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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뉴스]‘지옥2’ 김신록 “배현성과의 연기 장면, 당황스럽고 어버버” [EN:인터뷰②]

온카뱅크관리자

2024-10-29 14: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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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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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10월 25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2'는 계속되는 지옥행 고지로 더욱 혼란스러워진 세상, 갑작스레 부활한 새진리회 정진수(김성철 분) 의장과 박정자(김신록 분)를 둘러싸고 소도의 민혜진(김현주 분) 변호사와 새진리회, 화살촉 세력이 새롭게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시즌1에서 전 국민 앞에서 시연 당한 박정자로 절박함과 공포감을 실감나게 연기했던 김신록은 4년만에 부활한 박정자를 연기해 또 한번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신록은 부활한 박정자가 '초탈한 선지자'처럼 보이지 않길 원했다고. 
 그는 "초탈해버리지 않으려고 했다. 극 안에서 이 사람도 발견의 순간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면 대규모 고지를 그 순간 알게 되는거다. 그러고 나면 '이제 세상이 멸망할거니까 아이들을 만나러 가자' 생각할 것 같지만 아이들이 날 보고 싶어할지 확신이 없고 잘 살고 있을 수도 있고. 내 욕망대로 보러가는게 맞나. 그때까지도 해결되지 않는다. 중심 인물들이 갖게 되는 결단의 순간, 자기 인식의 순간을 최대한 유예해야 한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지막에 은율이를 만났을 때 비로소 이 사람이 그리움에 도달했다. 거기까지는 주체적으로 막 달려가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다른 인물들이 나를 통해 계속 일하고 은율이가 나를 만나러 올 수 있다"고 밝혔다. 
 김신록은 "그 시점을 고민하는게 어렵긴 했다. 민혜진이 와서 옷 갈아입으면 그땐 정신 차려야 하나? 근데 연 감독님이 정신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디렉션하셨다. 그 효용이 뭘까. 정진수에게 '당신은 겁쟁이이기 때문이야'라고 말한 후 의지를 발휘해야 할까 했는데 또 정신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며 웃었다. 그는 "자기 인식을 획득하기까지가 유예되어야 하는 이유, 그래서 얻는 힘에 대해 고민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내내 '지옥'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김신록은 "'왜'를 묻는 것이 의미없는 세계"라는 것을 가장 마음에 끌렸던 부분으로 꼽았다. 그는 "모든 사람이 '왜'를 묻다가 모두 함정에 빠진다. '왜'를 묻지 않았을 때 무엇을 물어야 하는가. 난 시즌2에서 어느 정도 답을 줬다 생각한다. '왜 태어났나. 왜 나에게 이런 불행이'는 답이 없는데 '그런 일이 있을 때 난 어떻게 살건가', '나에게 가치있는 건 무엇인가'를 묻는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생각했다"고 '지옥'의 담론을 소개했다. 
 실제 지옥이 등장한다면 김신록은 누구와 가까울까. 그는 "나는 시즌1의 박정민이나 시즌2의 천세영처럼 일상을 살았을 것 같다. 나에게 정말 그 일이 닥치기 전까지. 적당히 무정부적으로 탈정치적인 모습"이라며 웃었다. 이어 "거리감을 두고 살지 않을까. 사실 지금 세상도 누군가에게 첨예한 일이 많은데 다들 그냥 적당히 거리감을 두고 일상을 살다가 당사자가 됐을 때에야 처절하게 질문한다. 그런 면에서 '지옥'이 지금의 세계를 잘 그린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김신록은 "시즌2에서 거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삶과 죽음, 시스템. 동시에 정진수와 박정자의 지옥이 다르다는게 정말 좋은 포인트였다 생각한다. 각자 자신만의 지옥을 겪고 있다는 것. 세상이 살기 힘들어를 넘어서 구체적으로 너에게 삶의 어떤 점이 지옥인지를 묻는데 두 사람이 다르다. 자신만의 지옥이 다르고 또 벗어나는 방법도 다르다. '당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세요' 했을 때 각자가 가는 길이 다르다. 민혜진은 누군가의 엄마가 되기로 하고 진경훈 형사는 딸에게 거짓말을 이어간다. 이게 큰 담론과 미시 담론이 같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대사 중에 '그건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를 좋아한다. 말로 설명할 수 없으면 말을 안 하면 되는데 처음엔 '말로 설명할 수 없어요'라는건 살아있는 대사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지옥2' 대본을 접할 때 대본 그대로 해야겠다는 마음이 있었다. 지적인 논쟁이 되고 문장 하나하나가 파생적인 사유를 낳을 수 있는 대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현실감 있게 하고 말맛 살리려면 없애도 될 대사를 그대로 하려고 했고 막상 해보니 이 세계를 말로 설명할 수 없다는게 중요한 키인 것 같았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데 설명을 요구하는 사회다. 설명을 강요받지 않을때 만나지는 지점이 중요하고 그것에 어쩌면 비밀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박정자는 아들의 최후도 볼 수 있었나"라는 질문에 김신록은 "사실 아들의 최후를 보는 버전을 찍었다. 첫 테이크에 찍었는데 그걸 빼고 연기해달라고 하셔서 두번째 테이크로 간 걸 썼다"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그는 "'지옥'을 찍으면서 연기적으로 가장 당황했고 지나고나서 가장 중요하게 느껴진 장면이 은율이(배현성 분)를 만난 장면이다. '드디어 가닿을 수 없는 그리움에 가닿는 순간이기 때문에 이렇게 연기해야겠다'가 있었다. 물론 그 뒤에 나말고 이 극의 진짜 엔딩이 있기 때문에 내가 여기서 카타르시스를 폭발시킬 순 없지만 '이 순간이 박정자에게 어떤 순간이구나 이렇게 연기해야지'가 있었다"고 계획을 소개했다. 
 이어 "당일날 배현성 배우를 현장에서 만났는데 일부러 거리를 두고 있다가 해뜨기 직전 가장 마지막 촬영에 들어갔다. 배현성 배우가 '하율이도 기다리고 있어요' 하는데 '내 아들!' 이런 기쁨과 감격보다 생경함이 먼저더라. 이 배우를 처음 봐서도 그렇고 11살짜리 어린 은율이가 있었으니까 잘 믿어지지 않고 판단중지 상태 같았다. 해석을 구현하려는 것과 실제의 감각이 뒤섞이면서 어버버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김신록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감사하다'는 감정과 그 와중에 미래와 죽음을 봤는데 감독님이 죽음을 빼고 한번 더 가자고 하셨다. 그때 내가 원래 해석했던대로 어떤 걸 시도해야 하는지 이 생경한 감격을 가져가야 하는지 하다가 그냥 연기를 했다. 어버버 했는데 감독님이 끝났다고 하더라. 집에 와서 이불을 차며 고민했는데 편집이 끝나고 감독님이 자기는 집에 가야한다는 생각이 들 때 가는 걸 좋아한다더라.(웃음) '오케이냐 아니냐 모를 때 집에 가야지 생각이 들면 감각적으로 맞는 경우가 많다. 그랬는데 붙여보니 그게 좋더라'고 하셨다. 그게 맞았다"고 밝혔다. 
 그는 "뒤늦게 배운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느껴지는 실제 감각을 믿는 것에 대해 생각했다. 사전에 어떤 걸 해석하고 분석하는게 현장에 맞아들어가지 않는다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큰 갭을 느낀건 처음이었다. 해석도 실제도 아닌 그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데 그런게 감당된 것이다. 좋은 합들에 의해서 그렇게 건져진 장면이다. 나에게는 중요한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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