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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뉴스]공정·불공정으로 얼룩진 2024 야구
온카뱅크관리자
조회:
49
2024-11-10 12:00:00
<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4/11/10/0000046736_001_20241110120007779.gif" alt="" /><em class="img_desc">지난 10월 28일 광주 북구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8회말 1사 1루 KIA 박찬호가 1타점 2루타를 치고 출루하고 있다. photo 뉴시스</em></span></div><br><br>지난 10월 28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기아 타이거즈가 삼성 라이온즈에 7 대 5로 역전승, 통산 12번째 패권을 차지하며 2024 프로야구는 막을 내렸다. 이로써 KBO리그는 내년 3월 22일 개막 때까지 4개월25일간 '야구 방학'에 들어갔다.<br><br>올 한 해는 기아 타이거즈가 시즌 초부터 내내 1위를 지키며 통합 우승까지 이뤄내 겉으로는 승부가 싱거운 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각론으로 들어가면 중하위권 팀들의 피말리는 추격전, 개인 타이틀을 향한 치열한 각축전으로 여느 해나 다름없는 '총성 없는 전쟁터'였다. 출범 43시즌을 맞은 올 시즌의 특징은 '공정과 불공정'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로 압축할 수 있다.<br><br><strong>세계 최초 ABS 도입으로 관중 폭발</strong><br><br>먼저, 공정. 올 들어 KBO(한국야구위원회)는 세계 스포츠사상 최초로 ABS(Automatic Ball-Strike System·자동 볼판정시스템)를 도입했다. 이는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하는 것. 야구는 메이저리그(MLB)든 KBO리그든 늘 경기 때마다 판정 불만으로 말썽을 일으켰다. 타자들이 볼 판정에 불복해 주심에게 거칠게 항의하거나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며 욕설을 뱉는 장면은 흔히 볼 수 있었다.(지난해 9월 23일 모 구단주는 심판의 잘못된 판정으로 경기에 졌다며 KBO 사무국을 항의 방문하는 사상 초유의 돌발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젠 ABS 도입으로 볼썽사나운 모습은 싹 사라졌다. 시즌 초에는 ABS 도입에 반대하는 선수나 야구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컸으나 '공정과 상식'을 중히 여기는 2030들이 열렬히 지지함으로써 반대 목소리는 쏙 들어갔다.<br><br>이는 관중 대폭발로 이어졌다. 2030들이 총 관중의 64.5%를 차지(KBO 자료)한 덕분에 올해 720경기에서 1088만7705명(경기당 1만5122명)이 들어와 연간 1000만명을 거뜬히 돌파했다. 종전 최다 2017년의 840만688명보다 무려 29.6%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관중 신기록 수립엔, 마음껏 춤추고 소리지르는 '세계 최대의 노래방', 팬을 몰고 다니는 기아·삼성·LG의 선두권 질주가 1등 공신이지만 잡음 없는 판정도 한몫을 단단히 한 것으로 보인다.<br><br>MLB도 도입을 주저하고 있는 KBO리그의 ABS는 구장마다 판정 존이 조금씩 다른 문제점이 있긴 하나, '모든 조건은 모든 선수에게 똑같이 적용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야구팬들은 감정 소모와 동요 없이 편안하게 경기를 즐길 수 있게 됐다.<br><br><div style="text-align:center"><span class="end_photo_org"><img src="https://imgnews.pstatic.net/image/053/2024/11/10/0000046736_002_20241110120007908.gif" alt="" /><em class="img_desc">지난 3월 7일 서울 서초구 더케이호텔서울에서 열린 ‘2024 KBO 규정-규칙 변화 미디어 설명회’에서 ABS 운영계획 등이 안내되고 있다. photo 뉴시스</em></span></div><br><br><strong>출범 43년 만에 연 관중 1000만명 돌파</strong><br><br>물론 판정 항의 자체가 볼거리이긴 했다. 해태 타이거즈, MBC 청룡 사령탑을 지낸 '빨간 장갑의 마술사' 김동엽 감독(1938~1997)이 모자를 거꾸로 쓴 채 심판에게 대드는 코믹한 장면이나 '목발 항의 퍼포먼스'는 그 자체만으로 프로야구의 상품성을 높였다는 평가가 있었다.<br><br>사실 MLB는 약 20년 전 각 팀의 강력한 요청으로 ABS 도입을 적극 검토한 바 있다. 하지만 MLB 사무국에서 컴퓨터로 1000경기 가까운 볼 판정을 측정한 결과, 경기당 겨우(?) 평균 2개의 오류가 난 것을 보고 "그래도 기계보다는 사람이 하는 게 낫다"며 내린 결론을 이제까지 고수하고 있다. MLB에서 올 시즌 KBO의 성공적인 ABS 도입에 어떤 반응을 보일지 자못 궁금하다.(월드시리즈가 끝나고도 전혀 대응이 없는 걸 보면 KBO리그를 따라하기는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이 상한다는 입장일 수도.)<br><br><strong>계단식 포스트시즌 방식은 너무 불공정</strong><br><br>다음은 불공정. MLB는 포스트시즌(PS) 대진 방식이 토너먼트식이다. 와일드카드(WC)팀만 두세 차례 더 경기를 갖고(3전 2선승제) 이후부터는 양대 리그 지구별 우승팀과 함께 '디비전 시리즈→양대 리그 챔피언십→월드시리즈'로 이어지는 토너먼트식으로 승부가 펼쳐진다. KBO 리그는 이에 반해 계단식이다. 'WC 결정전→준PO→PO→한국시리즈' 식으로 하위팀이 하나씩 계단을 밟아 올라간다. 이러니 시즌 종료 후 20여일을 휴식과 연습경기로 충전한 1위팀이 WC 결정전부터 격전을 치르고 올라온 팀과 매우 유리하지만, 한편으론 불공정한 승부를 펼치게 된다.<br><br>올해는 9월 17일 1위를 확정지은 기아가 10월 21일 한국시리즈(KS) 1차전까지 사상 최장인 34일의 휴식기를 가진 덕분에 PO에서 격전을 치르고 올라온 삼성을 4승 1패로 쉽게 물리칠 수 있었다. 1위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이 85.3%가 되니 하위팀이 들러리를 서는 불공정 게임인 걸 확연히 알 수 있다.<br><br>이젠 MLB처럼 토너먼트식으로 PS 방식을 바꿔 중위팀도 1위팀과 비슷한 조건에서 역전극을 일으킬 수 있게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올해 1000만명을 돌파했으니 내년엔 1100만명 이상 동원? 천만의 말씀이다. 다시 800만, 900만 시대로 뒷걸음질 칠 수 있다. 최근 몇 년 새 올림픽이나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의 극심한 부진으로 KBO리그 흥행은 '모래 위의 성(城)'일 수 있다. 경기력 저하로 국제대회 성적에 실망한 팬들이 얼마든지 이탈할 수 있다.<br><br>그런 만큼 PS 방식을 박진감 넘치게 바꾸면 내년에 또 한 번의 대박을 터뜨릴 수 있다. 새 PS 방식은 KBO리그와 똑같이 10팀으로 구성된 KBL(한국남자프로농구)의 PS 방식을 벤치마킹하면 된다. '1위 vs 5·6위 승자, 2위 vs 3·4위 승자'의 '준PO→PO→KS'의 토너먼트식으로 1·2위 팀에 어드밴티지를 주면서 하위팀 반란을 도모하면 팬들의 더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지 않을까. 10팀 중 6개 팀에 PS 진출권을 남발한다는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MLB처럼 연속으로 빅게임을 볼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MLB는 30팀 중 12팀이 PS 진출한다.)<br><br><strong>리그 끝나자마자 마무리훈련, 이제 그만</strong><br><br>불공정 사례를 하나만 추가하자. MLB는 페넌트레이스 종료이든 PS 종 료이든 마지막 경기를 마친 후 감독과 선수는 로커룸에서 인사를 나누고 곧장 헤어진다. 이들은 3개월여의 달콤한 충전(개인훈련 포함)을 가진 뒤 이듬해 1월 말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다.<br><br>KBO리그는 어떤가? 구단마다 12월과 1월 두 달간 선수들이 비활동기간으로 쉬는 게 배가 아파(?) 10~11월을 '마무리훈련'이라는 괴상한 이름을 붙여 선수들을 혹사시키고 있다. 7개월 페넌트레이스 동안 힘든 경기를 치렀으면, 더구나 올해처럼 최장 42일의 폭염에 시달려 체력이 바닥났으면 MLB처럼 1월 말 스프링캠프 출발 전까지 3개월 이상 휴식 겸 개인훈련을 하는 게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가 될 수 있다. 칠판에 글씨가 새까맣게 쓰여 있으면 이걸 깨끗이 지운 뒤 새로 공부를 해야 학습효과가 있는 것과 마찬가지다.<br><br>1군 주전 혹사의 가장 비근한 예가 올해 최연소 '30(홈런)-30(도루)클럽'에 가입하며 최고 타자로 거듭난 3년 차 기아 김도영(21)이다. 그는 지난 10월 28일 한국시리즈 우승 뒤 29·30일 단 이틀을 쉬고 '2024프리미어 12'에 대비한 국가대표팀에 31일 합류했다. 김도영이 대표팀 출전 요청을 거절하기 어려운 실정이긴 하지만 무리한 일정으로 내년 부진이 미리 걱정된다. KBO 이사회(사장단회의)를 포함한 각 구단의 과감한 일정 조정을 기대해본다. <br><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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