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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뉴스]우주의 기원 밝힐 중성미자 관측, 경쟁국 뛰는데 韓만 멈췄다

온카뱅크관리자

2025-02-26 16:07:31

<div id="layerTranslateNotice" style="display:none;"></div> 중성미자 관측소 설립안, 2018년 이후 답보 중국, 일본은 잇따라 관측시설 확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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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mg alt="일본 기후현 가미오카 광산에 있는 중성미자 검출 장치 '슈퍼카미오칸데'./일본 도쿄대" class="thumb_g_article" data-org-src="https://t1.daumcdn.net/news/202502/26/chosunbiz/20250226160504724uczr.jpg" data-org-width="3872" dmcf-mid="1xmJozbYzB" dmcf-mtype="image" height="auto" src="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02/26/chosunbiz/20250226160504724uczr.jpg" width="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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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기후현 가미오카 광산에 있는 중성미자 검출 장치 '슈퍼카미오칸데'./일본 도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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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대 규모의 중성미자(中性微子·뉴트리노) 관측소를 한국에 세우려던 계획이 무산됐다. 유럽과 일본, 중국은 중성미자 관측에 투자를 늘리는 가운데 한국만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중성미자 연구는 한국이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기초과학 분야로 꼽혔는데, 정부 투자를 받지 못해 어렵게 축적한 연구 성과가 사장될 위기에 처했다.
 26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국내 14개 기관이 힘을 합쳐 세계 최대 규모의 중성미자관측소를 세우려던 계획이 중단됐다. 2018년부터 이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유인태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경북 영천, 대구 달성, 경남 합천을 후보지로 삼고, 지하 1000m에 80만㎥ 규모의 세계 최대 중성미자 관측소를 지으려고 계획했지만 정부 투자를 받지 못해 중단됐다”고 말했다.
 중성미자는 우주를 이루는 기본 입자의 하나지만, 질량이 거의 없고 다른 물질과 거의 반응을 하지 않아 ‘유령 입자’로 불린다. 지금도 매초 엄지손톱만 한 면적마다 1000억개씩 지구를 지나간다. 과학자들은 중성미자를 통해 우주의 기원과 진화를 밝히고 있다. 중성미자가 우주가 탄생한 빅뱅(Big Bang·대폭발) 직후에도 나왔고, 태양과 초신성, 블랙홀, 중성자별 등에서도 방출되기 때문이다. 중성미자 연구는 4번이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국내 과학자들은 한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중성미자 관측소를 설립하려고 했다. 서울대 핵입자천체물리연구소, 전남대 중성미자 정밀연구센터, 성균관대 기초과학연구소는 2023년 12월 국내외 중성미자 연구자를 한 자리에 모아 포럼을 열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중성미자 관측소를 국내에 건립하는 계획이 공개됐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일본과 공동 연구를 통해 시너지를 내는 방안도 논의됐다.
 유인태 교수는 “국내 관측소가 완공되면 일본의 하이퍼-카미오칸데 관측소와 연결해 국제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국내외 500명 이상의 연구자가 협력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 중성미자 연구로 2015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은 가지타 다카아키 일본 도쿄대 교수는 당시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일본의 차세대 중성미자 관측소가 완공되면 우주의 각종 현상을 이해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질 것”이라며 “빛이나 중력파와 같은 관측 결과가 합쳐지면 우주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과 일본 과학자들의 꿈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사업에 필요한 예산을 배정하지 않으면서 동력을 잃었다. 한국과 달리 미국과 유럽, 중국, 일본은 중성미자 관측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하고 있다. 중국은 올해 8월부터 세계 최대 규모의 차세대 중성미자 검출기 주노(JUNO)를 가동할 예정이다.
 미국도 30억달러(약 4조3000억원) 규모의 중성미자 발굴 프로젝트 듄(DUNE)을 추진하고 있고, 일본은 차세대 중성미자 관측소인 하이퍼-카미오칸데(Hyper-Kamiokande)를 구축하고 있다. 유럽에 구축 중인 큐빅 칼로미터 중성미자 망원경(KM3NeT)은 최근 사상 최고 에너지를 가진 우주 중성미자를 포착한 연구 결과를 네이처에 발표하기도 했다.
 과학계는 중성미자 관측소 설립 계획이 무산된 것은 연구 능력이 부족하기보다는 대형 과학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방식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한국도 이미 중성미자 연구에서 세계적 수준에 올랐다. 전남 영광의 한빛 원자력발전소에 구축된 리노(RENO) 지하 중성미자 연구시설에서 나온 성과는 2016년 브루노 폰테콜보 상과 2023년 유럽물리학회 상을 받으며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유 교수는 “해외에서는 과학계가 제안하고 예산을 확보하는 바텀업(Bottom-up, 상향식) 방식으로 대형 과학 프로젝트가 추진되지만 국내에서는 정부가 연구 주제를 정하는 톱다운(Top-Down, 하향식) 방식이어서 중성미자 관측소가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며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이 없어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대형 연구 프로젝트는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기 때문에 정책적인 결정이 필수적이고 고위층의 의사결정이 필요하다”며 “여러 전략적 요소를 고려해야 해 톱다운 방식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중성미자 연구가 당장 경제적인 효과가 없다는 점에서 우선 순위에서 배제했다는 말도 나왔다. 유 교수는 “중성미자 연구는 물리학의 기본이 되는 입자를 연구하는 만큼 양자컴퓨터, 인공지능(AI)과도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분야에서 당장 경제적 이익을 보긴 어렵지만,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서 월드와이드웹(WWW)이 나오고, 양자역학이 양자컴퓨터로 이어지듯 중성미자 분야에서 지식을 쌓다 보면 미래 기술 혁신의 씨앗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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