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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먹기만 하면 `심신안정`...`컴포트 푸드` 비밀은 몸속 미생물?

온카뱅크관리자

2025-03-02 12:3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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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아이클릭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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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은 단순한 영양 공급 수단이 아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된장국이나 따뜻한 닭고기 스프 한 그릇은 스트레스나 불안을 완화하는 힘이 있다. '컴포트 푸드'는 이처럼 우리에게 심리적 안정과 편안함을 주는 음식을 의미한다. 
 그런데 최근 연구들은 컴포트 푸드가 단순한 심리적 위안 이상의 생물학적 효과를 가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 중심에는 바로 우리 몸속 미생물 군집, '마이크로바이옴'이 있다.
 ◇마이크로바이옴 움직이는 음식이 심신안정 열쇠?
 작년초 미국 영양학회(Nutrition &amp; Food Service Edge)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우리가 컴포트 푸드를 먹을 때 뇌에서는 도파민(Dopamine)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신경전달물질로서 쾌락과 보상을 담당하며, 기분을 좋게 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에서 세로토닌과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도 함께 작용해 몸과 마음의 긴장을 푸는 효과를 낸다.
 또한, 음식이 주는 감각적 경험 자체도 심리적 안정감을 촉진한다. 특정 향이나 맛이 과거의 좋은 기억과 연결될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그 음식을 찾게 된다. 어릴 적 어머니가 만들어주신 된장국 한 그릇이나 따뜻한 한 끼가 그 예다.
 미국 영양학회는 우리가 안전하다고 느끼고,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었다고 인식할 때 우리 뇌의 화학 작용이 변화하기 시작하는데 컴포트 푸드가 그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컴포트 푸드를 먹으면 시상하부에서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분비된다. 도파민은 뉴런 간의 화학적 메시지를 전달하며, 신체가 보상을 기대하도록 만든다. 도파민은 소화, 혈류, 기억력, 집중력, 기분, 수면, 스트레스 관리 능력 등을 향상시킨다. 심지어 컴포트 푸드를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도파민 분비가 촉진되어 동기 부여와 보상의 순환이 시작된다.
 도파민과 함께 작용하는 호르몬으로는 세로토닌과 아드레날린이 있다. 일부 동물 연구에서는 이러한 호르몬들이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역할을 하며, 컴포트 푸드를 섭취할 때 분비된다고 밝혀졌다.
 ◇마이크로바이옴과 컴포트 푸드의 관계
 컴포트 푸드가 심신 안정에 기여하는 이유 중 하나는 장내 미생물인 마이크로바이옴 때문이다. 마이크로바이옴은 장 건강뿐만 아니라 신경계와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장과 뇌는 '장-뇌 축(Gut-Brain Axis)'을 통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장내 미생물의 상태가 감정과 정신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특정 발효식품이 포함된 식단이 장내 미생물 생태계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다음은 대표적인 컴포트 푸드 중 마이크로바이옴과 정신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식품들이다.
 시트러스류, 즉 감귤류 과일은 비타민 C와 플라보노이드가 풍부하여 항산화 효과를 지니고 있다. 특히 감귤류 껍질 추출물은 항비만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연구에서는 감귤류 껍질의 에탄올 추출물이 지방세포의 분화를 억제하고, AMPK 신호 경로를 활성화하여 항비만 효과를 나타낸다고 보고하였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Aspergillus oryzae로 발효한 감귤박이 비만 억제에 효과적이라는 결과를 제시하였다. 
 하버드 의과대학의 라즈 메타(Raaj Mehta) 박사 연구팀은 3만2427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오렌지 섭취, 장내 미생물, 우울증 위험 간의 관계를 장기적으로 분석한 연구결과를 지난 연말 국제학술지 '마이크로바이옴'에 소개했다. 연구팀은 오렌지를 꾸준히 섭취한 사람들이 우울증 위험이 낮았으며, 장내 미생물 조성이 변화했다는 점을 발견했다.
 특히, 연구진은 특정 장내 유익균이 우울증 예방과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들은 이 유익균 수치가 낮았으며, 반면 오렌지를 자주 먹는 사람들은 이 균이 풍부했다. 연구팀은 또 이 유익균이 세로토닌과 도파민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사 경로를 활성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세로토닌과 도파민은 기분을 조절하는 중요한 신경전달물질로, 부족할 경우 우울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진다.
 ◇다시 한번 조명받는 된장과 김치의 마법
 된장, 김치, 청국장 같은 발효식품은 프로바이오틱스(유익균)를 다량 함유하고 있어 장내 미생물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연구 결과, 이는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염증을 감소시키며, 정신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발효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생리활성 물질은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를 지니고 있어 스트레스 완화에 기여할 수 있다.
 그릭 요거트는 일반 요거트보다 단백질 함량이 높고, 프로바이오틱스가 풍부하여 장 건강에 이롭다.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익한 미생물의 성장을 촉진하여 소화 기능을 개선하고 면역력을 높이며, 스트레스와 불안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다크 초콜릿은 플라보노이드와 트립토판이 풍부하여 도파민과 세로토닌 생성을 촉진한다. 실제 연구에서도 다크 초콜릿 섭취가 기분을 안정시키고 스트레스를 감소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컴포트 푸드, 무조건 좋은 걸까?
 컴포트 푸드를 먹는 것이 건강에 해로운 것일까? 
 만약 컴포트 푸드가 단순히 미소를 짓게 하고, 행복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긍정적인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면 이는 건강한 경험이다. 그러나 스트레스 해소 수단으로서 지속적으로 감정적으로 먹는 습관을 들이면 정신적, 신체적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컴포트 푸드가 주는 심리적 위안과 마이크로바이옴 개선 효과에도 불구하고, 모든 음식이 건강한 것은 아니다. 지나치게 가공된 고지방·고당류 음식들은 장내 유익균보다 해로운 세균을 증가시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뉴런(Neuron) 저널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와 함께 지나치게 단 음식이나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면, 뇌의 포만감을 조절하는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스트레스를 먹는 것으로 해소하는 습관이 과도해지면, 오히려 정신적·신체적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의미다.
 렙틴(leptin)이라는 호르몬은 뇌에 포만감을 전달하는 역할을 하지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의 수치가 높아지면 렙틴 수치는 감소하고, 식욕을 증가시키는 그렐린(ghrelin) 호르몬의 수치는 증가한다.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함께 과도한 컴포트 푸드 섭취는 비만과 만성 스트레스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
 한편 컴포트 푸드가 도파민을 생성하는 긍정적인 효과를 제공하지만, 특정 음식들은 다른 메커니즘을 통해 스트레스 증상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많은 '기능성 식품'(Functional Foods)은 항산화 작용, 항염증 효과, 특정 영양소 공급을 통해 정신 건강을 개선한다. 예를 들어, 베리류, 견과류, 지방이 풍부한 생선, 통곡물, 짙은 녹색 잎채소 등이 이에 해당한다.
 ◇건강한 컴포트 푸드를 선택하라
 이처럼 우리가 일상에서 즐기는 컴포트 푸드는 단순한 맛과 향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 이면에는 우리 몸속 마이크로바이옴과의 복잡한 상호 작용이 존재하며, 이는 우리의 심신 안정과 전반적인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이러한 음식을 적절히 섭취함으로써 스트레스 완화와 건강 증진에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식품, 프로바이오틱스가 포함된 발효식품,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식재료들을 활용하면 '건강한 컴포트 푸드'로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일상에서 섭취하는 음식이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전반적인 삶의 질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강민성기자 k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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