연령 31.6세의 연구원 2만4000명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사진 셔터스톡]"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5/joongang/20250805050222190kjfb.jpg" data-org-width="559" dmcf-mid="83Jkv7iBCX"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5/joongang/20250805050222190kjfb.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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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상하이 롄추후에 들어선 화웨이 R&amp;D 센터 전경. 축구장 225개가 들어가는 면적에 호텔 이상으로 고급스럽고 쾌적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평균 연령 31.6세의 연구원 2만4000명이 연구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 있다. [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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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인공지능(AI) 투자 100조원 목표를 세웠다. 구체적인 계획은 나오지 않았으나 인재 양성, 그래픽처리장치(GPU) 구매, 피지컬 AI를 포함해서 비슷한 제안이 많다. 관통하는 전략은 선택과 집중이다. 잘하는 기업을 선택하고 집중적으로 투자되어야 한다. 전략에는 시간이라는 변수가 있다. 인재를 양성하고 그 인재가 사회에서 제 몫을 하려면 20년 걸린다. GPU 구매를 위한 예산을 마련하고 실제로 구매해서 활용하려면 3년은 걸린다. 물리적 제품에 AI 기술을 활용하는 피지컬 AI가 시장에 보급되려면 10년은 기다려야 한다. 한국은 빨리빨리 국가다. 무엇이든 빨리 해서 이만큼 성장했다. AI 역시 빨리빨리 추진하고 눈에 보이는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AI 기술 종목별 챔피언 모으는 화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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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윤태성 카이스트 교수"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5/joongang/20250805050223436oqgs.jpg" data-org-width="205" dmcf-mid="6BhzQE5rTH"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5/joongang/20250805050223436oqgs.jpg" width="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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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태성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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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필자는 이러한 문제 인식을 가진 채로 평화 오디세이 일원으로 중국 현장을 방문했다. 그 결과, 중국에는 있고 한국에는 없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상하이 외곽에 위치한 화웨이 롄추후 연구개발(R&amp;D)센터가 촉매로 작용했다. 이곳의 넓이는 축구장 225개에 달하며 평균 연령 31.6세인 직원 2만4000명이 모여 있다. 화웨이를 보면서 필자는 의문이 들었다. AI는 가상 세계와 물리 세계를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다양한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지능을 가졌다. 이런 특징을 생각하면 굳이 한 곳에 모일 필요가 없다. 화웨이는 왜 이렇게 대규모 센터를 만들었을까? 필자가 발견한 답은 연구개발의 프레임이다. 선택과 집중에서 끝나지 않고 그 이후에 통합과 순환이 이어지는 프레임이다. 한국은 선택과 집중에서 끝난다. 중국은 통합과 순환을 추가한다. 
 화웨이는 통합을 위한 받침대다. 화웨이는 사실상 중국의 국민 기업이다. 기업의 기초는 탄탄하며 경영자는 강력한 리더십으로 직원을 지휘하고 있다. 화웨이 직원의 설명에 의하면 내부 개발 안건은 20%이며 외부 파트너와 협력하고 통합하는 안건이 80%라고 한다. 화웨이는 예를 들어 AI 혁신기업인 센스타임의 얼굴 인식 기술을 통합하고 아이플라이텍의 음성인식 기술을 통합한다. 두 기업 모두 해당 분야에서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한계는 분명하다. 이 기술만으로는 초대형 상품을 만들 수 없다. 화웨이는 여러 기술을 통합해서 도시 관리 시스템과 같은 초대형 상품을 개발한다. 비유하자면, 종목별 챔피언을 모아 올림픽을 만드는 셈이다. 상품에 대한 평가를 차치하더라도 이렇게 큰 규모의 AI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기업은 세계적으로 흔치 않다. 미국 빅테크에도 쉽지 않은 도전이다. 
 초대형 상품이 완성되면 다음 단계인 순환은 중국 정부가 주도하여 일대일로 국가를 중심으로 수출에 나선다. 도시 관리 시스템은 40개국 200개 이상의 도시에 도입되었다고 한다. 초대형 상품은 단지 기술만 수출하는 것이 아니다. 도시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술·경영·제도·운영·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두 포함한 턴키 방식의 수출이 된다. 
 카이스트, 국민 납득 가능한 통합 받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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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화웨이 R&amp;D 센터에서 한 직원이 스쿠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5/joongang/20250805050224693rkgv.jpg" data-org-width="559" dmcf-mid="PQiSF6DxTG"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5/joongang/20250805050224693rkgv.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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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웨이 R&amp;D 센터에서 한 직원이 스쿠터를 타고 이동하고 있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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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한국으로 시선을 돌려보자. 한국에서 통합과 순환 전략을 도입하려면 어떤 문제가 있을까? 가장 먼저 드는 의문은 통합의 받침대다. 한국에도 세계 수준의 기업이 많이 있고 국유기업도 많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도 많다. 어떤 기업이 통합을 위한 받침대가 되면 국민이 납득할까? 어떤 기업을 선택하든 특혜 논란이 일어나기 쉽다. 중국에서 화웨이가 받침대가 되는 이유는 명분 때문이다. 중국은 건국 100주년이 되는 2049년에 세계 최강국이 되겠다는 목표가 분명하다. 센스타임 경영자의 말에 의하면 중국에서 AI는 혁명의 도구다. 그러므로 화웨이에는 명분이 있다. 화웨이가 개발한 자체 운영시스템(OS) 하모니를 사용해 20억 개 이상의 기기를 연결하고 독립된 네트워크를 구성해도 명분이 있다. 
 한국에도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명분을 가진 곳이 있다. 카이스트를 비롯한 전국 4대 과학기술원이다. 카이스트는 과학기술에 기반해서 한국의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다는 뚜렷한 목표도 있다.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한국의 산업 발전에 실질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성과도 만들고 기술에 기반한 창업도 두드러진다. 카이스트를 비롯한 과기원에서 AI 기술을 모아 통합한 후에 순환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면 어떤 기업보다 명분이 있다. 더군다나 카이스트는 한국에서 가장 과학기술의 능력을 믿는 곳이 아닌가. 어떤 일이든지 좋아하는 사람이 하는 게 가장 효과가 크다. 과학기술을 좋아하고 인생을 건 인재들이 모여 있는 곳이면서 명분도 있으니 카이스트는 통합 받침대로 손색이 없다. 
 받침대가 정해지고 나면 국가가 할 일은 간단하다. 가만히 있으라며 손발을 묶지만 않으면 된다. 흔히 규제를 완화하라고 하지만 사실 어떤 규제가 있는지 규제의 전모를 파악하기는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규제가 워낙 다양하게 얽혀 있어 막상 연구개발을 시작하지 않으면 존재조차 모르는 규제가 대부분이다. 모든 규제를 한눈에 알 수 있게 정리한 자료나 공식 목록도 없다. 드론을 연구하려면 실험하기 전에 미리 비행 허가를 받아야 하고 자율주행 로봇을 개발하려면 개인정보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런 규제가 있다는 사실은 연구개발을 시작하기 전에는 모른다. 새로운 연구개발을 시작할 때마다 관련된 규제를 찾아내고 푸는 방식은 효율이 낮다. 항상 규제에 발목을 잡히기 마련이다. 가장 빠른 방법이 있다. 10년 한시법을 제정해서 모든 규제를 일시적으로 묶어버리면 된다. 모든 규제가 작동하지 못하도록 규제 샌드박스를 만들면 된다. 
 10년 한시법 제정해 규제 발목 풀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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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센터 내를 다니는 버스도 보인다. 장진영 기자"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8/05/joongang/20250805050225965sgas.jpg" data-org-width="560" dmcf-mid="QdjHzdCnSY"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8/05/joongang/20250805050225965sgas.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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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센터 내를 다니는 버스도 보인다. 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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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년 한시법이라고 했지만 10년이 어떤 의미인지조차 불분명한 시대다. AI는 워낙 빠르게 진화하고 있기 때문에 10년 후의 미래를 예측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술과 시장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10년은 의미가 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시장은 없다. 기술에서 시장까지 이어지는 시간은 짧으면 10년이고 길면 30년이다. 그러니 카이스트에서 현재까지 개발된 기술을 체험할 수 있다면 10년 후의 미래를 체험한 셈이다. 
 한시법이 제정되고 규제가 풀리면 카이스트를 포함한 전국의 과기원 캠퍼스는 AI 국가실험장으로 변한다. 연구실이나 건물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라 캠퍼스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AI 국가실험장은 마치 작은 규모의 AI 시범 도시와 같다. 과기원 캠퍼스에는 학생과 휴머노이드 로봇이 섞여 다니고 방문객은 드론을 타고 이동한다. 승차감이 나쁘면 낙타 로봇을 타고 다닐 수도 있다. 매점에서 음료수를 구매하거나 건물에 출입하려면 안면 인식이나 음성인식으로 모두 통한다. AI 국가실험장을 방문하면 10년 후 미래를 체험할 수 있다. AI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 방문객 자신의 언어로 묘사할 수 있다. 체험은 상상보다 강하다. 미래를 체험한 국민은 AI 초대형 상품이 진입할 시장을 예상하고 AI 창업을 서두를지 모른다. 국가가 강요하지 않아도 AI 리터러시 교육은 저절로 진행된다. 
 AI 국가실험장서 10년 후 미래 체험을 이런 모든 일은 AI 국가실험장에 관한 법률을 만들어 지원하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카이스트는 해방구가 되어 온갖 AI 기술을 실험하고 온갖 AI 상품을 테스트할 수 있다. 실패를 거듭하다가 간혹 성공 사례를 만들겠지만, 간혹 성공하는 바로 그 사례가 한국의 미래를 바꾼다. 그중에는 도시나 국가처럼 적용 범위가 넓은 상품도 있고 의료나 교육처럼 적용 시간이 긴 상품도 있다. 하나의 기업이나 조직에서 만들 수 있는 상품이 아니다. AI 국가실험장에서는 AI 기술을 통합하고 AI 시제품을 평가하며 사회적 영향까지 평가한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AI 초대형 상품을 개발한다. 상품이 시장에 진입하면 고객은 만족이나 불만을 나타낸다. 고객의 목소리는 과학기술의 선택과 집중 단계에 반영되고 사이클은 순환한다. AI 국가실험장에서 얻은 시사점은 AI로 그치지 않는다. 한국이 과학기술의 능력을 바탕으로 미래 사회를 설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새롭게 이어지는 통합과 순환은 한국의 과학기술을 한 단계 높이 진화시킬 수 있는 유망한 프레임이다. 
 모든 국가는 AI 총력전에 나섰다. 팔짱만 끼고 있어도 될 만큼 한가롭지 않다. 카이스트는 더욱 활발하게 행동하고 싶다. 과학기술을 통해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이바지하겠다는 명분도 있다. 이런 카이스트에 국가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규제는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이다. AI에는 돈보다 규제가 더 큰 장애물이다. 
 윤태성 카이스트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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